▲<유 퀴즈 온 더 블럭>중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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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는 어머니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드러냈다. 코첼라에서 엔딩곡이었던 'Starlight'를 부르던 와중에는 갑자기 "엄마 사랑해"를 외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난 그저 엄마를 자랑스럽게 해주고 싶었어'라는 가사를 쓴 이유를 떠올리던 제니는 "혼자 자책감과 부담감에 못 이길 때는 '내 꿈이 뭐지? 난 뭘 하고 싶어서 이걸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럴 때 '나는 그냥 엄마랑 오손도손 행복하게 살고 자랑스러운 딸이 되고자 하는 것뿐이지, 다른 무언가를 쫓을 이유는 없다'는 것을 떠올리게 하는 가사였다"고 설명했다.
제니는 어릴 때부터 뉴질랜드 유학 생활을 했고, 대학 진학을 앞두고 미국 유학을 준비하다가 돌연 가수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그때 난 하고 싶은 걸 해야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나는 음악을 해야겠다, 한국에서, YG에 가고 싶다'는 세 가지가 처음부터 뚜렷했다."
15세의 제니는 비공개 오디션을 거쳐 뉴질랜드에서 귀국 한 달 만에 YG의 연습생이 된다. 그리고 6년의 연습생 생활을 거쳐야 했다. 제니는 연습생 시절에 대하여 "그냥 죽어라 했다"고 웃으며 "연습생 시절이 길어진 데 대한 불만은 있었지만, 그래도 '무조건 할 거야'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밝혔다.
2016년, 21세의 제니는 마침내 블랙핑크의 멤버로 데뷔하게 된다. 블랙핑크는 데뷔와 동시에 음원차트를 석권한 대형 신인의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이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그룹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블랙핑크의 큰 성공과 별개로, 제니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고민의 시기도 있었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 스스로를 돌보는 방법을 몰랐던 제니는 슬럼프도 겪었다.
"원래 전 사랑도 많고 애교도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미워하고 싸우는 감정들을 안 좋아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부정적인 감정이 인생의 전부가 됐던 시절이 있었다. 내가 안 예쁜 말과 행동을 하고 있을 때,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상처만 줄 것 같은 때가 있었다."
제니는 그런 감정들에 대해서 계속 파고들며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 24살 무렵의 제니가 한창 내적인 방황을 거듭하고 있을 무렵, 갑자기 팬데믹이 찾아왔다. 첫 월드투어를 마칠 무렵 스케줄이 중단되면서 생각지 못한 '강제 휴식'의 시간이 찾아왔다. 오랜만에 또래처럼 발랄하고 평범한 20대 여성으로 돌아온 제니는 소소하고 다양한 취미생활을 즐기며 재충전했다.
제니는 "그때는 취미왕이었다. 음악을 사랑한다는 사람치고 음악 외의 것들을 너무 많이 했다. 20대 초반이라 많이 놀고 싶었다 보다"고 웃으면서도 "밖에 못 나가면 계속 무언가를 만들고 주변에 선물도 했다. 그러면서 다시 사랑도 에너지도 차올랐다"라고 고백했다.
최근 제니는 1인 기획사의 대표가 되어 홀로서기에 나섰다. 새 앨범을 위하여 전 세계를 돌며 뮤직비디오를 7편이 제작하기도 했다. 제니는 회사를 이끌어야 하는 대표로서 '냉정해져야 할 필요성'에 대하여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당당한 월드스타의 반열에 오른 제니는 노래와 패션 등을 통하여 자신만의 방법으로 한국을 알리고 표현하는 일에 대한 사명감도 드러냈다.
"제니의 파라이다스는 서울이다. 외국인 친구들이 인생의 파라다이스가 될 하나의 도시를 물었을 때 , 나의 집이 있는 서울이 떠올랐다. 'Seoul ciy'를 쓴 순간이 너무 좋아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단순히 서울을 자랑하는 게 아니라, 내가 왜 이 도시를 사랑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또한 제니는 자신이 이제 누군가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는 책임감에 대하여 "저를 보면서 영향을 받는 친구들에게 '좋은 예'가 되고 싶다. 저는 제가 하는 말의 힘을 믿는다. 많은 곳까지 사랑을 전달하고 싶다 "는 바람을 전했다.
유독 용기와 자신감을 주는 가사가 많은 이유에 대하여 제니는 "저는 모두가 '뭐 어때'라는 마인드로 살았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살면서 가족, 일, 물질적인 것까지 지켜야 할 것도 해야 할 것도 많아지니까 다들 벅차지 않나. 그럴 때 벅차면 나 벅차다고 스스로에게 솔직히 이야기 할수도 있어야 한다. 좀 별로면 어때. 이제 처음 해보는데. 가끔 나라도 나한테 '뭐 어때'라고 해줘야 하지 않나 싶다"라는 소신을 밝혔다.
서른 살의 제니는 한결 성숙해지고 여유로워졌다. 제니는 "이 순간을 너무 꿈꿔왔다. 그룹 활동 때는 내 안을 4등분해서 1인분만 했다면, 이제는 솔로활동을 하면서 꽉 채워 표현하는 법을 연습하고 있다"며 현재에 대한 만족감을 밝혔다. 이어 "어릴 때는 행복이라는 단어가 너무 크게 느껴졌다. 예전에는 그저 쉬는 게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일 속에서 행복을 그리는 법도 배웠고, 지금까지의 제니중에 가장 성장하고 여유롭고 안정적인 모습이 아닌가 싶다"고 스스로를 돌아봤다.
제니는 지난 코첼라 무대가 오랜 시간을 꿈을 향하여 달려온 '자신에게 주는 선물'처럼 느껴졌다고 정의하며, 앞으로의 새로운 활동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제니는 "그동안 항상 '잘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에 갇혀서 살았다. 이번 앨범과 코첼라를 거치면서 '가장 많이 즐기는 게 잘하는 거구나'라는 걸 배웠다. 그만큼 이번 코첼라 무대를 정말 즐겼고 행복했다"면서 "그래서 지금의 고민은 '다음 것을 하고 싶다. 뭘 하면 재밌을까'하는 거다. 저는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지 않을까"라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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