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리 더 브레이브스틸컷
코리아스크린
<온리 더 브레이브>는 산불에 대응하는 소방관, 그중에서도 미국 '그래닛마운틴 핫샷'팀의 이야기다. 2013년 6월 애리조나 야넬힐 산불(Yarnell Hill Fire) 실화를 배경으로 한다. 2019년 강원도 고성·강릉·인제에서 발생한 산불과 비슷한 면적을 태운 대규모 화재로, 이에 대응하던 20명의 핫샷팀 가운데 견시자 한 명을 제외한 19명이 사망하는 참사를 낳았다. 한 명의 생존자를 제외한 전원사망의 비극, 미국 산불진화 역사 가운데서도 손꼽힐 만큼 아픈 이야기를 할리우드가 집어 든 걸 두고 적잖은 이들이 의외의 선택이라며 놀랐다.
애리조나주 프레스콧 소방서엔 에릭 마쉬(조쉬 브롤린 분)가 이끄는 산불대응팀이 있다. 산불 진화가 저들의 삶 그 자체인 이들, 그 가족들이 입을 모아 제 남편이며 아버지를 산과 나누어 가졌다고 말할 정도다. 이들에겐 숙원이 하나 있는데, 미국 최정예 산불대응팀만이 받는 영예인 핫샷이 되는 것이다. 벌써 수년째 테스트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이들은 매일 고단한 훈련을 이겨내며 핫샷이 되고 말겠다는 꿈을 향해 내달린다.
브랜든 맥도너(마일즈 텔러 분)는 프레스콧의 하류인생이다. 미국 작은 마을에서 흔히 마주할 수 있는 꿈도 업도 없는 청년이다. 주사로 꼽는 중한 마약만 안 했다 뿐이지 대마초부터 연초로 접할 수 있는 마약은 이것저것 해본 모양, 첫 등장부터가 집에서 뿅 간 채 등장할 정도니 영화가 그를 어떻게 보여주고자 하는지가 명확히 드러난다.
벅찬 감동, 예고된 비극
영화는 모두가 알고 있는 예고된 결말을 향해 진격한다. 브랜든은 어찌저찌하여 프레스콧 산불대응팀에 합류하고 지옥훈련을 거치며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난다. 인간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며 그를 따돌리는 주변의 핍박을 물리치고 에릭의 신뢰에 응답하는 모습이 빤하지만 분명한 감동으로 이어진다. 발전하는 건 브랜든만이 아니다. 프레스콧 산불대응팀도 운 좋게 테스트 기회를 잡아 명실상부 핫샷이 되는 것이다. 그것도 주가 아닌 시 최초의 핫샷이랬던가. 그래닛마운틴 핫샷의 탄생이다.
무튼 영화는 개인과 조직 모두의 성장기를 그리는 데 박차를 가한다. 그 상승세가 너무나 가팔라서 영화가 끝나기 전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까지 오를 정도다. 그리고 남은 건 추락이다. 예고된 비극, 야넬힐 산불이 일어나고야 마는 것이다.
언제나처럼 번지는 산불을 막기 위해 진화선을 설치하고 맞불을 피운 그래닛마운틴 핫샷이다. 그러나 물과 난연제를 실어나르는 에어탱커가 이들이 일으킨 맞불을 끄는 실수를 저지른다. 이들은 잠시 후방으로 물러섰다가 불길이 다가오는 방향의 건물 하나를 더 살려보려고 공격적인 작전을 감행한다. 영화는 이들의 예상과 달리 불길이 너무 빨리 번지는 상황으로부터 전멸의 비극까지를 단숨에 그려낸다.
아까운 죽음이 더는 거듭되지 않기를
▲온리 더 브레이브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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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현실 속에선 이들이 사망한 정확한 이유를 밝혀내지 못했다. 민간 재산보호를 최우선하다 소방당국의 철수결정이 다소 늦었음을 확인했을 뿐이다. 주불에 맞서는 핫샷, 또 모든 산불대응팀에게 완전히 안전한 장소는 있을 수 없다. 바로 이 지점에서 <온리 더 브레이브>의 선택이 드러난다. 미국 핫샷, 나아가 소방관들의 대단한 성취 대신에 가장 참혹했던 실패를 가져와서는 그 속에서 빛나는 정신을 끄집어내는 것이다. 결코 안전할 수 없는 곳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타인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업의 숭고함에 대한 것 말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씁쓸함을 금할 길 없다. 산불대응팀은 커녕 한국 소방관 전반이 받는 처우가 어떠한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마다 장비며 훈련, 처우가 천차만별, 산불에 직접 대응하는 인력조차 자원부족을 핑계로 역할 상당부분을 비상설인 예비대원들에게 맡기고 있는 현실이다. 그나마 남성이면 일반 공무원까지 죄다 긁어모아 투입하지만 체력도, 훈련도 되어 있지 않아 산악환경에서 진화선을 구축하는 데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단 이야기가 들려온다.
<온리 더 브레이브>가 그리는 소방인력에 대한 존중, 기꺼이 이들에게 비용을 투입하고 처우를 개선하며 사회적 존중을 보이는 성숙한 공동체의 모습이 우리에겐 얼마나 있는지를 돌아본다.
▲온리 더 브레이브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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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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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식목일... 미국은 소방관을 이렇게 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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