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NC파크에서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 경기 중 3루 방향 건물에 설치된 구조물(붉은 선) 일부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관중 3명이 다쳤고, 30일 열릴 예정이던 NC와 LG 경기는 시설물 안전 점검을 위해 연기됐다. 사진은 30일 촬영한 현장 모습.
연합뉴스
KBO는 사고 직후 30일 열릴 예정이던 NC-LG전을 취소하고 즉각 구장 안전 진단에 돌입했다. 또 다음달 1~3일 열릴 예정이던 SSG 랜더스와의 창원 3연전은 일단 무관중 경기로 치르기로 했다.
해당 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중인 NC 다이노스구단은 사고 다음날인 30일 공식 성명을 발표하며 "사고로 다친 분들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며, 구단이 할 수 있는 모든 필요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향후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관계 기관과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수립해 철저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사고 소식이 알려진 직후, 30일로 예정된 LG-NC 경기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구장 후속 안전 점검에 당분간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4월 1일부터 3일까지 창원에서 예정된 SSG와 NC의 3연전부터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함께 현장 감식 등을 통해 정확한 원인 파악에 나섰고,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등에 대해 수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창원NC파크는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에 위치해있으며 1982년 건립된 마산종합운동장을 철거한 후 해당 부지에 다시 착공 된 건물이다. 2019년 공식 개장하여 현재까지 창원-경남 연고를 대표하는 NC 다이노스의 홈구장으로 사용되어왔다. 야구팬들에게는 흔히 '엔팍'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NC파크는 메이저 리그 대부분의 야구장을 설계한 것으로 유명한 경기장-이베트센터 설치전문기업인 파퓰러스가 설계에 참여하며, 국내 야구장 중에서는 가장 메이저리그 경기장에 가까운 디자인으로 지어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관중석 규모는 1만8천석으로 국내 다른 홈구장보다 작은 편이지만 시설 면에서는 최신식으로 꼽혔다.
창원시설공단은 NC파크 건립 후 2-3년에 한번씩 정기적인 시설 안전점검을 실시해왔다. 가장 최근인 지난 2023년까지도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2025 시즌 개막 후 해당 구장에서 열린 불과 두 번째 홈 경기만에 인명피해로 이어진 충격적인 안전 사고가 발생하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사고를 일으킨 루버의 설치 과정에서 구조적 안정성이나 고정 상태, 해당 시설에 대한 공단의 안전 점검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여부 등은, 앞으로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안타까운 사고도 사고지만, 팬들이 더욱 분노한 대목은,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운영주체가 팬들에게 상세한 안내 없이 경기를 계속 진행한 부분이다.
구단은 구조물 추락사고가 발생한 후, 현장 스태프들에게만 상황을 전달했을뿐 정작 관중들에게는 사실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경기장에는 주말을 맞아 무려 1만 7943명의 관중이 입장한 상태였다. 이들 대부분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전해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팬들은 갑자기 경기 중 응원이 중단되고 응원단도 철수한 연유를 알지 못한 채 어리둥절해야 했다.
NC 구단 측은 이에 대하여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사고가 일어난 곳이 일단 그라운드 외부 구역이기에 경기 진행에는 큰 지장이 없는 상태였고, 다수의 관중들이 운집해있는 상황에서 사고를 고지하거나 경기를 중단시키는 게 더 큰 혼란을 유발할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시로서 구조물 사고가 언제든 또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었다. 추락사고를 일으킨 루버는 사고 현장만이 아니라 경기장 내 다른 구역에도 여러 곳에 설치되어 있었으며, 또한 매달린 다른 구조물들도 루버 외에 다수 존재했다.
구단이 정말 관중들의 안전을 정말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면, 관중들에게 정확한 사고 사실을 알려 미리 주의할 수 있게 하거나, 사고 위험성이 있는 구역에 대한 출입 통제 조치를 내리는 게 선행돼야 했다. 정작 구단은 그저 관중들이 '사고 자체를 모르게 한 것' 외에는 사실상 아무 조치도 않은 셈이다. 이는 경기를 중단 혹은 속개시킬 권한이 있었던 KBO 역시 마찬가지였다.
사고의 원인과 책임주체가 누구냐를 둘러싼 공방도, 앞으로 민감한 논란이 될 전망이다. 규정상 창원 NC파크는 창원시가 소유하고, NC 다이노스가 사용권을 지니는 위탁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창원시 체육시설 관리 운영 조례' 제4조와 24조에 따르면 '체육시설을 설치 목적에 맞게 운영할 의무'와 '시설물의 유지 및 보수 책임'은 모두 창원시장(혹은 그에게 위탁받은자)에게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더구나 사고의 원인이 된 알루미늄 루버는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공공건축물의 '녹색건축 인증'을 위한 에너지 효율 장치이자 의무시설 중 하나다. 구단의 판단에 따라 임의로 설치 유무를 선택할 수 있는 시설이 아니었다. 루버의 구조적 결함으로 인한 안전사고라면, 결국 소유주이자 관리 주체인 창원시에 가장 큰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경기장을 직접 사용하는 NC 구단, KBO 전 구장의 경기 안전을 총괄해야 할 의무가 있는 KBO 역시 도의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를 놓고 자칫 각 사고 주체들인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로 비치기라도 한다면, 팬들의 분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애초에 운영주체가 애매할 수밖에 없는 규정의 빈틈도 지적받고 있다. KBO는 현재 경기장 관련 규정에서 대부분 경기장을 찾는 사람(관중들)에 대한 통제나 운영 방침 위주로만 정하고 있을 뿐, 구조물 유지 관리나 사고와 관련된 구체적인 규정은 마련되어있지 않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래 경기장에서 시설 문제로 관중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은, 이번 NC파크 사고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절대 일어나지 말았어야할 NC파크의 비극은, 관중 1천만 시대를 넘긴 한국야구가 정작 기본적인 안전에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 드러냈다는 점에서 모두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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