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표팀 사령탑을 역임했던 파울루 벤투 감독
대한축구협회
출발 좋았지만, UAE 협회와 갈등 빚은 벤투
UAE 대표팀에 부임한 벤투의 출발은 상당히 좋았다. 데뷔전에서 한 수 위의 전력을 보유한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4-1 승리를 쟁취한 이후 쿠웨이트-레바논을 연달아 격파했다. 월드컵 2차 예선에서도 네팔, 바레인, 키르기스스탄을 잡아내며 단숨에 조 선두로 올랐고, 카타르 아시안컵서는 1승 1무 1패의 성적을 기록하며 가볍게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토너먼트 무대서는 부진한 경기력 끝에 다소 약한 상대로 평가받았던 타지키스탄에 패배하며 탈락했지만, 이후 행보는 괜찮았다. 2차 예선에서는 5승 1무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3차 예선에 도달했고 카타르와의 첫 경기서는 1-3으로 승리를 거두며 활짝 웃었다.
하지만 이후가 문제였다. 이란과의 맞대결에서 1-0으로 패배하며 흔들렸고,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북한(무)-우즈베키스탄(패)과의 2연전에서는 승점 3점을 얻어내지 못했다. 지난해 11월에 열렸던 5~6차전에서는 키르기스스탄(승)-카타르(승)에 승점 6점을 획득했지만, 이어서 열린 걸프컵에서의 결과는 상당히 아쉬웠다.
걸프컵은 '중동의 월드컵'이라 불릴 정도로 중동에 자리한 국가들에는 대단히 중요한 대회 중 하나다. UAE는 1970년부터 시작된 이 대회에서 단 2회밖에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며 자존심을 구겼고, 벤투 감독을 앞세워 챔피언에 도전했다. 카타르-쿠웨이트-오만과 한 조에 속하며 손쉬운 토너먼트 진출이 예상됐지만, 충격적인 탈락을 맛봐야만 했다.
카타르-오만과 1-1 무승부를 거둔 이후 쿠웨이트에는 1-2로 패배를 맛보며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걸프컵 탈락 후 UAE와 벤투는 급격하게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란과의 3차 예선 7차전에서 2-0으로 완패했고, 이어진 북한전에서는 1-2로 승리를 쟁취했으나 경기력에 대한 비판은 상당했다.
벤투 감독은 UAE 대표팀을 이끌며 14승 5무 7패의 성적을 기록했으나 아시안컵, 걸프컵, 3차 예선에서 부진을 이겨내지 못했고, 끝내 경질이라는 결말을 맞이해야만 했다.
상당히 아쉬운 결정이다. UAE는 현재 A조에서 4승 1무 3패 승점 13점으로 3위에 자리하고 있고, 6월 2연전에서는 2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7점)을 뒤집고 본선에 갈 확률이 남았기 때문. 또 플레이오프를 통해서 나갈 수 있는 확률도 있지만 UAE 협회의 결정은 단호했다. 이에 대해 현지 매체인 <푸티타임즈>는 "이런 결정에 대한 부분은 의문을 제공한다"라고 보도했다.
부진한 성적도 경질된 주요한 이유 중 하나이지만, UAE 협회와 상당한 갈등을 빚은 부분도 결정적이었다. 과거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는 대표팀 최고 스타인 알리 마부쿠트를 배제하며 비판을 받았다. 1990년생인 마부쿠트는 대표팀 최다 득점(114경기 85골)을 터뜨리며 압도적인 실력을 과시했지만, 벤투 체제에서는 선호되지 않았다.
특히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는 명단에 포함됐지만,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는 대굴욕을 겪어야만 했다. 이런 결정에 벤투 감독은 상당한 비판을 받았지만, 이에 대해 "마부쿠트는 훈련 세션에서 상당히 좋지 못했다"라고 반박하며 불씨를 키우기도 했다. 아시안컵 이후에도 걸프컵에서는 젊은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며 미래를 봤던 벤투였지만, 협회의 시선은 따가웠다.
자국 매체의 비판도 이어졌다. <알이마라트 알야움>은 "벤투 감독은 UAE 대표팀을 이끄는 동안 여러 차례 전술과 선수 기용에 대해 비판을 받아왔다"라고 협회와의 갈등을 사실상 인정하는 보도를 내기도 했다.
이처럼 벤투와 UAE 축구대표팀, 협회는 다양한 이유로 인해서 갈등을 빚었고 결국 월드컵 진출 가능성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경질이라는 결단을 내렸던 것.
벤투 감독을 경질한 UAE 대표팀은 빠르게 후임자를 물색, 6월 2연전에 대비할 계획이다.
한편, 벤투 감독 경질 소식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개인 SNS를 통해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과 오랫동안 함께하며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신 벤투 감독님이 UAE에서 경질됐다는 소식을 들으니 놀랍다. 앞으로 밝은 미래가 펼쳐지길 응원한다"라며 위로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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