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순이가 어촌계장이 되자 마을회관에서 잔치가 벌어졌다
넷플릭스
애순이가 어촌계장이 되자 마을회관에서 잔치가 열립니다. 어촌계장이 뭐 그리 큰 직함이냐고 할 수 있겠지만, 제주와 같은 섬에서의 어촌계장은 막강한 권력자입니다. 극 중에서 선장이자 도동리 어촌계장인 부상길(최대훈 분)은 관식이가 배를 타지 못하게 하거나 해녀들의 좌판을 뒤엎는 등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합니다. 해녀들이 바다에서 채취한 해산물을 어촌계에서 수매하기에, 어촌계장 눈 밖에 나면 좋은 가격을 받지는 못합니다.
극 중 애순은 해녀가 아무리 많아도 여자라는 이유로 번번이 어촌계장에 실패했습니다. 그러다가 1997년 경선을 통해 성산어촌계에서 여성 어촌계장이 선출됐습니다. 애순은 어촌계장이 되자 어머니와 했던 말을 떠올리며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섬에서 어촌계장이 된다는 것은 지역 유지로 성공했다는 말과 같기 때문입니다.
드라마의 제목인 '폭싹 속았수다'는 "정말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의미입니다. 애순이가 힘든 삶을 이겨낼 수 있었던 힘은 그 주변에 누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쌀이 떨어질 때마다 몰래 쌀독에 쌀을 채워주는 집주인, 출산할 때 힘들게 딴 전복을 갹출해서 준 해녀들, 평생 국밥을 팔아 번 돈을 손녀에게 건네준 할머니, 애순의 월세를 몰래 내준 새어머니, 힘들지만 내색도 하지 않고 묵묵히 일만 한 관식이.
집주인은 애순에게 '고치 가라'고 합니다. 죽고 싶어질 정도로 힘들 때 혼자서는 못 가지만 같이 가면 백 리 길도 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폭싹 속았수다>는 척박한 땅 제주에서 함께 돕고 살았던 도민들이 어떻게 견뎌냈는지 잘 보여주는 드라마입니다.
다만, 도민들이 쓰지 않는 제주어나 어색한 사투리는 약간의 아쉬움을 남깁니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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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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