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플로우> 스틸컷
드림웰스튜디오
생존 본능에 따라
인간이 자연을 바라보고 대하는 시각은 많이 왜곡되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자는 구호가 대다수를 이루는데, 더불어 살아간다는 건 인간과 자연이 다른 개체라는 걸 전제한다. 하지만 엄연히 자연 안에서 인간이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원래 지구는 자연의 것이었는데 인간이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지 않았는가.
영화 <플로우>는 자연을 새롭게 바라보고 대하는 시각을 제공한다. 아니 새로운 게 아니라 원론적인 시각일 것이다. 인간의 흔적이 남아 있는 세상에서 대홍수로 모든 게 물에 잠겨갈 때 몇몇 동물들이 노아의 방수처럼 낡은 배를 타고 항해한다. 목적 없이 오직 생존을 위해. 그 자체로 다분히 동물의 시각이 반영되었다.
인간은 생존 아닌 특별한 목적이 있어야 살아갈 수 있다. 아니 누군가가 그렇다고 믿게 하고 대다수가 그 말을 믿는 식이다. 하지만 인간도 '생존'이라는 원론적인 목적이 성사되지 않으면 다른 무엇도 허사다. 제아무리 대단한 사람도 숨을 쉬지 않으면, 밥을 먹지 않으면, 배출하지 않으면 죽는다.
영화 속 고양이, 카피바라, 골든 리트리버, 안경원숭이, 뱀잡이수리는 생존 본능에 따라 자연의 흐름에 자신들을 오롯이 맡긴다. 말 한마디 없으니 답답하고 이상한 느낌이 들지만 명확하고 정확한 지점이다. 인간 없는 자연의 동물에게서 말이 들려오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않겠는가.
자연의 흐름에 맡기는
제목을 곱씹으며 보면 색다를 것이다. 인위적이지 않고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흐름' 말이다. 하여 어느새 편안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살면서 그런 조언을 많이 들어보지 않나. "몸에 힘을 빼고 흐름에 자신을 맡겨"라고. 수영할 때는 물의 흐름에, 달릴 때는 바람의 흐름에, 서핑할 때는 파도의 흐름에. 그리고 살아갈 때는 세상의 흐름에.
이 영화의 미시적 키포인트라고 하면 동물들의 사고방식과 행동거지다. 고양이, 골든 리트리버는 많이 보이고 잘 알려져 있어 친숙하게 봤는데 다른 동물들은 동물원이 아니면 생전 한 번 보기도 힘들다. 그런 이들의 특성을 잘 살린 모습을 보고 있으면 감탄이 일 뿐이다. 인간으로선 이해되지 않지만 한편 그들로서는 당연히 그럴 수 있다는 생각에 다다른다. 새로운 관점의 정립.
하여 이 영화는 잘 만들어지기만 한 게 아니다.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고 새로운 흐름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으며 자연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성립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작품 안팎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할 거라고 본다. 인위적으로 혁신하려 들지 말고 흐름에 맡길 때가 왔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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