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키17 >의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이번 < 미키 17 >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에야말로 감독은 '인간은 어디까지 비인간적일 수 있는가'를 질문한다. 이전 작품들에서보다 훨씬 더 서슴없고 집요해졌다.
이전 작품보다 더 비인간적인 '휴먼 프린팅'이라는 기술을 이전 작품들에서보다 훨씬 더 당연하고 일상적이며 무기력하게 '수용'하는 주인공이 나온다. 이로 인해(여기서 '수용'이라 함은 단순히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는 것뿐 아니라 자신들을 비인간적으로 대우하는 독재자가 아닌 희생양끼리 서로를 공격할 정도로 누가 적인지 망각하는 것까지를 포함한다면) 관객들마저 이를 당연시하게 되는 '비인간적인' 상황에 빠져든다.
물론 영화 후반부에 '각성'하는 인물들로 인해 인간성은 되찾아야 하는 것이었음을, 우린 인간으로 대우를 받아야 하는 것임을, 그게 당연함을 상기하게 된다. 러닝타임 내내 놀라웠던 것은 영화의 내용보다도 영화 속 비인간적인 설정을 더 현실적으로 느끼고 있었던 나 자신이었다. 그랬구나, 우린 이런 게 당연하게 느껴지는, 그런 세상에서 살고 있었구나. 씁쓸하다.
개인적으로 판단한 이 영화의 최대 매력은 주연 배우인 로버트 패틴슨의 압도적인 연기다. 가장 아쉬운 점은 여러 설정과 주제의식 등이 <설국열차> 와 너무도 닮아있다는 점이다. 비인간적인 '휴먼 프린팅'을 소재로 하다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셀프 프린팅'을 하고 만 봉준호를 만나게 되는 안타까움이랄까? 봉준호라는 이름값과 거대 자본의 투입으로 인한 기대감이 이미 너무 높기 때문에 그에 따르는 호평과 혹평이 공존하는 것은 어쩌면 이 영화의 숙명일 것이다.
▲미키17영화 미키17의 스틸컷. 휴먼프린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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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엄마가 있었다> 작가.
문화, 육아, 교육 분야의 잡지에서 기자로 일했다. 결혼 후 힘든 육아와 부모의 질병을 겪으며 돌봄과 나이듦에 관심 갖고 사회복지를 공부한다. 소중한 일상, 인생, 나이듦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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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비인간적일 수 있을까' 묻는 봉준호,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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