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첫 번째 키스> 스틸컷
메가박스중앙㈜
영화 속의 시간 여행은 타임 패러독스에 크게 영향받기보다 유연한 재미를 선사한다. 시간은 흐르는 게 아니라, 과거·현재·미래가 동시에 살고 있다는 설정이다. 특정 시기로 회기해 반나절만 무한 반복되고 도쿄 수도고속도로 공사가 끝나면 타임슬립 포털로 닫힌다.
거울 치료와 비슷한 상황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상황을 거듭 재현하는 자기 객관화는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 하는 감정 복기 시간이 돼 준다. 내 감정이 앞섰던 지난 시간을 거울처럼 비춰보면서 깨닫게 된다. 부부 사이의 잘잘못은 서로에게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영화는 오래 사귀어 시큰둥해진 장기 연애 커플, 결혼 권태기가 온 중년 부부, 누군가와 이별한 사람에게도 환기가 돼 줄 것이다. 물론 영화에서처럼 과거로 돌아가는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지는 않지만 상상해 보며 각자의 소중한 일상이 보듬어 보기 충분하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져 연인이 되고 가족을 이루며 살아가는 동안 설렘은 희석된다. 거슬리는 습관이 은근한 짜증으로 바뀔 때쯤, 나와 다른 상대방을 이해하며 맞춰 갈 것인지, 혐오하며 싫어할 것인지는 선택의 영역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12년 동안의 결혼 생활을 되돌아 봤다. 처음의 두근거림이 편안함으로 변했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마음은 어딘가에 숨어있다고 생각한다. 힘들고 지칠 때마다 나타나 진가를 발휘한다. 그때마다 은근히 서로를 지탱해 주는 버팀목이 돼 준다. 상대가 나에게 보내준 격려의 에너지는 삶에 지대한 영향력을 선사했다.
어쨌거나 살아갈 힘을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복된 일이다. 부부의 연이 아니더라도 가족·친구·동경하는 스타라도 상관없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을 멈추지 말고 계속해 나가는 일, 그건 부끄럽거나 하찮은 게 아닌 나와 인류 모두를 살리는 기분 좋은 에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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