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사나운 땅의 사람들> 관련 이미지.
넷플릭스
평범해 보이는 모자가 남편이자 아빠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향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는 마운틴 메도우스 학살 사건을 기점으로 크게 휘몰아친다. 학살의 생존자들, 학살의 당사자들, 생존자와 당사자의 관계자들, 그리고 그들과 얽히고 설킨 자들이 각자의 목적을 품은 채 따로 또 같이 움직인다.
모르몬교의 신앙적 욕망, 원주민들의 방어와 공격의 욕망, 미국 정부의 통제 욕망 등 거시적인 욕망들이 맞부딪히는 와중에 '돈'이 사실상 모든 걸 집어삼킨다. 돈이 있어야 거시적이든 미시적이든 의미 있는 것이든 하찮은 것이든 온갖 욕망을 실현시킬 수 있으니 말이다. 돈이 아니면 '죽음'뿐이다.
죽음이 일상이다. 총, 칼, 활 등이 무시로 덮쳐 사람을 죽인다. 더군다나 당시는 모르몬교 2대 교주이자 유타주 초대 주지사인 브리검 영이 유타주 전체에 계엄령을 내린 상태였기에 모종의 이유로 서로 죽고 죽이는 게 용인됐다.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사나운 땅을 속도감 있게
혼란한 때 영웅이 탄생한다지만 집도 절도 없이 떠돌고 쫓기는 이들, 먼 곳에서 이주해 원주민들을 내쫓으려 하는 이들, 이주민들의 공격을 받고 어떤 식으로든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이들이 뒤엉킨 곳에서 영웅은 탄생할 수 있을까.
그저 살아남고자 발버둥 쳐야 한다. 이를 악물며 악착같이 버텨야 한다.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말고 정신줄을 부여잡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 위기의 순간들을 넘기고 넘겨 계속 살아남아야 한다. 할 수 있는 건 살아남는 것 뿐이다.
이 작품은 엄청난 속도감으로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1857년 미국 유타주를 생생하게 되살렸다. 300여 분의 러닝타임이 너무나도 짧게 느껴질 정도. 그때 그곳에도 희망이라는 게 있을까. 죽음 아닌 삶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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