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원경> 관련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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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원은 작은어머니의 혈육과 부인의 집안을 몰락시킨 데 이어 며느리인 소헌왕후 심씨의 집안도 짓밟았다. 1418년 9월 9일(음력 8.10)에 왕권을 세종에게 넘기고 상왕이 된 그는 심씨 가문에 대한 숙청 작업부터 서둘렀다.
이방원은 소헌왕후의 아버지인 심온과 작은아버지인 심정이 군사권을 상왕에서 주상으로 옮기려 했다는 혐의를 적용해 세종 즉위년 12월 23일(1419.1.18.) 심온에게 사약을 내렸다. 한마디로, 상왕을 무시하고 주상에게 잘 보이려 했다는 죄목이었다. 그해 11월 26일자(1418.12.23.) <세종실록>에 따르면, 심정은 교수형을 받았다.
이 기록에는 심씨들이 귀양간 일이 많이 적혀 있다. 심온·심정 형제의 조카도 유배를 가고 서자도 유배를 갔다. 이들 형제의 형인 심도생은 승려 신분인데도 유배를 당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방원은 사돈인 심온의 아내도 의정부 공노비로 만들었다. 이런 형량을 결정한 장본인은 세종이 아닌 상왕 이방원이다.
이방원은 신덕왕후 강씨, 원경왕후 민씨, 소헌왕후 심씨를 철저히 짓밟은 상태에서 자기 가문의 왕권을 공고히 했다. 이방원의 작은어머니, 아내, 며느리가 짓밟힌 그 위에서 첩과 서얼에 대한 차별이 강화되고 조선왕조의 정치적 기초가 굳어진 것이다.
이방원의 나라가 세 여성의 가문을 짓누르면서 일어선 일은 첩이 아닌 여성들의 지위에도 영향을 줬다. 조선왕조 하에서 여성의 권익이 크게 억압된 것은 이와도 무관치 않다. 제2의 건국을 이룬 군주가 여성들과 그의 가문을 집중적으로 탄압한 일은 이 왕조의 지배 하에 사는 여성들의 처지를 불리하게 만든 시작이었다고 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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