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데드 다루는 법" 스틸영화 스틸 이미지
판씨네마㈜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이 영화에서 좀비는 주체는커녕 객체, 아니 대상에 머문다. 산 사람, 정확히 말해 산 가족이 좀비, 그러니까 살아 돌아온 죽은 가족을 다루는 모습을 보여주니 말이다. 다만 영화는 원작 소설보다 스케일이 작고 보다 더 지엽적인 이야기를 다루며 감정을 세밀하게 비추는 데 천착한다.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어떤 감정이 가장 앞서고 또 이어질까. 어리둥절할까, 당황스러울까, 무서울까, 감사할까. 영화에 나오는 세 가족이 모두 다 다르게 반응한다. 공통점이라면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은 가족이 살아돌아왔다는 것. 그러나 감정이 더 소용돌이 칠 수밖에 없다.
아직 상실을 받아들이지 못했을 때
'상실'은 강도에 따라 사람을 크고 작게 뒤흔든다. 다신 볼 수 없다는 사실에 무기력감을 느끼기도 하고, 극단적인 선택으로 뒤를 따르는 경우도 있다. 기억을 고이 간직한 채 슬픔을 안고 다를 바 없이 살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힘든 건 매한가지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상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숙환으로 사망한 경우, 교통사고로 비명횡사한 경우, 아이가 죽은 경우까지 다양한 죽음과 상실을 접한 가족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비추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상실의 시대다. 무고하고 무해한 존재들이 속절없이 가 버린다. 안타깝다는 말로 설명할 길이 없다. 이별의 시대다. 제대로 이별을 고해야 할 것들이 넘쳐난다. 하루빨리 청산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슬픔과 분노가 복합적으로 들이닥치니 오히려 적막이 흐른다. 우린 아직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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