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람의 판소리 <노인과 바다> 공연 장면
두산아트센터
그의 동료이자 국립창극단 단원이기도 한 이소연의 등장도 예상치 못한 재미와 감동을 이끌어냈다. 공연 시작 전에는 그의 공연을 도와주는 매니저로, 공연 중에는 객석을 지키는 객석으로, 때로는 헷갈리는 대사를 상기시켜주는 프롬포터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이자람은 판소리 연구자로써의 전문성을 토대로 쉬이 이해할 수 없는 한자어와 고어(古語)로 가득 한 원작을 친절한 자막과 함께 제시했다. 관객들은 '전통'이라는 이름 속에 소외되지 않고 그들의 판에서 함께 어우러지며 더 큰 연대의 판을 만들어간다.
2024년, 이자람은 자신의 예술적 행보에서 또 하나의 장(章)을 마무리했다. 2019년 초연 이후 5년간 전국 곳곳은 물론 해외를 누비며 선보였던 <노인과 바다>를 잠시 접어두고 2025년에는 신작 판소리로 찾아오겠노라 공언했다. 국악을 넘어선 음악적 외연확장을 모색해 온 '아마도이자람밴드'도 20년간의 활동을 정리했다. 도전적인 신진 국악인이라는 틀을 벗어나 이자람만의 예술을 만들어 온 그가 앞으로 선보일 세계가 더욱 기대된다.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말아야 한다'며 서로를 향한 다정한 손길조차 내밀지 않는 고독한 각자도생의 사회가 견고해지고 있다. 그 속에서 모두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면서" 살아가자고 말하는 이자람이 견고하게 다져온 '연대의 판'이 더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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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 비평가, 그리고 연구자. 공간을 문화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그 속에 담긴 노동과 다양성을 기록합니다. 공연비평과 문화평론을 쓰고 있으며, 예술경영과 도시계획을 공부합니다. <구로동 헤리티지>(2023)을 출간했고, <쿨투라>에서 연극평론으로 신인상(2024)을 받으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