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전학습 합시다" 4050이 돌려보는 '탄플리'를 아시나요 ⓒ 이주영
지난 7일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 현장.
참가자들이 들고 있는 건 촛불이 아닙니다. 콘서트장에서 아이돌 그룹을 응원할 때 쓰는 '응원봉'입니다. 세븐틴, 샤이니, 엔시티 응원봉 등 아이돌 팬들이 총출동하면서, 집회가 열린 국회 앞이 형형색색으로 물들었습니다.
음악도 보통 집회 때와 달랐습니다. 아이돌 에스파의 노래 '위플래시'에 맞춰 "윤석열 퇴진", "탄핵소추 빨리 표결" 구호를 외칩니다. 지드래곤의 '삐딱하게'를 따라부르며 뛰는 시민들도 보입니다.
이번 탄핵 촉구 집회에 이른바 MZ세대가 적극 참여하면서 집회 분위기도 이들 세대에게 친숙한 케이팝 문화에 맞게 흥겨운 축제의 장이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집회의 주류였던 4050 민주화세대는 신기하면서도 어리둥절한 반응입니다.
방송인 황교익씨는 방송인 김어준씨가 기획한 콘서트 '더뷰티플'의 응원봉 사진을 올리며 "이것도 응원봉으로 쳐주나요?"라고 물었습니다.
다음 집회 때까지 서둘러 아이돌 노래들을 익히려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한 시민은 "50대 이상 여러분, 원활한 촛불문화제 참석을 위해 사전 학습이 필요하다"며 일명 '탄플리'인 탄핵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했습니다. 다른 시민도 "일주일 동안 열심히 찾아 듣자"며 독려했습니다.
플레이레스트에 "다행히 신해철 '그대에게', 김수철 '젊은그대', 김연자 '아모르파티'가 있다"는 웃픈 반응도 눈에 띄었습니다.
대중음악의견가 서정민갑씨는 "개인적으로는 민중가요나 중장년 세대를 배려한 선곡이 조금만 더 늘어도 좋겠다"라면서도 "덕분에 탄핵 투표가 성공하지 못해 처지거나 비분강개해질 뻔한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고 활기와 신명을 이어갔다"라고 했습니다.
일각에선 모든 세대가 따라부를 수 있게 민중가요 위주로 틀어달라는 의견도 제기됐습니다. 그러자 엑스(구 트위터)에선 케이팝과 민중가요를 적절히 섞은 새로운 플레이리스트가 공유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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