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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면 감수해? "아이 만지지 말아달라"던 엄마 유튜버, 결국...

[주장] 육아 유튜브 논란으로 보는 친밀감의 양면성... 인플루언서 노동, 함께 사유해야

24.12.09 11:40최종업데이트24.12.0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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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채널 '태요미네' 공지 태요미네 운영자는 태하에 대한 아는 척을 지양해달라는 공지를 올렸다.
유튜브 채널 '태요미네' 공지태요미네 운영자는 태하에 대한 아는 척을 지양해달라는 공지를 올렸다.태요미네

지난 3일 구독자 80만여 명에 달하는 유튜브 채널 '태요미네' 운영자가 커뮤니티 공지를 올렸다. "태하를 갑자기 만지거나 소리 지르시거나 태하에게 사진 요청을 직접적으로 하는 것은 최대한 지양 부탁드린다"는 것이었다. '태요미네'는 2021년생 아기 태하의 일상을 공개하는 유튜브 채널로, 태하는 또래에 비해 말을 잘하고 똑부러진 모습으로 인기를 얻었다. 태하를 알아보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운영자인 태하 엄마가 이 같은 공지를 올린 것으로 보인다.

운영자의 공지는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의 대다수는 "돈은 벌고 싶고 관심은 싫은" 운영자의 이중적 심리를 비난한다. 유튜브 운영이 스스로의 선택이며 그로 인해 이득을 보았기에 그로 인한 손해 역시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상 생활을 박탈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으며, '랜선 조카'가 현실에서까지 조카 노릇을 수행할 의무는 없음에도.

'태요미네'가 유튜브·인스타그램 등의 온라인 활동으로 많은 소득을 벌어들인다는 사실은 이러한 주장에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된다. 오늘날 인플루언서 산업의 핵심 유인책은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있기에, 인플루언서가 벌어들이는 막대한 부는 쉽게 질투의 대상이 된다. 내가 본 댓글의 많은 수는 '질투'가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분노로 가득차 있었다.

'태요미네'의 공지 역시 이러한 분노를 예상이라도 한 듯, 매우 조심스러운 톤이었다. "갑자기 만지거나 소리 지르거나 태하에게 사진 요청을 직접적으로 하는" 사례를 예시로 들고 "태하 엄마나 아빠에게는 뭐든지 말씀해주셔도" 된다며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사랑 태하에게도 늘 이야기하고 있"다는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구독'과 '좋아요'를 누르는 이들의 권력을 인정하는 목소리, 이들이 언제든 냉혹한 소비자로 변모할 수 있다는 걸 의식하는 목소리였다.

인플루언서 산업의 문제적 구조... 사유의 계기 되길

그런데 '태요미네'의 운영자인 태하 엄마도, 가끔 누군가의 일상 브이로그를 시청하는 우리도,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지점이 있다. 인플루언서 산업은 친밀성 구조 속에서 작동한다. 채널 운영자는 가족·육아 등 자신의 내밀한 일상을 전략적으로 드러냄으로써 구독자와 친밀성을 공유하고, 독자들은 이 친밀성을 바탕으로 운영자에게 신뢰감과 애착심을 느낀다.

'태요미네'의 구독자들이 태하를 우연히 직접 만난다면, 태하에게 자신이 "낯선 이"라는 자각을 하지 못한 채 인사를 건넬지도 모른다. 사생활이 뒤섞이고 끝없는 감정노동에 노출되는, 이 인플루언서 노동의 독특성은 태하가 어린 아기라는 점에서 더욱 문제적이다.

<인플루언서 탐구>의 저자 올리비아 얄롭이 지적하듯, 가족·육아·일상 등을 공유하는 채널은 "이전에는 구분됐던 정체성들 간의 선이 무너지고, 노동과 여가의 경계가 흐려지고 자신에 관한 정보를 온라인에 갈수록 더 많이 공유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얄롭은 "우리 삶과 정체성의 모든 측면을 상업화하는 경쟁"에 비판적이면서도, 현대인 모두 이러한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인플루언서는 우리보다 그저 한 발 앞서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생활양식과 정체성을 포함해 모든 것을 자원화하는 시대, 팔아야 할 것의 한계가 없는 시대,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우리는 아직 알지 못한다. 인플루언서 노동이 우리에게도 도래할 미래라면, '태요미네' 를 둘러싼 논쟁이 "유튜브를 안하면 될 거 아니냐" 는 단순한 비판을 넘어 우리 사회의 인플루언서 노동을 다시 사유하고 최소한의 필요한 선을 논의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돈 벌면 감수해"라는 냉혹한 소비자 의식이 막강하게 버티고 있는 한, 다른 논리가 등장할 틈은 보이지 않는다. 네티즌의 거센 반발에 마주해 태하 엄마는 결국 공지를 삭제했다.

태요미네 태하 인플루언서 친밀성노동 유튜브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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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는 이상한 세계>(오월의봄, 2024)를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