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BBC 방송이 '올해의 여성 100인'에 선정한 사격 국가대표 김예지
BBC
김예지를 스타덤에 올린 것은 파리 올림픽이 아니라 지난 5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국제사격연맹(ISSF) 사격 월드컵이다. 당시 김예지는 25m 공기권총 결선에서 42점을 쏴 세계신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땄다.
김예지는 모자를 뒤로 쓴 채 마지막 발을 쐈고, 영화에 나오는 전사처럼 차가운 표정으로 표적지를 확인한 뒤 권총 잠금장치를 확인했다. 세계기록으로 우승했는데도 전혀 웃지 않는 '쿨한' 모습의 영상은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공유돼 수천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김예지의 영상에 "액션 영화에도 사격 세계 챔피언이 나온다면 멋질 것 같다"라며 "김예지를 액션 영화에 캐스팅해야 한다. 연기는 필요하지 않다"라고 댓글을 달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올림픽 메달을 따기도 전에 스타가 된 김예지는 파리 올림픽 10m 공기권총 은메달을 땄으나, 주 종목인 25m 권총에서는 0.01차 차이로 격발이 늦어 0점 처리되면서 메달을 놓쳤다.
김예지는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0점을 쐈다고 해서 세상이 무너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운동선수에게 일생의 목표인 올림픽에서 허탈하게 메달을 놓쳤는데도 김예지의 '쿨한' 반응은 또다시 화제가 됐다.
그러나 부정적인 반응도 많았다. 온라인에서는 "올림픽을 우습게 생각한 것 아니냐", "실력 없는 선수를 올림픽에 데려갔다" 등의 비판이 나왔다. 김예지는 한 예능 방송에 나와 "저는 말의 힘을 믿기 때문에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고 자신을 달래려고 한 말이었는데, 국민들이 안 좋게 봤다면 죄송하다"라고 사과했고, 팬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어떤 위기에도 냉정하고 흔들리지 않을 것 같은 '여전사' 김예지도 악플 앞에서는 상처 받는 평범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나를 향한 관심과 사랑, 사격 종목에 이어졌으면"
▲미국 CNN 방송의 사격 국가대표 김예지 인터뷰 기사
CNN
세계적인 사격 선수로 발돋움했지만, 김예지는 또다시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정을 내렸다. 잠시 총을 내려놓기로 한 것이다.
김예지는 최근 소속팀 임실군청과 계약을 조기 종료하면서 "올림픽 메달리스트로서 여정을 잠시 멈추고, 당분간 아이와 시간을 보내며 엄마 역할에 충실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휴식은 사격 선수로 더 발전하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라며 "복귀 시점은 미정이지만, 가능한 한 빨리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예지는 휴식을 취하며 선수로서 보여주지 못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도 화보와 광고 촬영, 방송 출연 등으로 팬들과 더 가까이 소통하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지난 10월 인터뷰에서 김예지가 자신을 향한 관심에 감사하면서도 "그 관심이 사격이라는 스포츠에 더 많이 주어지기를 바란다"라고 말한 것을 소개했다.
CNN은 "이런 목표를 위해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김예지는 자기 동기부여 말고도 딸에게 올림픽 챔피언이 되겠다고 약속했다"라고 강조했다.
휴식을 마치면 '본업'인 사격 선수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한 김예지가 과연 또 어떤 매력으로 전 세계를 홀릴지, 또한 그에 대한 관심이 한국 사격을 비롯해 척박한 비인기 종목의 환경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카리스마로 전 세계 주목"… 김예지가 바라는 건 따로 있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밴드
- e메일
-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