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모아나 2> 스틸컷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안타깝게도 <모아나 2>의 장점은 여기까지다. 우선 전반적인 스토리라인은 전편을 답습했다. 고향 모투누이 섬에 위기가 닥치는 환영을 본 모아나. 선조들이 발견하지 못한 전설 속의 섬을 찾아내지 못하면 부족 사람들이 모투누이에서 고립된 채 고사할 것이라는 예지를 받자 그녀는 다시 한번 항해에 나선다. 이는 모투누이에 찾아온 재앙을 풀기 위해 항해를 떠난 전편과 다를 게 없다.
발단 이후의 전개도 전편과 거의 동일하다. 서로 떨어져 있던 모아나와 마우이는 항해 도중에 합류해서 다시금 한 팀을 이룬다. 최종 빌런을 마주하기 전에 한 차례 실패를 겪는 것도, 좌절한 일방을 다른 일방이 위로하면서 용기를 북돋아 주는 것도 유사하다. 단지 전편에서는 모아나가 마우이를, 속편에서는 마우이가 모아나를 일으켜 주는 게 다를 뿐이다.
물론 기시감을 옅게 만들려는 시도는 있다. 돼지 '푸아'와 닭 '헤이헤이'에 더해 모아나의 여동생 '시메아', 동료 선원 모니와 로토 등에게 적잖은 분량을 부여하고, OST에서도 로토에게 래퍼 역할을 맡기는 식이다. 하지만 이 선택은 부작용을 동반한다. 모아나와 마우이의 분량이 줄면서 도리어 그들의 캐릭터성이 평면적으로 변한다. 일례로 전설적인 길잡이의 칭호까지 받은 모아나의 내적 갈등은 스케치 수준으로 스쳐 지나간다.
귀가 허전해
마지막으로는 음악의 쾌감도 전편에 미치지 못한다. 더 이상의 검증이 불필요한 린 마누엘 미란다의 공백이 생각보다 크게 느껴진다. 그는 모아나가 항해에 나서기로 결심을 굳힐 때 부르는 노래인 'How Far I'll Go'를 작사, 작곡하면서 <모아나>의 흥행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은 바 있었다. 엘사가 부른 'Let It Go'가 <겨울왕국>을 상징하듯이, 'How Far I'll Go' <모아나>하면 떠오르는 대표곡으로 자리매김했으니까.
린 마누엘 미란다가 제작에 불참한 <모아나 2>는 'How Far I'll Go'와 같이 뇌리에 각인될 만한 OST를 들려주지 못했다. 두 번째 모험의 시작을 알리는 'Beyond'가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하지만, 이전 곡과 같은 임팩트를 주기에는 힘이 부족하다. 물론 노래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편에서 모아나가 항해에 나서기까지 겪은 역경만큼 극적인 전개를 속편이 고안해내지 못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에 가깝다.
귀가 허전한 아쉬움을 비주얼로 만회하려는 듯 보이기도 한다. 클라이맥스 전투 시퀀스는 확실히 눈을 즐겁게 한다. 특히 모아나의 카누가 거대한 파도를 빗겨 타는 순간을 4d로 본다면 마치 서핑을 하는 듯한 쾌감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음악의 아쉬움을 온전히 대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클라이맥스 외의 장면에서는 특별히 놀랄 만한 장면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모아나 2>는 쿠키 영상에서 예고하는 3편을 위한 징검다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듯 싶다. 그와 동시에 과연 <모아나 2>가 징검다리 역할을 온전히 해냈는지는 끝나는 순간까지도 의문이다. 세 번째 애니메이션보다는 약 1년 반 뒤에 개봉할 <모아나> 실사 영화가 더 궁금해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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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학 및 정치경제철학을 공부했고, 영화와 드라마를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