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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동행' 쿠에바스, KBO 역대 3위 '장수 외인'

[KBO리그] 29일 kt와 총액 150만 달러 재계약, 니퍼트-소사 이어 3위

24.11.30 09:58최종업데이트24.11.3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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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외국인 에이스 쿠에바스와의 동행을 7년째 이어가게 됐다.

kt 위즈 구단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와 총액 150만 달러(연봉 120만+옵션30만)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쿠에바스는 이번 계약으로 7년째 kt 유니폼을 입고 kt 위즈파크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kt의 나도현 단장은 "쿠에바스는 매 시즌 에이스 역할을 해주면서 팀의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다. 다음 시즌에도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우완 쿠에바스는 2019년 kt에 입단해 올해까지 6년 동안 131경기에서 774이닝을 소화하며 52승35패 평균자책점3.74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비록 올 시즌엔 7승12패4.10으로 주춤했지만 리그 3위에 해당하는 173.1이닝 투구와 19번의 퀄리티스타트로 kt 선발진을 이끌었다. 이로써 쿠에바스는 KBO리그 역사상 3번째로 긴 기간 동안 활약하는 외국인 투수가 됐다.

ㅗㅁ KBO리그 역사에서 쿠에바스보다 더 오랜 기간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는 단 2명 뿐이다.
ㅗㅁKBO리그 역사에서 쿠에바스보다 더 오랜 기간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는 단 2명 뿐이다.kt 위즈

최대 8년을 넘지 못한 외국인 투수 수명

사실 외국인 선수는 아무리 과거에 뛰어난 실적을 올렸거나 현재 팀 동료들 사이에서 신망이 높다 해도 현 시점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하면 곧바로 퇴출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작년 LG 트윈스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었다가 올해 시즌 도중에 짐을 싸야 했던 케이시 켈리가 대표적이다. 따라서 KBO리그에서는 통산 7년 이상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가 쿠에바스를 포함해 단 3명 밖에 없었다.

KBO리그 역대 최장수 외국인 투수 공동 1위 타이틀은 나란히 8년 동안 활약했던 더스틴 니퍼트와 헨리 소사가 가지고 있다. 2011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니퍼트는 203cm의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압도적인 구위를 앞세워 두산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2016년에는 22승3패2.95로 다승과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면서 정규리그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영원할 거 같았던 니퍼트와 두산의 인연은 2017 시즌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니퍼트는 2017년 정규리그에서 14승을 기록했지만 평균자책점이 4.06으로 올라갔고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5.1이닝 7실점으로 무너지면서 8번째 재계약에 실패했다. 니퍼트는 2018년 kt로 팀을 옮겨 외국인 투수 최초로 100승 달성에 성공했지만 kt에서도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니퍼트가 KBO리그 커리어 대부분을 두산에서 보낸 반면에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강속구 투수 소사는 KIA를 시작으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LG, SK 와이번스까지 무려 4개 팀을 거치면서 8년 동안 활약했다. 그만큼 한 구단에서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는 뜻도 있지만 소속 구단과의 재계약이 불발된 후에도 꾸준히 다른 구단으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았을 만큼 활약을 했다는 의미도 된다.

니퍼트와 소사 뒤로는 다니엘 리오스와 앤디 밴 헤켄, 에릭 해커, 켈리가 나란히 KBO리그에서 6년 동안 활약했다. 6년 동안 활약한 네 명 모두 리그 다승왕을 차지했을 정도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최고의 외국인 투수였지만 '마의 6년'을 버티지 못하고 성적 부진 또는 해외리그 진출로 KBO리그를 떠났다. 하지만 리그를 지배할 만큼 압도적인 시즌을 보낸 적이 없는 쿠에바스는 마의 6년을 넘기는데 성공했다.

역대 3번째로 긴 기간 활약하는 외국인 투수

2019년 kt에 입단한 쿠에바스는 입단 첫 해 13승10패3.62의 성적으로 kt의 외국인 에이스로 활약했고 2020년에도 두 자리 승수로 kt의 창단 첫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다. 2021년에는 부친상 등으로 부침을 겪으면서 정규리그 9승에 머물렀지만 삼성 라이온즈와의 1위 결정전에서 7이닝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7.2이닝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kt의 첫 우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2022년 초 팔꿈치 부상으로 좌완 웨스 벤자민과 교체되면서 한국 무대를 잠시 떠났다. 쿠에바스는 단상에서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전하며 "부상이 회복되면 다시 돌아오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리고 당시만 해도 예의상 하는 빈말처럼 느껴졌던 쿠에바스의 다짐은 현실이 됐다. 부상에서 회복한 쿠에바스는 작년 6월 보 슐서의 대체 선수로 1년 만에 kt로 복귀했다.

쿠에바스는 kt 복귀 후 18경기에서 12승 무패 2.60이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승률왕에 등극했고 가을야구에서도 3경기에서 15이닝6자책(평균자책점3.60)으로 kt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kt와 150만 달러에 재계약한 쿠에바스는 31경기에 등판해 173.1이닝을 던지며 7승12패4.10의 성적을 기록했고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6이닝9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만약 쿠에바스가 kt에서 6년 간 활약했던 '터줏대감'이 아닌 KBO리그 1년 차 외국인 투수였다면 재계약을 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많은 이닝소화와 부상이 없었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승보다 패가 5개나 더 많은 외국인 투수는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3승의 디트릭 엔스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10승의 아리엘 후라도 등은 시즌 종료 후 소속팀과 재계약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kt는 팀의 황금기를 만들었던 외국인 에이스의 손을 놓지 않았다. kt는 쿠에바스가 활약하기 시작한 2019년 창단 후 처음으로 5할 승률을 기록했고 이후 5년 연속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하면서 KBO리그의 신흥강자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kt가 쿠에바스와 동행하기로 결정한 만큼 이제는 쿠에바스도 내년 시즌 좋은 투구를 통해 30대 중반이 된 자신을 믿어준 구단과 팬들에게 보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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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KT위즈 윌리엄쿠에바스 외국인투수 7년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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