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호퍼> 스틸컷
영화사빅
호퍼의 작품이 어째서 특별한가를
사람들은 흔히 호퍼의 작품을 외로움에 대한 것이라 말한다. 그러나 이는 예술을 깊이 이해하는 이에겐 터무니없는 소리일 뿐이다. 호퍼 스스로도 수차례에 걸쳐 외로움에 대한 건 과장됐다 말하거니와, 그의 작품에서 인간은 다만 사물처럼 하나의 재료에 불과한 탓에 보는 이에게 그와 같은 감상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일 테다. 영화는 호퍼의 작품 가운데서 행복이며 고요, 주체성과 자기만의 안온한 시간 등을 읽어내는 이의 해석을 흥미롭게 들려주며, 작품에 대한 이해를 진작시켜 나간다.
그럼에도 인간과 인간의 단절, 또 인간보다 건축물과 도시의 물성에 주목하는 표현이 보는 이에게 어떠한 고립감이며 고독을 안긴단 건 분명한 사실이다. 호퍼가 그를 표현하려 한 건 아니라 할지라도 그의 작품세계로부터 선명한 단절을 느낀다는 건 엄연한 현실이다. 심지어 호퍼의 그림에서 보이는 유명한 특징, 즉 공간이 언제나 닫혀 있고 공간과 공간 사이로 통하는 문은 아예 없거나 문고리가 그려져 있지 않다는 사실이 그와 같은 고립감을 더욱 짙게 한다.
단절과 고립,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개체들의 묘사가 인간으로 하여금 쉬이 외로움을 일으킨단 사실은 호퍼가 남과 얼마나 다른 존재인지를 되려 일깨운다. 호퍼의 세계에선 지극히 자연스러운 표현이 다른 이에겐 그토록 견디기 힘든 감상을 일으킨다는 것, 그 때문에 호퍼는 제 삶 가운데서도 타인과의 관계 맺음을 잘 해내지 못한 것이 아닐까. 물론 그가 관계를 버거워했다기보다는 기피하는 것에 가깝기는 하지만 말이다.
여러모로 호퍼는 남과 다른 시선으로 특별한 무엇을 포착해 독특하게 표현하는 이다. 그의 그런 작품이 우리가 익히 알던 무엇을 익숙하지 않던 방식으로 보도록 이끈다. 더 자기 자신을 잘 녹여낼수록 더욱 특별한 작품이 되는 호퍼의 존재는 남과 같아질 필요 없이 저 자신을 깊이 이해하는 일의 중요성을 일깨우기도 한다. 더불어 그가 오랫동안 이어온 독불장군적 기질을 접고서 조에게 찬사를 바친 후기 작품을 보자면, 인간이란 변하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존재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에드워드 호퍼>는 미술·회화에 관심이 있는 이, 나아가 예술과 예술가의 삶을 알아가고자 하는 이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어줄 테다. 불과 한 세기 전 화가의 이야기는 도리어 수백 년 전의 이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 않았단 점에서 이 영화는 가치가 있다. 무엇보다 호퍼의 그림은 바나 카페, 그가 좀처럼 찾지 않았을 게 분명한 장소들에 흔히 걸려 있다는 점이 독특하기도 하다. 그의 작품을 마주하여 그의 삶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 그건 꽤 멋진 일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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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