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정순>으로 부일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배우 김금순.
사람엔터테인먼트
그 어떤 판타지 같은 역할이라도 배우 김금순을 만나면 현실에 존재하는 것 같은 설득력이 생길 것만 같다. 영화 <사바하> 속 그 무당도, 그리고 최근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와 <엄마친구아들>에서의 모습도 우리 주변에 꼭 존재할 것만 같은 인물들이었다. 전적으로 김금순의 개성이다. 최근 들어 부쩍 일상에서 그를 알아보는 분들이 늘었다며 새삼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히어로는 아닙니다>를 할 때 후배와 전철을 타며 가고 있는데 어느 분이 쪽지를 주셨더라. 백일홍을 잘 보고 있다면서, 그것도 조심스럽게 후배 통해 건네신 것이다. 너무 감사했다. 공항이나 마트에서도 잠시 멈추셔서 절 보시며 아는 사람 같다고 하는 분도 계신다. 네 맞습니다 저예요! 화답한다(웃음)."
이렇게 매사에 감사할 수 있는 이유는 자신이 하는 일의 소중함을 알고, 함께하는 이들의 소중함을 알기 때문 아닐까. 김금순은 연기와 처음 사랑에 빠졌던 순간을 전했다. 중학교 때 연극 선생님이었던 이희대 선생을 언급하며, 김금순은 "아버지의 강력한 반대가 있었지만 그만큼 저도 간절했다"고 말했다.
"서라벌 예술대학 영화학도셨다가 중학교로 오신 분이셨다. 그분께 배우면서 무대에서 대사를 하는 게 너무 재밌었다. 그 느낌이 참 신기하더라. 근데 집에선 엄청 반대했지. 아버지가 호적에서 판다고 했는데 저도 더 강력하게 고집을 피웠다. 교사 집안이라 당연히 저도 선생님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근데 어느 날 등본을 떼러갔는데 정말 제가 없더라(웃음). 말소를 시켜버린 것이었다.
나중에 결혼하고 10년 공백기 이후에 영화를 할 무렵에 아버지께서 전화로 미안하다고 하셨다. 제가 그렇게 오래 연기할 줄 몰랐다고, 그때 잘 도와줄 걸 하시더라. 그만큼 제겐 공백기가 귀한 시간이었다. 지금 하는 생활연기를 위한 토대가 됐다고 생각한다. 제가 사실 요즘 들어 액션 연기를 하고 싶다고 하는데 아직 안 들어온다(웃음). 제가 몸을 잘 쓴다! 그리고 물리학, 천문 이런 걸 좋아해서 SF 판타지도 해보고 싶다. 브래드 피트의 <애드 아스트라> 같은 영화가 너무 매력적이더라. 배우가 정말 좋은 게 그 모든 직업을 할 수 있잖나. 그런 영화를 볼 때마다 가슴이 뛴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연기를 상상력으로 할 수 있을까 내가 그런 배역을 맡으면 어떨까 생각하곤 한다."
일찍 잠들고, 일찍 일어나 가볍게 책을 보는 일상. 배우 김금순이 지키는 루틴이었다. 일상을 잘 사는 게 연기에도 좋고, 삶에도 좋다는 그의 철칙이었다. 다만, 일단 작품에 들어가면 고통스러울 정도로 인물을 분석하고 몰입한다고 한다.
반가운 소식은 이번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인 <메소드 연기>를 비롯해 이명세 감독이 총괄 크리에이터로 참여한 <더 킬러스>에서 김금순의 연기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김금순은 자신을 있게 한 여러 독립영화들을 언급하며, 창작자들의 반짝거리는 작품을 응원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런 영화들을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독립영화를 발판 삼는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미 독립영화에서 여러 배우나 창작자들의 특별함이 발견되어 대중에게 소개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정말 반짝반짝한 배우들이 많다. 아직 눈에 띄지 않았을 뿐이다. 그런 영화들을 더욱 찾아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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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