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지만 사랑은 하고 싶어스틸컷
디오시네마
영화는 멜로와 성장드라마가 독특하게 버무려진 작품이다. 연애만큼 인간을 성장시키는 자극이 많지 않단 사실을 사랑이 흔치 않은, 또 연애를 거부하는 이가 어느 때보다 많은 시대에 알도록 하는 영화다. 통상의 멜로처럼 본격적인 사랑이 피어난 시기보다는, 사랑을 막 시작한 이의 설렘과 실책, 또 다가섬을 그린단 점이 특징적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한적한 마을 작은 회사의 구매 담당자 프랜(데이지 리들리 분)이다. 표정도 없고 삶에 이렇다 할 자극도 없는 프랜은 늘상 혼자 지내길 즐기는 외톨이다. 회사 동료들은 하나같이 서로 어우러지길 즐기는 이들이지만, 프랜만큼은 다른 이들과 교류하는 법이 없다. 그렇다고 딱히 누굴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홀로 있을 때야 비로소 편안함을 느끼는 성격이 큰 역할을 하는 듯하다.
그런 프랜의 삶에 새로운 변화가 찾아온다. 매일이 똑같은 일상 가운데 아주 작은 균열, 것도 기분 좋은 균열을 일으키는 변화다. 프랜과 가까운 자리에서 일해온 동료가 떠나고, 그 자리에 새로운 직원이 채용된 것이다. 그가 바로 로버트(데이브 메르헤예 분)다. 다른 이에게 좀처럼 다가서지 못하는 프랜에게 로버트는 붙임성 좋게 다가선다. 왠지 프랜도 그가 마음에 드는 모양새다.
그로부터 영화는 프랜과 로버트가 조금씩 서로에게 다가서는 과정을 그린다.
모든 단계가 순조롭진 않다. 통상의 시작보단 어려움이 적잖다. 우선 프랜의 성격부터가 하나의 장애로 작용한다. 매력적인 외모, 떨어지지 않는 두뇌에도 남과 관계를 맺는 데 익숙하지 않은 그녀다. 타인을 필요로 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다. 드디어 제 마음에 드는 남자가 나타났다고 없던 사회성이 생기지는 않는 것이다. 말 그대로 뚝딱거리는 그녀의 태도가 그 첫 번째 장애가 된다.
다음도 없지 않다. 프랜의 기대와 달리 로버트는 두 번이나 이혼한 남자, 누구와도 관계한 적 없어 보이는 프랜에게 돌싱남과의 연애는 좀처럼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다. 영화는 한 눈에 보기에도 상당한 나이 차에 돌아온 싱글이란 장애를 극복하고 프랜과 로버트의 관계가 진전될 수 있는가를 돌아본다.
나이 많은 돌싱남과 연애, 행복할 수 있을까?
▲죽고 싶지만 사랑은 하고 싶어스틸컷
디오시네마
나이 차와 이혼이란 이력은 보는 시각에 따라 관계를 시작할 수 없는 장애가 될 수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는 상대적 문제다. 이 같은 요소를 둘러싸고 인간과의 관계를 진전시켜 본 적 없는 프랜이 연애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색다른 재미를 준다.
<죽고 싶지만 사랑은 하고 싶어>는 여와 남이 이성적 만남을 진전시키는 시작점을 비추며 인간이 어떻게 타인에게 다가서고, 또 서로를 받아들이게 되는지를 비춘다. 그로부터 인간이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살피게 하니, 각종 조건을 재고 따지며 아예 연애를 포기하는 청춘이 넘쳐나는 한국의 현실에서 유달리 시사하는 바가 있는 작품이라 이해할 수도 있겠다.
제목을 바꿔 단 영화의 선택은 과연 관객들로부터 존중받을 수 있을까. 그 답은 영화를 본 뒤에야 확실히 알 수 있을 터다.
▲죽고 싶지만 사랑은 하고 싶어포스터
디오시네마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
공유하기
혼자가 제일 편하지만, 사랑할 수 있을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밴드
- e메일
- 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