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포스터
JIFF
한국 애니메이션의 오늘을 돌아보면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마련한 특별상영 섹션, '픽사 in 전주 with <인사이드 아웃 2>'에서도 <업>은 단연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다. 남녀노소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픽사돔이라 이름 붙은 전주돔을 찾아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작품이 제작되고 15년이 흘렀지만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없는 세련됨이 이 영화 안에 녹아 있다. 어쩌면 오늘의 관객이 채플린의 영화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며 <7인의 사무라이>를 지루한 줄 모르고 즐길 수 있는 것처럼, <업> 또한 그와 같은 작품으로 남으리란 걸 실감할 수 있었다.
픽사와 디즈니의 스튜디오 시스템, 즉 특정한 작가 한두 명이 아닌 인간의 심리며 문학적 상징을 깊이 이해한 작가진이 씨줄과 날줄을 엮어가며 세심하게 짜낸 결과물이 바로 <업>이다. 고전을 살아 움직이는 2D 세계의 애니메이션으로 옮겨냈던 지난 세기 디즈니의 작업들과 첨단 CGI 기술로 독자적 이야기를 구현해낸 21세기 픽사의 작품군은 예술이 얼마나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는지를 일깨운다.
그 사이 한국 애니메이션의 오늘을 돌아보게 된다. 하청 애니메이션에서 창작 애니메이션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한 산업구조는 물론, 세계적으로 시장을 확대해가는 유아 대상 애니메이션의 전성시대를 생각한다. 반면 청소년 및 성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대상을 연달아 받았던 <마리 이야기>와 <오세암>, 또 연상호라는 걸출한 작가의 <창> <돼지의 왕> <사이비>와 같은 작품들은 한국 애니메이션의 가능성 만큼은 충만하다는 사실을 알린다. 그럼에도 한국 애니메이션을 찾는 관객층의 부재, 연상호와 같은 작가마저 등을 돌리게 되는 시장 환경 같은 부정적 요소 또한 엄존하는 게 사실이다. 한국 영화제를 대표하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축제의 중심인 전주돔을 디즈니에게, 또 픽사 작품군에게 내주어야만 했던 현실이 유독 아프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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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영화평론가.서평가.기자.3급항해사 /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 인스타 @blly_kim / GV, 강의, 기고청탁은 goldstarsky@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