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순은 남을 돕는데 힘을 사용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연대한다.
JTBC
이에 비해 5살 때부터 몽골에서 살다 부모를 찾아 한국에 온 남순은 '내가 정말 원하는 삶이 무엇일까?'에 대한 성찰을 통해 힘을 사용한다. 4회 금주와 대화하며 남순은 "난 누굴 도와줄 때 정말 행복해. 난 누군가한테 도움이 되고 싶어"라고 말한다.
정말로 남순이 힘을 행사하는 순간은 대부분 남을 돕기 위한 때다. 비행기 사고의 위험을 막고(1회), 화재 속에서 아이들을 구하고(3회), 함부로 갑질하는 사람들에게 경고를 날리는 데 자신의 힘을 쓴다.
이런 과정에서 남순은 모든 걸 혼자 해결하려 들지 않고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때로는 연대할 줄도 안다. 한국에 오자마자 사기를 당했을 땐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금주를 만나기 전 한강에 게르를 짓고 살 때에는 노숙자 커플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기도 한다. 그 후 본격적으로 마약범죄를 소탕하겠다고 나섰을 때에도 남순은 희식(옹성우)과 철저한 공조를 한다. 희식의 조언을 듣고, 작전에 함께 하며, 타인의 행동을 유심히 살핀다.
공적인 관계에서 이처럼 '연대'할 줄 아는 남순은 사적인 관계에서도 타인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다. 남순과 희식은 점차 연애모드로 나아가고 있는데 남순이 희식을 대하는 방식은 엄마 금주가 아빠 봉고와 연애했던 방식과는 매우 달라 보인다. 금주는 봉고를 통제하려 들고, 자신의 마음 대로 휘둘렀다면 남순은 희식을 존중하고 연애에 있어 힘을 사용하지 않는다. 남순의 이런 권력 행사는 할머니 중간과 엄마 금주에 비해 성숙하고 진정성 있어 보였다.
<힘쎈 여자 강남순>은 '권력'을 지닌 여성들이 활약을 마음껏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매력적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 힘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아닐까. '권력 강화'를 중요하게 여기는 여성주의 상담에서는 평등을 추구하고 타인과 연결될 때 힘을 보다 잘 사용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면에서 세 모녀의 권력 행사는 대를 이어가며 보다 좋은 방향으로 진보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간이 개인적인 욕망을 위해 힘을 사용했다면, 금주는 모성과 연민에 기반하지만 가까운 이와 연결되지 못하는 한계를 지녔다. 반면 남순은 가까운 이들과 타인 모두를 배려하며 평등과 연대를 실천하며 힘을 행사하니 말이다.
드라마의 남은 회차 동안 이들의 권력이 평등과 연대에 기반해 행사되는 모습이 더 많이 그려지길 기대해본다. 또한, 현실에서도 힘을 가진 자들이 자신의 권력을 보다 건강한 방식으로 사용하며 진보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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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상담심리사. 심리학, 여성주의, 비거니즘의 시선으로 일상과 문화를 바라봅니다. 모든 생명을 가진 존재들이 '있는 그대로 존중받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