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작가조합(WGA) 파업 종료를 보도하는 미 CNN방송 ⓒ CNN
할리우드 방송·영화 작가들의 파업이 약 5개월 만에 막을 내린다.
할리우드 작가 1만 1500여 명을 대표하는 미국작가조합(WGA)은 26일(현지시간) "우리 조합의 협상위원회와 동부·서부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영화·TV 제작자연맹(AMPTP)과의 합의를 권고했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27일 오전 0시 1분에 파업을 종료한다"라고 선언했다. 지난 5월 2일 파업을 시작한 이후 148일 만이다. 이는 1988년의 154일에 이어 WGA의 역대 파업으로는 두 번째로 긴 기간이다.
아직 전 조합원 투표 절차가 남아있지만, WGA는 작가들이 일터로 복귀할 수 있도록 노동협약 임시 합의에 따른 파업 종료를 선언했다.
파업 목적 대부분 달성한 듯... 배우조합 파업에도 영향 전망
WGA는 조합의 결속이 강해 전 조합원 투표도 무난히 가결될 것이라는 것이 미 언론의 전망이다. 전 조합원 투표는 내달 2∼9일 진행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협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로이터통신은 작가들이 계약 기간 3년간의 임금 인상, 건강 및 연금 기여금 인상,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권리 보호 등 전반적으로 요구 사항을 거의 얻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프로그램 횟수에 따른 최소 작가 인력 배정을 보장받았고, 재상영분배금과 보너스도 인상될 예정이다.
TV 작가 데이비드 슬랙은 "우리의 파업은 필요했고, 효과적이었다"면서 "우리의 파업은 승리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이 정상으로 돌아가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작가들에 이어 파업에 들어간 할리우드 배우·방송인 노동조합(SAG-AFTRA)과 제작사 간의 협상이 아직 타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할리우드 양대 노조인 작가와 배우 조합이 동반 파업한 것은 1960년 이후 63년 만이다. SAG-AFTRA의 요구도 WAG와 크게 다르지 않아 곧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근본적 문제 사라지지 않아... 시청자 부담 늘어날 것"
▲ 월트디즈니 본사 앞에서 시위하는 미 작가들 파업 중인 미국 작가들이 2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버뱅크의 월트디즈니 본사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영화·방송 프로그램 작가 1만1천여명이 100일 넘게 파업을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미디어 기업을 대표하는 영화·TV 제작자연맹(AMPTP)과 미국작가조합(WGA)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협상을 위해 회동한다. ⓒ AP=연합뉴스
SAG-AFTRA 지도부는 "WAG가 놀라운 힘과 연대를 앞세워 AMPTP와 합의에 도달한 것을 축하한다"라며 "우리와 비슷한 문제가 다수 포함된 작가들의 합의안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 조합원들이 요구하는 조건을 달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다만 CNN방송은 "파업이 끝났다고 해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직면한 근본적인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며 "가장 큰 문제는 이번 합의로 인해 스트리밍 업체를 포함한 제작사들의 비용이 늘어났고, 이를 상쇄할 수 있는 광고 수입을 충분히 올릴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파업은 앞으로 3~5년 안에 또 일어날 것"이라며 "결국 어디서, 어떻게 콘텐츠를 시청하든 소비자의 비용 부담이 확실히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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