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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매디슨 '신 황금듀오', 케인이 그립지 않다

짧은 시간만에 '환상의 호흡' 보여줘... 현지 언론들도 콤비플레이에 주목

23.09.25 16:10최종업데이트23.09.2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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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스널 상대로 멀티 골 터뜨린 손흥민… 유럽 통산 199골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이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아스널을 상대로 열린 2023-2024 EPL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멀티 골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이날 손흥민은 유럽 무대에서 개인 통산 199골을 기록했고, 팀은 2-2로 아스널과 무승부를 차지했다. ⓒ 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과 제임스 매디슨이 토트넘 홋스퍼를 대표하는 새로운 최강 듀오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토트넘은 9월 2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북런던 더비' 라이벌전에서 2-2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토트넘은 4승 2무(승점 14)로 4위를 기록하며 개막 이후 리그 무패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렸고, 두 골 모두 어시스트는 매디슨이었다. 손흥민은 올시즌 5골(전체 2위), 매디슨은 2골 4도움(공동 1위)을 기록하며 펄펄 날고 있다. 또한 이날 북런던 더비에서는 로메로가 1자책골-1PK를 허용하면서 공교롭게도 토트넘 주장단 3인이 4골에 모두 관여하는 기묘한 장면이 연출됐다.
 
토트넘이 로메로의 자책골로 0-1로 끌려가던 전반 42분 아스널 오른쪽 진영에서 볼을 이어받은 매디슨이 수비를 벗겨내고 라인을 따라 돌파하다가 낮게 패스를 연결했고, 문전으로 침투한 손흥민이 발을 내밀어 감각적인 슈팅으로 방향만 살짝 바꾸며 아스널의 골망을 흔들었다. 아스널의 수비가 빽빽하게 몰려서 슈팅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매디슨의 축구센스와 손흥민의 탁월한 골 결정력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후반에는 로메로가 이번엔 문전에서 핸들링 반칙을 범하며 부카요 사카에게 페널티킥 실점을 허용해 다시 아스널에게 1-2로 끌려갔다. 하지만 실점 후 불과 1분 만에 손흥민과 매디슨이 경기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렸다.
 
매디슨은 조르지뉴가 공을 끌고 있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압박하여 공을 탈취했다. 이를 본 손흥민도 지체없이 스프린트를 시작하여 역습에 가담했다. 매디슨은 드리블로 상대 문전을 향하여 치고 들어가다가 침투하는 손흥민을 포착하여 스루패스를 연결했다. 아스널의 다비드 라야 골키퍼가 슈팅 각도를 좁히기 위해 골문을 비우고 나오자 손흥민은 반 박자 빠른 오른발 슈팅으로 다시 한번 득점을 터트렸다.
 
손흥민과 매디슨은 골을 터뜨리고 토트넘 관중석 앞에서 손흥민의 시그니처인 찰칵 세리머니를 함께 선보이며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가 2-2 무승부로 끝나면서 토트넘은 아스널 원정에서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길 수 있었다.
 
토트넘으로서는 손흥민과 매디슨이 함께 뛴 지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벌써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미드필더인 매디슨은 코번트리-노리치-레스터시티 등에서 활약했고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토트넘에 합류했다. 다양한 공격 기회를 창출하는 패스와 볼배급 능력은 과거의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다. 에릭센의 이적 이후 확실한 플레이메이커가 없었던 토트넘에게 매디슨의 가세는 천군만마와도 같았다.
 
"손흥민과 매디슨이 위협적인 듀오를 결성했다"
 

토트넘의 제임스 매디슨이 2023년 9월 24일 일요일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날과 토트넘 홋스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 경기가 끝난 후 박수를 보내고 있다.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 AP Photo/ 연합뉴스

 
손흥민은 지난 시즌까지 부동의 공격수 해리 케인과 함께 '손케 듀오'로 불리우며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했다. 두 선수는 EPL 역대 최다기록인 통산 47골(손흥민 23골 24도움, 케인 24골 23도움)을 합작했다. 하지만 올시즌 케인이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며 손케 듀오는 해체됐다.
 
많은 전문가와 팬들은 케인의 부재로 토트넘의 전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평가됐다. 손흥민 역시 지난 시즌 극심한 슬럼프를 겪은 데다, 수비를 분산시켜주고 적재적소에 패스를 찔러주는 케인의 부재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됐다.
 
하지만 이런 예상을 비웃듯 토트넘과 손흥민 모두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다. 토트넘은 리그 6경기에서 무패행진을 이어가며 구단 역사상 PL 개막 최고 성적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리그 전 경기에서 멀티골 이상을 기록하며 벌써 15골(공동 4위)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 2022-23시즌 토트넘은 리그 38경기에서 70골을 터뜨렸는데 이 중 30골을 케인이 혼자 책임져야 했다.
 
현재의 토트넘은 케인의 빈자리를 여러 선수들이 고르게 메우고 있다. 손흥민은 2022-23시즌 36경기에서 10골에 그쳤지만 올시즌에는 불과 6경기 만에 벌써 지난 시즌의 절반에 이르는 골을 수확하며 팀 내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리그 5호골 고지를 24라운드 웨스트햄전(지난 2월 20일)에서도 도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빠른 페이스다.
 
또한 토트넘은 매디슨-쿨루셉스키-로메로(이상 2골), 히샬리송-에메르송-파페 마타르 사르(1골) 등 벌써 8명에 이르는 선수들이 고르게 골맛을 봤다. 엔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적인 축구가 토트넘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는 모습이다.
 
손흥민과 매디슨은 현재 토트넘의 주장단이기도 하다. 토트넘은 그동안 주장단을 이끌어왔던 요리스와 케인의 자리를 대신하여, 구단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인 주장으로 손흥민을, 이적과 동시에 매디슨은 부주장으로 낙점하는 파격적인 인선을 단행했다. 우려의 시선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두 선수는 압도적인 실력을 바탕으로 선수단의 신뢰를 이끌어내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냈다.
 
영국 방송 BBC도 최근 토트넘의 상승세를 이끄는 손흥민과 매디슨의 콤비플레이에 주목했다. BBC는 "지난 여름에 손흥민과 해리 케인의 인연이 끝난 이후 토트넘 팬들은 걱정했겠지만, 현재 손흥민은 매디슨과 좋은 파트너십을 보여주고 있는 게 인상적이다. 그들은 손흥민과 케인 조합 때와는 또다른 역동성을 제시했다"고 호평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 역시 "손흥민과 매디슨이 위협적인 듀오를 결성했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은 최근 케인과 히샬리송을 대신하여 토트넘의 주전 스트라이커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윙어로 투입되었을 때 팀 동료와의 연계에 집중하는 플레이를 펼친다면, 최전방에 배치되었을 때에는 빠른 발과 오프 더 볼 능력을 활용해 상대 뒷공간을 허물어내는 손흥민의 장점이 더 부각된다.

여기에 넓은 시야와 날카로운 패스로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매디슨의 경기운영능력은 손흥민을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손흥민과 매디슨의 새로운 황금듀오가 위력을 더해갈수록 토트넘의 순위도 올라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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