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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최민식 "결말에 아내도 발끈, 제가 의도했다"

[인터뷰] 디즈니+ 오리지널 <카지노> 차무식 역의 배우 최민식

23.03.24 18:16최종업데이트23.03.2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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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의 강렬한 연기가 돋보였던 <카지노>가 16부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25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 최민식은 갖은 사건사고를 겪으며 카지노의 전설이 된 '차무식'으로 완벽 변신하며 또 한 번 한계 없는 연기를 선보였다는 평을 받았다.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 차무식 역의 배우 최민식을 만나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간의 욕망, 허무함, 나약함... 다 그려냈다
 

디즈니+ 오리지널 <카지노>에서 차무식 역을 맡은 배우 최민식.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카지노>는 돈도 백도 없이 필리핀에서 카지노의 전설이 된 남자 차무식이 살인사건에 휘말리면서 인생의 벼랑 끝 목숨 건 최후의 베팅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 최민식이 연기한 차무식은 필리핀의 카지노 대부로, 돈과 권력의 최정점에 올랐다가 가장 믿었던 동료에게 배신당하며 총격 한 방에 허망한 죽음을 맞이하는 인물이다. 

"화무십일홍. 열흘 넘게 붉은 꽃은 없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사람들은 욕망을 향해 치닫는다. 그게 우리 드라마의 주제다. 무식은 꽃잎 떨어지듯 퇴장한 것이다."

최민식은 요란한 총격전도 없이 허름한 방에서 몇 번의 총성으로 생을 마무리하는 무식을 언급하며, "그런 허무함,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주고자 감독님과 제가 함께 의도한 결말"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원래 사고는 순식간에 나지 않느냐. 서양의 누아르물을 흉내 내지 않고 우리식으로 리얼리티를 살렸다고 자부한다"라며 결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제 아내를 포함해 주변에서 '왜 이런 식으로 죽는 거냐'는 얘기를 많이 했다. 연락도 많이 받았다"라며 "하지만 저는 구질구질한 마무리보다 화끈한 게 우리 드라마의 주제를 표현하는 데 더 적절하다고 봤다. 무식이 정팔(이동휘 분)과 상구(홍기준 분)와의 마지막 만찬을 준비하면서 시들한 들꽃을 꽂는 것도 제가 낸 의견이다. 코너에 몰린 인간의 마지막 감정을 꽃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화에서 무식이 바다를 바라보며 담배 한 대를 피우는 장면도 언급했다. 최민식은 그 신을 상기하며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일생일대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까 생각하는데 순간적으로 회한이 밀려온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식이 절대 권력을 행사하고 기고만장했지만 결국은 나약한 인간이잖나.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고, 생생했던 에너지도 다 떨어지고, 결국 그렇게 평범함으로 돌아온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무식은 평범한 남자다. 표현에 있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이것이다. 평범한 남자였으면 했다."

"결과에 신경 안 쓰는 편, 과정이 중요"
 

디즈니+ 오리지널 <카지노>에서 차무식 역을 맡은 배우 최민식.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작품의 인기, 대중의 반응에 그는 어느 정도 신경을 쓸까. 이 질문에 그는 "그런 외부적인 반응을 나는 모르니까 더 좋더라"라며 "결과에 전혀 관심이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에라이 모르겠다, 알아서 보겠지'라는 생각으로 관심을 끄는 게 좋더라"라고 답했다. 

"결과나 반응은 생각을 하지 않아야 한다. 다 만들었는데 어떻게 하겠나. 자꾸 숫자에 몰입하다 보면 병 생기고 사람이 피폐해진다. 그냥 만드는 재미에 취해 살아야지. 그런데 이런 건 짚고 넘어간다. 1화부터 16화까지 다시 쭉 보면서 어떤 점에서 우리가 덜그럭거렸나 이런 걸 점검하는 거다. 다음 작품을 위한 자기반성은 해야 한다고 본다. 이 작품도 결과야 어찌됐든 과정이 좋았다. 배우들 모두 최선의 노력을 했고, 그게 헛되지는 않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좋다."

그가 촬영에 임하는 태도를 엿볼 수 있는 이야기도 이어졌다. 더위를 비롯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고 알려진 촬영 현장에 대해 묻는 말에 최민식은 "우리(배우들)는 어떤 현장이든 고생은 기본으로 깔고 간다. 코로나 후유증 때문에 외국 가서도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 그래도 인상 쓰고 있을 순 없다. 나 피곤해, 나 예민해, 나 건들지 마, 이러면 큰일 난다. 이 많은 사람들이 타지에 와서 같이 고생하는데, 이걸로 밥 먹고 사는 배우는 당연히 프로답게 해야한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힘듦을 외부로 표출하는 순간 남는 건 없다. 그저 감정의 배출일 뿐이다. 다 힘들다. 인상 쓰지 말고 놀듯이 하자 그런다." 

끝으로, 무식이 욕망에 휘둘린 인물인 것에 빗대어 최민식의 지금 욕망이 무언지 물었다. 이에 최민식은 "작품에 대한 욕망이다. 어디 이력서를 낼 수도 없고 내가 기대고 살 게 이것(연기)밖에 없지 않나. 좋은 작품, 다양한 작품과 다양한 캐릭터를 하고 싶은 욕망이 자꾸 더 커지고 심해진다"라며 "바람이 있다면 자극적인 것 말고 힐링이 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가족·형제 간의 이야기, 친구 간의 이야기, 이성 간의 로맨스, 이런 따뜻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강요하는 것 없는, 작위적이지 않은 드라마를 해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디즈니+ 오리지널 <카지노>에서 차무식 역을 맡은 배우 최민식.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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