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정통 재즈를 계승하는 거장 트럼페터

윈튼 마살리스 재즈 콘서트

23.03.21 10:40최종업데이트23.03.2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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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튼 마살리스 재즈 콘서트 ⓒ 염동교


재즈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윈튼 마살리스의 이름을 접했을 테다. 그래미를 9번 수상한 재즈 트럼페터이자 작곡가인 그는 친형인 색소포니스트 브랜포드 마살리스와 더불어 1980~1990년대를 대표하는 재즈 아티스트다. 'Another day'의 벅 샷 르 퐁크를 이끈 브랜포드와 달리 퓨전 요소를 제한 정통 재즈를 추구했고, 내셔널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과 함께 클래시컬 뮤직을 녹음하기도 했다. 동년배 재즈 뮤지션들과 대비되는 고전주의자인 그는 뉴욕의 재즈 공연장인 재즈 앳 링컨 센터의 음악 감독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윈튼 마살리스가 서울재즈페스티벌 2019 이후 4년 만에 내한했다. LG아트센터 서울의 2023년 기획공연 시즌 'CoMPAS 23'의 일환으로 <윈튼 마살리스 재즈 콘서트>를 펼친 것. 쟁쟁한 후배들과 꾸린 셉텟(7중주)은 트럼펫과 트롬본, 색소폰 등 관악기의 매력을 한껏 발현했다. 영국의 신예 팝스타 알로 파크스와 협업했던 압디아스 아르멘테로스의 색소폰 솔로가 빛났고, 댄 니머(피아노)-오베드 칼베어(드럼)-카를로스 엔리케스(베이스)의 리듬 섹션도 탄탄했다.
  

윈튼 마살리스 재즈 콘서트 ⓒ 염동교


레코딩에서 비교적 부드럽게 들렸던 윈튼의 트럼펫은 박력이었다. 테크니컬한 속주에도 피치가 무너지지 않은 채 예리한 톤이 살아 있었다. 빠른 곡조에도 서정미를 간직한 'Ballot box bounce'와 차분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Deeper than dreams', 흥겨운 곡조의 'That dance we do'와 윈튼 마살리스 쿼텟 명의로 발매한 2004년 작 < The Magic Hour >의 'Free to be'에서 오십 년 공력을 발휘했다.
 

윈튼 마살리스 재즈 콘서트 ⓒ 염동교


7명의 연주자는 공연 내내 대화하고 마주 보고 웃으며, 추임새를 넣으며 재즈의 즉흥 미학을 설파했다. 연주자가 관객에게 가닿는 투사(投射)이자 음파를 매개로 한 커뮤니케이션이었다. 활자 없이 소리의 가락만으로 희로애락을 그려낸 윈튼 마살리스 7중주는 3월 21일 진주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두 번째 공연을 앞두고 있다.
윈튼마살리스 LG아트센터 재즈 재즈콘서트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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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웹진 이즘(IZM) 에디터 염동교라고 합니다. 대중음악을 비롯해 영화와 연극, 미술 등 다양한 문화 예술 관련 글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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