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교섭> 스틸컷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교섭>은 잘 짜인 구성이지만 어딘지 싱거운 영화다. 인질의 입장이 아닌 협상을 위한 직업인의 사명감을 중심에 두었기 때문일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인질 협상을 다루고 있지만 긴장감이 고조되기만 할 뿐 큰 한방이 없다. 아쉬움을 두 주연 배우로 달래보려 하지만, 이미 맡았던 캐릭터의 답습으로만 보일 뿐이다. 현빈과 황정민의 티켓파워가 무색한 연출은 두 배우가 그나마 어필하는 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저 영화를 진행하기 위한 도구로 쓰여 아쉽다.
영화는 명절을 맞아 극장에서 기분전환을 기대했을 관객에게 실망감을 안겨줄지도 모르겠다. 무거운 소재를 계속 어둡게 묘사하는 방향도 활기찬 명절 분위기와 상반된다.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시간의 순서대로 이어지는 상황은 정치, 외교, 종교 어느 편도 들지 않겠다는 의지처럼 보인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핸드볼 경기를 다룬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2005년 황우석 줄기 세포 논란을 다룬 <제보자> 등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 강세를 보였던 임순례 감독의 5년만의 신작이라 더욱 의아할 뿐이다.
코로나 이후 빨간불이 들어왔던 한국영화판은 오랜 허덕임에 굶주려왔다. 그러다 2022년 6월 <범죄도시 2>의 천만영화 소식으로 섣부른 축배를 들었던 게 화근이었을까 싶다. 소위 대목이라 불리는 여름 방학과 추석, 연말 크리스마스를 다 지났지만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얼어붙은 한국영화시장이다.
단순히, 막강한 외화나 OTT 콘텐츠의 인기로 상황을 넘겨서는 안 된다. 철저한 분석과 소재 개발, 완성도 높은 콘텐츠로 상향된 관객 기준을 만족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관객은 '재미'있는 영화를 선택한다는 명제를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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