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인생>은 폭발적이진 않았지만 잔잔한 흥행으로 간신히 손익분기점에 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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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인생>은 2006년 가을 <라디오스타>로 180만 관객을 동원하며 <황산벌> <왕의 남자>에 이어 3연속 히트를 기록한 이준익 감독이 휴식기 없이 곧바로 만든 작품이다. <라디오스타>에서 가수왕 출신 최곤(박중훈 분)이 밴드에서 독립해 솔로로 데뷔했다는 이야기가 스치듯 지나가는 것에 비해 <즐거운 인생>은 대학생 밴드였던 세 주인공이 중년의 나이에 밴드를 재결성해 인생의 즐거움을 되찾는다는 내용의 영화다.
<즐거운 인생>은 같은 '밴드영화'라는 점에서 일주일 먼저 개봉한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비교되며 유사성을 지적 받기도 했다. 하지만 퇴직을 앞둔 장년들이 밴드를 결성하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달리 <즐거운 인생>은 권고사직과 퇴직, 기러기 아빠 등 다양한 사정에 놓인 40대 중년 남성 세 친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흥행에서도 126만 관객을 동원한 <즐거운 인생>이 7만3000 관객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10배 이상 앞섰다.
오랜 기간 연극무대에서 활동하다 2006년 최동훈 감독의 <타짜>에서 아귀 역을 맡아 관객들을 놀라게 했던 배우 김윤석은 불과 1년 후 낮에는 퀵서비스,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며 가족들을 먹여 살리는 성욱을 연기했다. 밴드 내에서도 본인이 돋보이기 보다는 음악의 기본을 잡아주는 베이스기타를 맡았다. 하지만 김윤석은 불과 4개월 후에 개봉한 <추격자>에서 '4885' 지영민(하정우 분)을 쫓으며 또 다시 엄청난 에너지를 내뿜었다.
이준익 감독의 두 번째 음악영화이자 밴드활동을 통해 인생의 즐거움을 찾는 게 영화의 주요내용이자 주제인 만큼 <즐거운 인생>은 음악이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활화산의 대학가요제 출전곡이었던 <터질거야>는 기영(정진영 분)과 현준(장근석 분), 그리고 활화산 첫 단독공연의 초대가수 트랜스픽션도 부를 만큼 영화에서 자주 들을 수 있다. 이 밖에 '옥슨80'의 히트곡 <불놀이야>도 할화산 멤버들에 의해 불려지며 영화에 삽입됐다.
하지만 멤버들이 노래를 하며 신나게 마무리되는 <즐거운 인생>의 엔딩과 달리 주인공 각자의 미래는 영화의 엔딩 만큼 마냥 희망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새로 오픈한 혁수(김상호 분)의 조개구이 집에서 일하기로 한 기영과 성욱은 직장인 시절 만큼의 월급을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특히 자신의 전재산이었던 중고차를 팔아 아내의 위자료로 준 혁수는 졸지에 직장에서 쫓겨난 두 친구의 가정까지 책임져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활화산 2대 보컬이 된 '00년대 얼굴천재'
▲장근석이 보컬로 합류하면서 '아저씨 밴드' 활화산은 영화 속에서 전혀 다른 대우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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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보기에 <즐거운 인생>은 아저씨들의 유별난 취미생활 정도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세대를 막론하고 갓 스무살이 넘은 '00년대 얼굴천재' 장근석의 매력에 반하지 않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장근석은 활화산 해체 후 자연스럽게 생활에 뛰어들며 음악을 잊고 살았던 세 친구들과 달리 밤무대를 전전하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자신이 좋아하던 음악을 하다 세상을 떠난 활화산 리더 상우의 아들 현준을 연기했다.
현준은 활화산의 리드기타 기영을 가뿐히 능가하는 뛰어난 기타연주는 물론 깔끔한 보컬실력까지 뽐내며 단숨에 활화산의 메인보컬에 낙점됐다. 활화산이 홍대 클럽에서 공연할 때 트랜스픽션, 노브레인 멤버들과 반갑게 인사하는 것으로 보아 현준은 예전부터 밴드활동 경험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준을 연기한 장근석은 실제로 일본에서 정규 5집까지 발표하며 가수활동을 겸하고 있다.
2006년 영화 데뷔작 <괴물>을 통해 일찌감치 천만 배우가 된 고아성은 <즐거운 인생>에서는 기영의 사춘기 딸 주희 역으로 출연했다. 평소엔 실직한 아빠에게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무심한 딸로 나왔지만 후반부에는 공연 전날 밤까지 설레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아빠에게 격려의 말을 전한다. 그리고 주희는 공연 당일 친구들을 잔뜩 데리고 공연장을 찾아 함께 공연을 즐기며 아빠의 꿈을 응원한다.
배우 신정근은 이준익 감독의 전작 <라디오 스타>에서 다혈질의 성격으로 번번이 손님과 트러블을 일으키는 최곤을 해고했다가 최곤에게 구타 당하고 그를 고소하는 미사리 카페의 사장으로 출연했다. 신정근은 <즐거운 인생>에서도 죽은 상우가 생전에 일하던 나이트클럽의 사장으로 출연해 활화산의 오디션을 본다. 나이트클럽 사장은 현준이 보컬로 합류한 활화산의 노래를 들은 후 현준에게만 따로 스카우트 제의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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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친구 있으니 인생이 즐겁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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