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헌 PD
이영광
- 자료가 없어서 어려웠을 거 같은데.
"너무 어려웠어요. 임경애씨 같은 경우도 영보자애원으로 가기 전 자료가 전혀 없어요. 거기에 대해서 일하던 사람도 40년 전이니 지금 찾기가 힘들었고요. 동부여자기술원, 대방동부녀 보호소, 시립남부부녀보호지도소 전부 다 여성 수용시설이었기 때문에 그 내부에 있는 사람이 얘기한다는 게 쉽지 않은가 봐요. 겨우 찾은 사람도 사실 얘기를 꺼내는 걸 원치 않았어요."
- 임경애씨는 인천 송림동에 위치한 미용실에서 일했다고 나오던데 그럼 어떻게 부랑인 시설로 간 걸까요?
"거기에 대해 자료도 없기 때문에 추측의 영역이라서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1983년 아드님이 여름방학 때 실종됐거든요. 그럼 7월 말 8월 초인데 최초에 나오는 기록은 동부 여자기술원에 있다가 1983년 9월 17일에 남부 부녀 보호 지도소로 간 걸로 돼요. 그러면 이전에 동부 여자 기술원에 있었다는 얘기겠죠. 근데 어떤 경로로 가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아무 기록이 없어요. 확인할 방법이 쉽지 않은 거죠."
- 임경애씨가 실종되기 전엔 건강에 문제없었던 거죠?
"중이염이 있는 상태로 치료를 빨리 받지 못해서 귀가 잘 안 들렸다고 해요. 그래서 크게 말해야 하는 장애가 있었다고 하니까 그런 부분 보면 건강상 완벽히 정상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근데 그 당시의 표현으로 보면 신상기록 카드에도 임경애씨는 언어 장애와 귀가 어두움이 적혀 있는 거 외에 정신 이상과 정신 박약 항목에 체크가 돼 있거든요. 이에 대해 전문가는 귀가 어두워서 의사소통이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것을 정신적으로 이상이 있다고 해석해버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라고요."
- 방송 보니 임경애씨에 대한 제보를 받았잖아요. 그래서 제보자를 만났는데 제보자는 어떤 사람인가요?
"제보자에 대해서 어떤 사람인지 말하기는 조금 어렵고요. 영보자애원에서 일하셨던 분이죠. 임경애씨와 많이 마주치고 인사는 했는데 임경애씨가 말을 많이 하고 살가운 스타일은 아니었었대요. 그래서 대화를 많이 해본 적은 없다고 얘기하셨어요."
- 임경애씨가 시설에 있을 당시 매일 저녁 약을 먹었다고 나와요. 그게 CPZ(클로르프로마진, 대표적인 조현병 증상 완화제로 항정신성 약물)일 가능성이 있을까요?
"그건 알 수 없죠. 그런데 정리해보자면 임경애씨는 생전에 가족들한테 '그곳에서 자기 전에 약을 먹었다'라고 얘기했어요. 하지만 그 약이 어느 약인지는 몰라요. 영보자애원 측에 확인한 바로는 임경애씨가 먹었던 약은 고혈압 약밖에 없고 그 약은 이뇨 작용이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아침에 복용 지도를 했대요. 그래서 밤에 먹인 적은 없다는 거예요. 서로 의견이 달라요 그런 부분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것이고요."
- CPZ는 다른 부랑인 시설에서 사람에게 먹인 건가요?
"제일 최근 조사에서 밝혀졌던 핵심이 그거였죠. 형제복지원에서 많은 양의 CPZ를 구매해서 입소자들한테 먹였고 그게 정신 이상자가 아니더라도 제압을 위한 용도로 많이 먹였다는 얘기가 있었고 그 외에 인천 지역에 있었던 삼영원이라는 수용 시설에 단순한 정신박약으로 판정 났음에도 불구하고 CPZ를 계속 투약량을 늘리면서 처방했던 진료 기록이 남아 있어요. 그래서 여러 시설에서 CPZ를 처방했던 건 맞아요. 그리고 보통 요양원에 정신 질환자들이 있기 때문에 거기는 처방은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먹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근데 정말 치료의 목적인가죠. 그 당시 치료가 아닌 통제나 제압을 위한 용도도 있었다는 부분에 대한 명확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거죠."
- 형제복지원 취재도 하셨는데 어떠셨어요?
"마음이 무거웠어요. 왜냐하면 그 상황에 어떻게 끌려갔고 가니까 어떻게 했고 이 얘기를 그분들은 다시 떠올려서 얘기해야 하는 거잖아요. 그것 자체도 굉장히 괴로운 일이거든요. 그 얘기를 우리가 편집 과정에서 몇 번씩이나 돌려보면서 듣는 것도 힘든 일이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바로잡히고 여기에 대한 어떤 진실이 드러나길 원하기 때문에 감수하고 몇 번씩이나 인터뷰하고 거기에 대한 이야기를 되뇌면서 얘기 해주는 게 죄송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죠."
- 취재하며 느낀 점 있을까요?
"이것이 1980년대 초반에 있었던 일이라거나 과거의 일이라는 거로 끝낼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여기 있던 사람들은 피해를 그때 받았다고 해서 지금은 괜찮은 게 아니거든요. 지금도 피해는 계속 받는 거예요. 그렇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 인정을 하고 거기에 대해서 사과하고 거기에 대한 현재 생활에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후속 조치를 해줘야죠. 한종선씨 인터뷰 중에 그런 얘기가 있어요. 그러니까 국가가 찾아내 줘야 된다고요. 분명히 나서지 못하는 피해자들이 있는데 그 피해자들을 찾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고 거기에 대해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는 거예요. 이번에 취재했던 것도 그런 의도였죠."
- 취재했지만 방송에 담지 못한 게 있을까요?
"제보자의 얘기 등 못 낸 것들이 있죠. 그건 여기서도 말씀드릴 수 없고요. 좀 더 실질적인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형제복지원 외에 다른 시설 피해자들은 많이 얘기를 듣지 못한 게 아쉬웠고요. 형제복지원 분들은 얘기가 다 못 쓸 정도로 너무 안타까운 일들이 많아서 이걸 못 내서 아쉽다기보다는 그 사연 자체가 너무 안타까웠어요."
- 어떤 게 있었나요?
"그 안에서 있었던 비인간적인 행태들이죠. 그리고 형제복지원 같은 경우 관리자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수용자가 수용자를 억압하는 상황들로 매뉴얼을 만들었거든요. 거기 관리직 사람들도 똑같이 수용자예요. 거기서 관리직 권한을 줌으로써 수용자가 서로 감시하는 형태가 되는 거예요. 그러니 피해자가 곧 가해자로 돼 버리는 거죠. 그런 상황들이 너무 비인간적인 거죠. 그런 부분들을 조금 더 알려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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