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소년 철수(왼쪽)는 순이가 머리를 쓰다 듬으면서 칭찬해 주는 것을 유난히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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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시대를 초월해 관객들에게 가장 꾸준한 사랑을 받는 장르 중 하나가 바로 남녀 간의 사랑을 다룬 '멜로'다. 아무래도 극장의 주요 고객이 10~30대 여성이기 때문에 멋진 남녀주인공이 펼치는 애틋한 사랑이야기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공감능력이 뛰어난 여성 관객들에게 통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영화가 소위 '대박'을 치기 위해서는 평소 극장에서의 영화관람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 그리고 남성관객들의 취향도 같이 공략해야 한다.
<늑대소년>이 등장하기 전까지 역대 최다관객을 모은 멜로 영화는 2012년 3월에 개봉했던 <건축학개론>(410만)이었다. 하지만 <건축학개론>이 개봉한 지 6개월이 지난 2012년10월에 공개된 <늑대소년>이 연말에 개봉한 감독판을 합쳐 전국 7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건축학개론>의 기록을 여유 있게 갈아 치웠다. 그리고 <늑대소년>이 세운 역대 멜로영화 최다관객 기록은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상업영화 주연 데뷔작이었던 <과속스캔들>을 통해 820만 관객을 모으며 일약 대형신인으로 급부상했던 박보영은 이후 소속사 문제로 제법 긴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복귀작이었던 <미확인 동영상: 절대클릭금지>가 86만 관객에 그치며 슬럼프에 빠지는 듯 했던 박보영은 <늑대소년>으로 7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여전한 티켓파워를 과시했다. 그리고 박보영의 인기는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과 <힘 쎈 여자 도봉순>으로 이어졌다.
사람이 늑대로 변하는 무서운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올 수 있었던 이유는 영화 내내 철수(송중기 분)가 늑대로 변하는 장면이 단 두 번 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시간들은 순이(박보영 분)네 집에 함께 살게 된 철수가 인간들의 삶에 적응하면서 순이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영화 막판 산 속에서 순이가 철수의 뺨을 때리며 욕을 하다가 사과하는 것을 반복하는 장면은 상당히 애틋하게 표현됐다.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조성희 감독은 2010년 옴니버스 영화 <사사건건>으로 데뷔한 후 2011년에는 박해일이 출연한 저예산 영화 <짐승의 끝>을 연출했다. 첫 상업영화였던 <늑대소년>으로 흥행감독이 된 조성희 감독은 2016년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로 140만 관객을 동원했다. 하지만 2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SF영화 <승리호>는 코로나19 여파로 극장개봉을 하지 못하고 작년 9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유연석은 한국 멜로영화의 빌런 전문배우?
▲<응답하라1994>의 칠봉이를 만나기 전까지 유연석은 한국영화에서 빌런전문배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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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2022년 현재 어떤 드라마나 영화 제작사에서 남자 주인공 투톱으로 송중기와 유연석을 캐스팅했다면 그 작품은 엄청난 화제작으로 대중들의 많은 기대를 모을 것이다. 하지만 2012년은 유연석이 <응답하라1994>의 칠봉이를 만나기 전이었기 때문에 유연석의 <늑대소년> 출연은 큰 화제가 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유연석은 역대 한국 멜로영화 흥행 1,2위 작품인 <늑대소년>과 <건축학개론>에서 모두 메인빌런(?)을 연기했다.
상반기 <건축학개론>에서 승민(이재훈 분)을 아프게 하는 선배 재욱 역을 맡았던 유연석은 하반기 <늑대소년>에서는 순이에게 흑심을 품은 지태를 연기했다. 순이 가족들이 살 수 있는 집을 마련해 줄 정도로 순이에게 연정을 품고 있는 거 같지만 정작 자신은 다른 여자와 술을 마시며 음주운전을 하다가 염소농장 울타리를 부수고 그 사고를 철수에게 뒤집어 씌운다. 결국 지태는 순이를 구타하다가 늑대로 변신한 철수에게 물어 뜯겨 살해 당한다.
연극과 영화,드라마를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배우 장영남은 <늑대소년>에서 순이의 엄마를 연기했다. 순이를 비롯한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야생에서 살았던 철수를 무서워하고 경계하는 것과 달리 순이엄마는 철수를 집에 들여 밥도 주고 목욕도 시켜 주면서 아들처럼 키운다. 실제로 순이엄마는 철수가 시장 호떡집 앞에서 입맛을 다시다가 호떡집 사장에게 혼이 날 때 "왜 남의 집 애한테 윽박을 지르고 그래요"라며 철수를 두둔했다.
<늑대소년>에는 훗날 천만 영화 두 편에 출연했고 2019년황금촬영상과 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대배우(?)가 조연으로 출연했다. 바로 순이의 동생 순자 역을 맡은 김향기다. 언니 순이가 내성적이다 못해 다소 폐쇄적인 성격을 가진 것과 달리 순자는 이사 오자마자 같은 동네에 사는 남매를 친구로 만들 정도로 넉살이 좋다. 순자는 말도 통하지 않는 철수와 함께 공놀이를 하면서 언니 못지 않게 철수의 인간세상 적응에 도움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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