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안우진
연합뉴스
또한 이영하-김대현 사건으로 인해 덩달아 주목받게 된 것이 학폭 전력이 있는 김유성의 프로 지명 여부다. KBO는 오는 15일 2023 신인드래프트를 앞두고 있다. 현재 고려대학교 야구부 소속의 2학년 김유성도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할 예정이다.
김유성은 지난 2020년 8월 열린 2021 신인드래프트에서 NC 다이노스로부터 1차 지명을 받았으나 중학교 시절 학폭 가해 혐의로 받은 징계가 확인되면서 지명이 철회됐다. 학폭 가해자를 프로구단이 지명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의 비난이 빗발치며 NC는 손해를 감수하고 결단을 내려야했다. 이는 아마추어 야구에 만연한 학폭과 군기잡기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다.
김유성은 대안으로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받은 1년의 출전정지 징계도 모두 완수했다. 현재로서는 법적-제도적으로 김유성의 신인드래프트 참가와 지명을 막을 근거는 더 이상 없다. 지난 1차 지명이 증명하듯 이미 재능은 충분히 갖춘 선수이기에 구단들 입장에서는 김유성의 지명을 두고 고심할 법 하다.
다만 대중의 시각은 여전히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김유성을 드래프트에서 선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있다. 피해자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반성의 과정이 부족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학폭 전과가 있는 김유성이 프로에 입성한다면 그를 뽑은 구단은 상당한 비판을 감수해야하고, 클린베이스볼을 강조해온 KBO리그에도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유성에 대한 호불호와는 별개로 절차와 원칙없이 여론에 휘둘려 김유성의 지명을 또다시 막는 것은 과도한 이중징계라는 반론도 나온다.
김유성과 자주 비교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안우진이다. 그는 고교 3학년 때 야구부 후배를 폭행한 혐의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자격정지 3년 징계를 받았다. 학폭 외에도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한 술판 논란의 주범중 하나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안우진을 지명했던 히어로즈 구단 역시 덩달아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그런데 올시즌 안우진이 KBO리그에서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면서 상황이 다소 미묘해졌다. 안우진은 올해 11승(6위)승 7패, 176탈삼진(1위), 평균자책점 2.21(2위) 등 뛰어난 성적을 남기며 리그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했다. 엄청난 활약으로 국가대표 발탁과 해외 진출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경기력과 성적만 보면 자격이 충분하지만 문제는 안우진이 학폭 전력으로 인하여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아마추어 대회에 영구적으로 출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년 열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주관하는 프로 대회라 자격 제한에 해당되지 않는다.
규정상 KBO가 WBC에서 김유성을 국가대표로 선발할 수는 있지만, 아무리 실력이 있다고 학폭 논란이 있는 선수에게 나라를 대표하는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태극마크를 달아주는 것에 부정적인 반응이 만만치 않다. 김유성의 프로 지명 여부와 마찬가지로 자칫 학폭 선수에 대하여 야구계가 면죄부를 주는 듯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학폭이 프로야구 뿐만이 아니라 체육계 타 종목, 나아가 사회 전반으로도 단호하게 꼭 뿌리뽑아야 할 악습이라는 것은 이제 어느 정도 사회적 공감대와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학폭을 청산하는 것은 아직 여러 가지 절차와 이해관계가 걸려있어서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아마추어에 남아있는 학폭의 관행을 어떻게 근절할 것인지, 학폭 전과가 드러난 선수에 대한 처우에 대한 형평성 문제 등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무엇보다 안우진의 국대 발탁과 김유성의 프로 지명을 둘러싼 논란에서 보듯이, 아직도 '야잘용(야구만 잘하면 다 용서된다)'이라는 논리가 유효한지는, 야구계가 앞으로 학폭 논란에 대하여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통해 명확히 알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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