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예지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tvN 수목 드라마 <이브>가 막을 내렸다. 21일 방송된 <이브> 최종회에서는 이라엘(서예지), 강윤겸(박병은), 한소라(유선), 서은평(이상엽)등 애증의 복수극 속에 엇갈린 인물들의 결말이 그려졌다.
이라엘은 강윤겸을 사랑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복수를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 한소라는 김정철(정해균)과 합세하여 이라엘을 처리할 계획을 세운다. 한소라가 딸 강다비를 구실로 강윤겸을 잠시 유인해낸 사이, 김정철은 별장에 홀로 남겨진 이라엘을 습격한다.
이라엘은 격렬한 몸싸움 끝에 김정철에게 목이 졸려 생명의 위기에 처했지만 때마침 돌아온 강윤겸이 김정철을 쓰러뜨리고 이라엘을 구해낸다. 이성을 잃은 강윤겸은 그대로 김정철의 목을 졸라 살해하고 만다. 정신을 차린 이라엘이 강윤겸을 말렸지만 김정철은 이미 사망한 뒤였다.
잠시후 이성을 찾은 강윤겸은 "저 남자는 내가 죽인 거다. 당신은 아무 것도 모르는 거야"라며 모든 책임을 자신이 뒤집어쓰고 자수하려고 한다. 강윤겸은 이라엘에게 "당신은 좋은 사람이다. 거짓말하거나 남을 미워하는 성격이 못된다. 그런 사람이 그렇게 독하게 살았으니 얼마나 고통스러웠겠나. 앞으로는 천성대로 살라"고 당부한다.
놀란 이라엘은 "혼자 뒤집어쓸수 없다. 내가 경찰에 이야기하겠다"고 반대하지만 그 순간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 강윤겸은 이라엘이 마신 물에 몰래 수면제를 타 놓았던 것. 강윤겸은 서은평을 불러 대신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부탁한다.
별장 밖에서 지켜보고있던 한소라는 경찰이 김정철의 시신을 운구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여기에 변호사로부터 강윤겸과의 이혼 판결이 내려졌다는 전화를 받고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다. 망연자실한 한소라는 얼굴에 괴기스러운 화장을 칠하더니 미친 듯이 웃음을 터뜨렸다.
한소라는 의식을 잃은 이라엘을 자동차로 몰래 납치한다. 한소라는 이라엘에게 "너와 난 같은 하늘에서 살 수 없다. 네가 죽어야한다"며 분노한다. 이라엘이 사라진 것을 파악한 강윤겸과 서은평은 한소라의 차량을 추격한다. 정신을 찾은 이라엘은 몰래 포박을 풀고 한소라에게 달려들어 몸싸움을 벌였다.
이라엘은 한소라의 칼에 찔려 위기에 처한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돌연 냉소를 터뜨린 이라엘은 "어떻게 해도 넌 날 못 이겨, 사랑이란걸 받아본 적이 없어서, 사랑이 뭔지 모르잖아. 비참한 인생"이라면서 한소라를 조롱한다. 분노한 한소라가 이라엘을 다시 찌르려고 하는 순간, 강윤겸과 서은평이 나타나 이라엘을 구해낸다.
서은평이 이라엘을 차밖으로 데려나온 사이, 강윤겸은 한소라를 막아서고 차문을 닫아건다. 강윤겸은 '이건 내가 끝내야돼'라고 결심한다. 강윤겸은 한소라를 바라보며 "다비 엄마, 정말 미안해"라고 사과하고, 다시 이라엘을 응시하며 눈물을 글썽인다. 운전대를 잡은 강윤겸은 그대로 차를 몰아 난간으로 떨어지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충격을 받은 이라엘은 오열하고 서은평 역시 망연자실한다.
강윤겸은 현장에서 사망하고, 중태에 빠졌던 한소라는 목숨은 건졌지만 기억을 잃고 정신병원에 수감된다. 딸 한소라에게 뒤통수를 맞고 감금되었던 한판로는 지하실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서은평은 강윤겸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져있는 이라엘에게 강윤겸이 남긴 유품을 전한다. 이라엘은 탱고 교재를 보면서 강윤겸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린다. 강윤겸은 자신의 재산을 모조리 이라엘에게 상속해놓은 상태였다.
정신병원에 수감된 한소라를 찾아간 이라엘은 자신을 알아보지못하는 한소라에게 거울을 건넨다. 사고의 후유증으로 얼굴이 크게 망가진 한소라는 거울을 보고 충격에 빠진다. 이라엘은 "너 자신이 그런 거다. 기억을 지우는 것도 그럴 자격이 되는 사람이나 누리는 거다. 강윤겸은 죽었다. 이 손으로 사랑하는 남편도 죽인 거다"라며 한소라의 기억을 일깨운다.
이어 이라엘은 "죽지마 이제, 자기가 저지른 일, 그 안에서 살아가는게 진짜 지옥이니까"라고 마지막 일침을 날리고, 절규하는 한소라를 내버려둔 채 등을 돌린다.
이라엘과 서은평은 진실을 알고있는 문도완(차지혁)에게 자수해서 진실을 밝히고 죄값을 치를 것을 종용한다. 문도완은 법정에서 LY그룹의 추악한 비리를 모두 폭로하고, 한판로는 지하실에서 비참한 시체로 뒤늦게 발견된다.
이라엘은 강윤겸이 남긴 유산을 활용하여 기업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비영리재단으로 전환시킨다. 모든 복수를 마친 이라엘은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떠난다. 시간이 흘러 여전히 이라엘을 마음에 담아두고있던 서은평은, 대통령 비서실장직에 사표를 내고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이라엘을 따라갈 것을 암시하며 열린 미래를 예고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한 클럽에서 공연을 마친 이라엘은 관객들과의 대화에서 "진정한 사랑은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주는 것이다. 저도 지난 날을 묻고 미래로 나아가려한다. 무엇이 될지 모르지만 분명 좋을 것 같다"며 미소를 짓고 자유로운 새 출발을 다짐한다. 이라엘은 '우리가 정말 우연히 만났다면 어땠을까.'라며 강윤겸과의 추억을 회상하는 것으로 드라마는 막을 내린다.
<이브>는 부모의 처참한 죽음 이후 인생을 바쳐 복수를 설계했던 한 여자의 격정멜로 복수극을 표방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과 강렬한 마라맛 전개로 '여성판 몬테크리스토', '제 2의 <펜트하우스>'라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이브>는 작품 외적으로는 주연배우 서예지를 둘러싼 논란, 작품 내적으로는 공감대가 결여되고 자극적인 서사에 발목이 잡혔다. 서예지는 사실상 원톱 주연으로 나선 <이브>에서 몸을 사리지않는 열연을 펼쳤다.
문제는 하필 서예지가 연기한 이라엘의 캐릭터가 공교롭게도 남자를 유혹하고 조종한다는 설정에서 그의 과거 논란을 떠올리게 했다는 점이다. 또한 서예지의 화려한 패션과 여러 자극적인 볼거리에도 불구하고 히로인으로서 이라엘의 캐릭터 역시 그리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극 전개상 억울하게 죽은 가족의 복수라는 명분이 있다고는 하지만, 여러 사람을 꼭두각시처럼 이용하는 이라엘의 모습, 여성 개인이 권력자들을 상대하는 복수의 수단이라는게 고작 몸을 활용한 '미인계'나 '불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한소라와 한판로 부녀가 메인 빌런(악당)으로 부각되었을뿐, 이라엘 역시 또다른 악인에 불과했다. 반면 남자주인공인 강윤겸과 서은평은 드라마 내내 이라엘에게 휘둘리고 일방적으로 희생하기만 하는 답답한 캐릭터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브>가 비슷하게 복수극이나 여성들의 대결(혹은 연대)를 테마로 내세운 <펜트하우스>,<부부의 세계>,<마인>, <그린마더스클럽> 등에 미치지 못한 이유다.
배우의 출중한 연기력이나 작품적인 완성도로 빈틈을 만회할 수 있었다면 그나마 좋았겠지만 이마저도 총체적 난국이었다. <이브>는 방송 내내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대사와 황당한 설정이 속출했다. 이러다보니 극중 상황은 심각한데 정작 시청자들은 피식 웃음을 터지게 만드는 장면이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문제의 '헬륨가스' 장면이다. 지난 6월 29일 방송분에서 이라엘이 장문희(이일화)를 협박하며 복수심을 드러내는 장면에서 서예지는 스스로 목을 조르며 "날 지옥에 빠트린 놈들의 숨통을, 내가 끊어줘야죠"라는 대사를 했다.
그런데 연기에 너무 몰입했는지 목을 너무 세게 조르며 대사 중간에 서예지의 목소리가 마치 헬륨가스를 마신 것처럼 쇳소리로 바뀌는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또한 선정적인 노출신 등 개연성보다 '보여주기' 식에 치중한 장면들은 오히려 극의 몰입감을 깨뜨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종회에서 복수를 다짐한 한소라가 자동차안에서 갑자기 얼굴에 아이라인과 립스틱을 마구잡이로 덧칠하며 피에로같은 몰골이 되어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도 오히려 코믹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더구나 수면제를 마시고 별장에 잠들어있던 이라엘을, 한소라가 어떻게 혼자서 차까지 사람들의 눈까지 피하며 차까지 몰래 운반해올 수 있었는지, 왜 굳이 이라엘에게 바로 복수하지않고 의식을 찾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반격당하는 빌미를 제공했는지, 논리적으로 설명이 되지않는 장면들도 많았다.
<이브>는 결국 종영까지 극의 메시지나 완성도보다는 기상천외한 설정으로 기억에 남았다는 평가를 벗어나지 못했다. 논란을 딛고 재기를 꿈꿨던 서예지에게도 연기력과 인기, 그 어느 것도 잡지 못한 아쉬운 복귀작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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