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을 꺾었던 멕시코계 파이터들의 맞대결은 오르테가(왼쪽)의 부상으로 다소 허무하게 끝났다.
UFC
'코리안 좀비' 꺾었던 멕시코계 파이터
지난 2017년 2월 3년 6개월 만의 복귀전에서 버뮤데즈를 KO로 꺾으며 화려한 컴백을 알렸던 정찬성은 프랭키 에드가와의 경기가 잡혔다가 에드가가 이두근 파열 부상을 당하면서 상대가 로드리게스로 변경됐다. 당시만 해도 로드리게스는 한창 떠오르던 신예 파이터로 태권도와 복싱을 기반으로 한 화려한 타격의 소유자지만 정찬성이 복귀 후 전적을 쌓아 나가기엔 크게 어렵지 않은 상대로 보였다.
실제로 정찬성은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신예 로드리게스를 상대로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 나갔고 로드리게스는 경기 내내 이렇다 할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정찬성의 무난한 판정승이 확실시되던 5라운드 막판 로드리게스를 향해 돌진하던 정찬성은 로드레게스가 날린 팔꿈치 공격에 맞으며 그대로 실신 KO패를 당했다. 경기가 끝난 시간은 5라운드 4분59초. 로드리게스로서는 그야말로 극적인 '버저비터 역전승'이었다.
로드리게스에게 대역전 KO패를 당한 정찬성은 7개월 후 모이카노를 58초 만에 가볍게 꺾고 충격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연말 UFC 부산대회에서 오르테가를 상대로 메인이벤트를 치를 예정이었다. 오르테가는 당시만 해도 전 챔피언 맥스 할러웨이를 제외한 그 어떤 상대에게도 패한 적이 없는 페더급의 강자였다. 따라서 정찬성이 오르테가만 꺾으면 타이틀전으로 직행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오르테가는 훈련도중 십자인대 부상을 당해 부산대회 출전이 취소됐고 정찬성의 상대는 에드가로 바뀌었다. 정찬성은 전성기가 지난 에드가를 1라운드 KO로 꺾은 후 당시 챔피언이었던 볼카노프스키를 소환했지만 정찬성이 볼카노프스키를 만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오르테가라는 산을 넘어야 했다. 결국 정찬성과 오르테가는 2020년10월 UAE의 아부다비에서 격돌했다.
오르테가는 정찬성이 로드리게스전에서 그랬던 것처럼 정찬성을 상대로 거리를 유지하며 유리한 경기를 이끌어갔다. 특히 2라운드 강력한 팔꿈치 공격을 적중시키면서 완전히 승기를 잡았다(실제로 정찬성은 2라운드 팔꿈치 공격을 허용한 후 사실상 기억을 잃은 채 나머지 라운드에 임했다고 밝혔다). 결국 오르테가는 정찬성을 만장일치 판정으로 꺾고 볼카노프스키와의 타이틀전으로 직행했다.
타이틀전 가까워진 로드리게스, 챔피언의 선택은?
오르테가와 로드리게스는 부모님이 모두 멕시코 이민자라는 공통점이 있어 멕시코 팬들에게 뜨거운 지지를 받는 파이터들이다. 실제로도 친분이 있는 두 선수는 그 동안 어지간하면 옥타곤에서 맞붙지 않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오르테가와 로드리게스 모두 페더급에서 활약하는 만큼 어느 한 선수가 체급을 바꾸지 않는 한 정상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반드시 격돌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오르테가가 꾸준히 옥타곤에 오르며 페더급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에 비해 로드리게스는 2018년 정찬성, 2019년 제레미 스티븐스를 꺾은 후 끊임없이 볼카노프스키와의 타이틀전을 요구했다. 그러던 작년 11월 2년 1개월 만에 올라온 옥타곤에서 할러웨이에게 판정으로 패했고 다시 8개월 만에 오르테가를 상대로 경기를 치렀다. 경기감각이나 경험으로 보면 로드리게스보다는 오르테가가 한 수 앞설 거라는 전망이 우세했던 이유다.
하지만 결과는 격투팬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나왔다. 1라운드 타격공방부터 오르테가에게 우위를 차지한 로드리게스는 1라운드 후반 하위 포지션에서 오르테가의 팔을 잡고 암바를 시도했다. 오르테가는 암바그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리해서 힘을 썼고 이 과정에서 어깨가 탈골되는 부상을 당하면서 그대로 경기가 끝나고 말았다. 오르테가로서는 대단히 허탈하고 아쉬운 패배였지만 결과를 돌이킬 수는 없었다.
로드리게스는 경기가 끝난 후 챔피언 볼카노프스키를 부르며 타이틀전을 치르자고 요구했다. 하지만 볼카노프스키는 할러웨이와의 3차전을 끝낸 후 라이트급 도전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UFC의 데이나 화이트 회장 역시 볼카노프스키가 라이트급에 도전할 경우 로드리게스와 페더급 4위 조쉬 에멧의 잠정 타이틀전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분명한 사실은 로드리게스의 승리로 페더급의 타이틀 전선이 더욱 흥미로워졌다는 점이다.
한편 이 대회 언더카드 3번째 경기에 출전했던 한국의 라이트헤비급 파이터 정다운은 랭킹15위 더스틴 자코비와의 대결에서 1라운드 3분13초 만에 펀치에 의한 KO로 패하고 말았다. UFC 데뷔 후 4승1무의 전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던 정다운은 라이트 헤비급 랭킹진입의 중요한 고비였던 자코비전에서 패하며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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