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음 소희>의 공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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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배두나라는 존재가 중요했다. <도희야>로 인연을 맺은 배두나에게 감독은 시나리오를 탈고하자마자 건넸다고 한다. 정주리 감독은 "누구보다 이 영화가 꼭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셨는데 그 말이 영화를 만드는 내내 큰 힘이 됐다"며 배두나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사실 시나리오를 건넬 때 걱정도 있었다. 제발 내가 쓴 대로 봐주셨으면 했는데 온전히 이해해 주셨다. 이번에 함께 못 오게 돼서 너무 아쉽다. 마치 커다란 구멍이 난 것 같은 느낌이다."
중심 캐릭터 소희를 연기한 김시은도 감독에겐 행운이었다. "꽤 캐스팅이 오래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었는데 조감독님이 소개해 주셔서 만나게 됐다. 시나리오를 어떻게 봤는지 묻는데 이 영화가 꼭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며 정 감독은 "자기가 꼭 하고 싶다고 말하지 않는 모습에서 비범함을 느꼈다"라고 일화를 전했다.
혹자는 첫 장편과 두 번째 장편 영화 주인공 이름이 모두 희자 돌림이라는 사실에 궁금증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정주리 감독은 이 말에 웃으며 "정말 우연"이라며 "권여선 작가의 단편 중 <손톱>이라는 소설이 있는데 그 작품 주인공 이름이 소희라 거기서 따왔다"라고 말했다.
"제목은 영화화를 결심한 순간 거의 동시에 떠오른 것이다. (피해자가 된) 소희의 다음이 누가 될 수도 있고, 소희도 누구의 다음이었을 수도 있다. 우리 사회가 물론 많은 게 개선되고 좋아졌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많이 모르는 사실들이 존재하잖나. 계속해서 누군가는 그 얘기들을 해야 사회가 더 나아지지 않을까. 유진이라는 인물이 바로 그런 희망이 담긴 캐릭터였다."
26일 오전(현지 시각 기준) <다음 소희>의 첫 상영장엔 관객들이 자리를 꽉 채웠다. 상영 중간에 종종 웃음이 나오기도 했고, 영화가 끝나자 관객들은 박수를 보내며 화답했다.
"이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는데 생각보다 도중에 극장 밖으로 나가시는 분이 없어서 놀랐다. 영화의 힘이라는 게 있다는 걸 실감한다. 아직 후반작업 과정이 남아있다.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올해 칸에 올 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 했다. 와서 보니 새삼 우리나라 영화 위상이 엄청나다는 걸 느낀다. 감사한 일이다. 어쩌면 우린 진작부터 그랬는데 이제야 알아봐 준다는 기분도 든다. 처음 칸에 왔을 땐 관객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걱정도 많았다. 나 혼자만의 이야기 아닐까 싶었는데 제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까지 공감해 주셨다. 그런 경험으로 제가 아무리 작은 주제, 작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관객들은 어디선가 공감해 주신다는 믿음 같은 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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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