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가수 게일(GAYLE)의 'abcdefu'는 틱톡 등 숏폼 플랫폼에 힘입어 빌보드 핫 100 차트 3위에 올랐다.
워너뮤직코리아
글래스 애니멀스가 쾌거를 올리고 있는 동안, 2004년생 신인 여성 가수 게일(GAYLE) 역시 의미 있는 역주행을 이뤘다. 게일(GAYLE)의 'abcdefu'는 2021년 8월에 발매된 곡이지만, 이 곡이 조명받은 데에는 시간이 필요했다. 2021년 8월 발매된 이 곡은 발매로부터 5개월 이상 지난 2022년 1월 18일, 빌보드 핫 100 차트 10위권(9위)에 진입했다.
게일은 올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상을 수상한 올리비아 로드리고(Olivia Rodrigo)의 'Good 4 U'처럼 팝펑크 사운드 위에서 과격한 어조로 전 남자친구를 저격한다. 이 곡 역시 틱톡 등의 숏폼 플랫폼에서 1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바람을 탔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노래는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현재 틱톡이 팝계에 행사하는 영향력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2019년을 강타하면서 빌보드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핫 100 차트 1위를 차지한 래퍼 릴 나스 엑스(Lil Nas X)의 'Old Town Road' 역시 틱톡 영상으로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한 곡이다. 릴 나스 엑스는 '틱톡이 내 인생을 바꿨다'며, 자신이 이 플랫폼의 수혜자라는 사실을 명확히 했다.
이 뿐 아니라, 오래전 히트했던 노래가 다시 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경우 역시 있다. 켈리 클락슨이 2011년 발표했던 'Stronger(What Doesn't Kill You Make You)', 심지어 1970년대 '블록버스터 밴드'로 불렸던 플리트우드 맥의 'Dreams' 역시 틱톡을 통해 재조명받았다. (플리트우드 맥은 이 열풍에 부랴부랴 틱톡 계정을 신설하기도 했다.)
누구든 즉석에서 간단하게 기발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이 콘텐츠가 밈(meme)이 될 수 있다는 것은 틱톡의 매력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틱톡을 바라보는 시선은 서양권의 뜨거움과는 사뭇 달라 보인다. 유튜브 영상을 재생하기 전 등장하는 자극적인 광고, 그리고 '중국산 플랫폼' 자체에 대한 거부감 등, 틱톡에 대한 반감 정서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
이 때문일까. 팝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역주행은 우리에게 조금 낯선 일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틱톡에 대한 호불호와 상관없이, 숏폼 플랫폼에 대해 관심이 없다면, 오늘날의 팝계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떤 노래가 수개월, 혹은 수년의 시간을 넘어 선택받을지, 더욱 예상하기 힘들게 되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