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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에게 찾아온 희망' 삼성 썬더스, 원주 잡고 첫 2연승

[프로농구] 삼성 썬더스, 원주 DB에 89-74 승리... 2연승 질주

22.03.05 10:23최종업데이트22.03.0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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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삼성 김시래
서울 삼성 김시래 KBL
 
'꼴찌의 반격'이 시작됐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가 확 달라졌다. 이규섭 감독대행이 이끄는 삼성은 4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원주 DB를 89-74로 제압하며 2연승을 내달렸다.
 
삼성은 지난 2일 고양 오리온을 상대로 9연패·원정 18연패의 불명예 행진을 끊어낸 뒤, 곧바로 다음 경기에서는 올시즌 구단 첫 연승이라는 의미있는 기록까지 세웠다. 삼성의 연승은 2020-2021시즌이던 2021년 2월 18일 이후 무려 369일 만이다. 더구나 삼성이 올시즌 4라운드까지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DB을 공수 양면에서 압도하며 첫 승리를 거뒀다는 것도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간판스타 김시래는 DB전에서 17점 11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프로 데뷔 첫 트리플 더블을 달성하는 경사를 누렸다. 직전 경기인 오리온전(21점 9리바운드 12어시스트)에서도 맹활약을 펼쳤으나 리바운드 1개가 부족하여 아쉽게 트리플더블을 놓쳤던 김시래는 바로 다음 경기에서 아쉬움을 털어내며 본인이 왜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인지를 증명했다.

삼성은 불과 2월까지만 해도 구단 역사상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일찌감치 유력한 꼴찌 후보로 예상된 삼성은 시즌 초반에는 그나마 5할에 근접한 승률로 선방하는 듯 했으나 주포 아이제아 힉스의 부상 이탈을 기점으로 2라운드 중반부터 최하위로 추락했다. 새해 초까지는 올 시즌 프로농구 최다인 11연패를 당하기도 했으며 1월 7일 가스공사전에서 간신히 연패를 탈출했으나 또다시 9연패에 빠지는 등, 3라운드부터 코로나 휴식기 직전까지 치른 21경기에서 무려 1승 20패라는 참담한 성적을 기록했다.
 
경기 외적으로도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팀이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천기범이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적발되어 팬들의 공분을 샀다. KBL로부터 중징계를 받고 여론의 거센 비난까지 직면한 천기범은 부담을 이기지못하고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이상민 감독은 성적부진과 선수단 관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1월 26일 전격 사퇴했다. 삼성 역사상 최장수 감독이자 프로농구 최고의 스타플레이어 출신 지도자로 꼽혔던 이상민의 씁쓸한 퇴장은 팬들에게도 큰 충격을 줬다.
 
삼성은 이규섭 감독대행 체제로 분위기 전환에 나섰지만, 감독교체 이후에도 5연패를 거듭하며 상황은 쉽게 개선되지 않았다. 삼성은 코로나 휴식기 직전까지 10개구단중 유일하게 1할대 승률(7승 32패, 승률 .179)에 머물렀다.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일찌감치 좌절됐고, 구단 역대 단일시즌 최저승률이었던 2014-2015시즌과 2018-2019시즌(11승 43패, 승률 .204)의 불명예 기록 경신이 우려될 정도의 페이스였다.
 
하지만 2주에 걸친 코로나 휴식기가 삼성에서는 가뭄의 단비같은 전화위복이 됐다. 일다나 에이스 힉스가 부상을 털고 팀에 복귀했으며 재키 키마이클이 대체 선수로 합류했다. 외국인 선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삼성은 팀에 녹아들지 못했던 토마스 로빈슨과 부상을 당한 다니엘 오셰푸와 결별하며 외국인 선수 진용을 새롭게 정비했다. 두 선수 모두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지만 국내 선수들과의 호흡이나 안정감은 훨씬 나아졌다는 평가다.
 
삼성은 시즌 초반 1라운드에서 4승 5패로 돌풍을 일으켰을 때도 이른바 '힉시래(힉스+김시래)'조합을 앞세운 투맨 게임이 상당한 위력을 발휘했다. 실제로 힉스가 복귀하면서 김시래가 덩달아 살아나며 2경기 연속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보여준 것이 효과를 증명한다.
 
내외곽에서 중심이 잡히자 그동안 부진하던 삼성 국내 선수들의 경기력도 함께 살아났다. 리그 최저 득점(73.7점)에 그치고 있는 삼성이지만 최근 2연승 동안에는 연달아 80점대 팀득점(83-89점)에 5할대에 육박하는 야투율을 기록하며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상민의 마지막 유산'으로 꼽히는 이원석의 성장세도 눈여겨볼만하다. 이원석은 고양 오리온전에서 10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연패 탈출에 기여한 데 이어, DB전에서는 무려 21점(야투 10/16) 5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프로 데뷔 이후 최다득점-최다 야투 성공 커리어하이 기록까지 달성했다.
 
이원석은 쟁쟁한 선수들이 많았던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이정현(오리온), 하윤기(KT) 등을 제치고 1순위로 삼성에 지명됐다. 이원석도 출전시간 대비 활약을 보여줬지만 득점력과 높이열세가 두드러진 삼성의 팀사정상 다른 즉시전력감 신인들과 비교되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시즌 초반 이후에는 장신임에도 상대 빅맨들과의 몸싸움에서 쉽게 밀렸고 수비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도 아쉬움을 드러낸 순간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원석은 경기를 거듭하면서 자신이 왜 1순위로 지명될 가치가 있었는지를 조금씩 증명해가고 있다. 삼성이 연승을 거둔 오리온과 DB는 이승현, 김종규, 강상재 등 쟁쟁한 국가대표급 빅맨들을 보유한 팀이다. 이원석은 대선배들과의 맞대결에서 주눅들지않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장신임에도 빼어난 스피드와 운동능력, 넓은 슛범위까지 갖춘 이원석은 피지컬과 경험치를 더 보완하면 장차 '제2의 김주성'이 될만한 잠재력을 갖춘 선수로 꼽힌다.

2연승을 달렸지만 삼성은 9승 32패로 여전히 9위 전주 KCC(16승 26패)에 6.5게임차나 뒤진 최하위다. 하지만 승률이 2할대를 다시 회복하면서 멀어만 보이던 두 자릿수 승리 진입도 눈앞에 보이고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은 무산되었지만 삼성에겐 아직 13경기가 남아있다. 상대팀들에게는 삼성을 더 이상 만만한 승수쌓기 제물을 위한 '동네북'으로 취급할 수 없게 되며 시즌 막바지 순위판도에 중요한 '캐스팅보트'로 급부상할 수 있다. 올시즌 다사다난한 우여곡절이 많았던 삼성으로서는 팬들에 대한 속죄와 미래를 대비한 희망을 찾기위해서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여 유종의 미를 이뤄야할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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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삼성 김시래 이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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