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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여인' 신한은행 한채진, 출전시간 전체 3위

[2021-2022 여자프로농구] 12일 삼성생명전 15득점10리바운드 활약, 신한은행 5연승

22.01.13 09:22최종업데이트22.01.13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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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삼성생명을 5연패의 늪에 빠트리며 2위 자리를 사수했다.

구나단 감독대행이 이끄는 신한은행 에스버드는 12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 삼성생명 블루밍스와의 홈경기에서 69-67로 승리했다. 5연패를 당한 삼성생명은 7승14패가 되면서 5위였던 BNK 썸에게 공동 4위 자리를 허용했고 5연승을 달린 신한은행은 3위 우리은행 우리원과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리며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14승7패).

신한은행은 유승희가 22득점5리바운드로 팀 내 최다득점을 기록했고 에이스 김단비도 11득점11리바운드3어시스트3스틸4블록슛으로 공수에서 신한은행을 든든하게 이끌었다. 하지만 이날 3점슛3개를 포함해 15득점10리바운드4어시스트2스틸로 활약하며 신한은행에 활력을 불어 넣은 선수는 따로 있었다. 신한은행의 맏언니이자 WKBL 최고령 선수 한채진이 그 주인공이다.

신한은행 유망주, 금호생명 이적 후 잠재력 폭발
 
 2008년 금호생명으로 이적했던 한채진은 11년 만에 '친정' 신한은행으로 복귀했다.
2008년 금호생명으로 이적했던 한채진은 11년 만에 '친정' 신한은행으로 복귀했다.한국여자농구연맹
 
사실 박지수(KB스타즈)처럼 입단할 때부터 엄청난 거물로 평가 받은 선수가 아니라면 아무리 드래프트 상위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단해도 적응기간이나 프로에 어울리는 선수로 성장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프로에 입단할 때 마침 구단이 세대교체를 단행하는 시기와 맞물렸던 박혜진(우리은행)이나 프로 적응이 끝나갈 때 즈음 팀의 간판선수가 다른 팀으로 이적한 안혜지(BNK)처럼 예상보다 주전기회가 빨리 찾아오는 선수도 있다. 

성덕여상 출신으로 200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현대 하이페리온에 지명된 한채진은 현대와 신한은행 시절 많은 출전시간을 보장 받지 못했다. 팀 내에 국가대표급의 걸출한 스타 포워드는 없었지만 선수민, 진미정, 이연화 등 한채진보다 더 많은 경험을 가진 선배 포워드들이 즐비했기 때문이다. 한채진은 공수를 겸비한 다재다능한 포워드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신한은행 시절 출전시간 10분을 채 넘기지 못했다.

신한은행 시절 세 번이나 우승을 차지했음에도 출전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던 한채진은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중하위권을 전전하던 금호생명 레드윙스로 이적했다. '레알 신한'의 조연에 머무르기 보다는 창단한 지 10년도 채 되지 않은 팀에서 더 긴 출전시간을 보장 받으며 마음껏 코트를 누비겠다는 생각이었다. 실제로 과감한 이적을 선택한 한채진은 금호생명에서의 첫 시즌부터 출전시간이 평균 26분29초로 부쩍 늘었다.

한채진은 2009-2010 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5시즌 연속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하며 베테랑 센터 신정자와 함께 KDB생명의 주축선수로 활약했다. 특히 2012-2013 시즌엔 정규리그 35경기에 모두 출전해 무려 경기당 평균 39분8초(리그1위)의 출전시간을 기록하기도 했다. 파울트러블에 걸리지 않는 한 사실상 매 경기 풀타임을 소화했다는 뜻이다(그럼에도 KDB생명은 2012-2013 시즌 최하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KDB생명은 한채진과 신정자 정도를 제외하면 팀을 이끌어 갈 선수가 부족했다. 또 한 명의 간판스타 이경은(신한은행)은 부상이 너무 잦았고 외국인 선수의 활약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KDB생명은 팀 명을 바꾼 후 8번의 시즌 동안 3번이나 최하위에 머물렀고 2017-2018 시즌을 끝으로 농구단 운영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한채진 역시 WKBL에서 위탁 운영했던 2019-2020 시즌 6.91득점에 머물며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11년 만에 친정 컴백해 '제2의 전성기'
 
 한채진은 여전히 정확한 외곽슛과 뛰어난 수비, 그리고 리바운드 감각까지 겸비한 리그 정상급 포워드다.
한채진은 여전히 정확한 외곽슛과 뛰어난 수비, 그리고 리바운드 감각까지 겸비한 리그 정상급 포워드다.한국여자농구연맹
 
30대 중반을 넘어가는 나이와 떨어진 성적을 고려했을 때 한채진이 이대로 현역생활을 마감하게 될 거란 예상도 심심찮게 나왔다. 하지만 한채진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친정' 신한은행에 컴백했고 2019-2020 시즌 28경기에 출전해 10.57득점5.18리바운드2.86어시스트1.57스틸을 기록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비록 팀 성적(11승17패)은 다소 아쉬웠지만 한채진 개인의 활약은 조금도 나무랄 데 없었다.

한채진은 2019-2020 시즌이 끝난 후 신한은행과 계약기간 2년 연봉 1억6000만 원의 조건에 FA계약을 체결하며 또 한 번 현역 연장을 선택했다. 2018-2019 시즌이 끝나고 1980년생 임영희(우리은행 코치)가 은퇴하면서 리그 최고령 선수(1984년생)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한채진은 2020-2021 시즌 10.30득점4.87리바운드2.83어시스트1.50스틸로 변함 없는 기량을 과시하며 신한은행을 정규리그 3위로 이끌었다. 

이번 시즌에도 신한은행이 치른 21경기에 모두 출전하고 있는 한채진은 9.90득점6.67리바운드2.67어시스트1.48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비록 득점은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38.4%(4위)의 높은 3점슛 성공률과 함께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6.67개의 리바운드(공동8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작년 10월27일 BNK와의 경기에서는 데뷔 후 가장 많은 16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기도 했다.

한채진은 12일 삼성생명과의 홈경기에서도 15득점10리바운드4어시스트2스틸이라는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신한은행의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4개의 어시스트는 팀 내 가장 많은 기록이었고 고비마다 3개의 3점슛을 적중시키며 삼성생명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한채진은 67-56으로 여유 있게 앞서던 4쿼터 2분을 남기고 벤치로 물러났는데 신한은행은 한채진이 빠진 후 2분 동안 삼성생명에게 2-11로 뒤지며 역전 위기에 놓였다.

2019-2020 시즌 출전시간 3위(평균 36분16초), 2020-2021 시즌 출전시간 5위(35분47초)를 기록했던 한채진은 이번 시즌에도 34분46초로 출전시간 3위를 달리고 있다. 한채진이 올해 한국 나이로 39세가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경이적인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시즌 전까지만 해도 '김단비 원맨팀'이란 평가를 받았던 신한은행이 2위로 선전하고 있는 비결에는 노장 한채진의 대활약이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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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 에스버드 한채진 최고령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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