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8일, 홍대 롤링홀에서 열린 밴드 발룬티어스의 단독 공연
이현파(본인 촬영)
"Cause I'm a ruthless rock star baby"
왜냐하면 난 무자비한 록스타거든.
- 'Violet(발룬티어스)' 중
발룬티어스는 록 팬들의 향수를 부지런히 자극하는 밴드다. 1990년대 얼터너티브 록의 찬란한 순간을 갈무리한 뒤, 잘 들리는 음악으로 빚는다. 기타 리버브나 노이즈의 활용에서는 소닉 유스(Sonic Youth)나 너바나(Nirvana)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고, 곡의 정서에서는 오아시스(Oasis)와 애쉬(Ash), 블러(Blur) 같은 브릿팝 밴드들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가비지, 울프 앨리스(Wolf Alice)처럼 여성 보컬의 존재감이 두드러지는 밴드의 세례도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이 탐구의 중심에 백예린이 있다. 프론트우먼 백예린의 존재는 그 자체로 아이덴티티가 된다. 조니와 구름, 김치헌이 만드는 록 사운드 그리고 십수년 동안 알앤비를 불러온 백예린의 목소리가 더해지면서 묘한 신선함이 만들어진다. 욕설이 들어간 노래를 부르는 것도 자연스럽다. 이 독특한 조합은 록을 생경하게 받아들이는 세대에게 록의 멋을 알려줄 수 있는 마중물이기도 하다.
공연 도중 백예린은 팬들이 준비한 플래카드를 보며 환하게 웃었고, 수능 시험을 마치고 온 관객에게 수줍게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멘트는 해도 해도 늘지 않는다'라며 쑥쓰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노래를 하고 연주를 할 때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밴드 멤버들은 슈게이징 밴드처럼 고개를 숙인 채 연주에 몰입했고, 백예린은 노래 가사에 맞춰 자유롭게 춤을 추고 손짓을 그렸다. 발룬티어스는 록의 멋을 라이브 공연에서 충분히 뽐냈다.
직선적으로 씩씩하게 뻗어 나가는 앵콜곡 'Let Me Go'와 함께 공연은 막을 내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원칙에 따라 모든 관객은 마스크를 쓴 채 좌석에 앉아 공연을 보아야 했다. 함성과 떼창 대신 박수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록 공연을 앉아서 본다는 것은 정말 가혹한 일이다!) 내년 여름에는 이 멋진 밴드를 탁 트인 록 페스티벌에서 즐길 수 있기를 바라본다. 물론 조금 취한 채 공연을 보아도 좋을 것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