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MBC
주차 연수를 요청한 의뢰인은 의외로 면허를 딴 지 14년이나 된 장농 드라이버였다. 어쩔줄몰라하는 의뢰인에게 유재석은 직접 시범에 나서서 시종일관 친절하고 여유있게 주차 팁을 전수했다. 뒤이어 운전석에 앉아 실습에 나선 의뢰인은 불안감에 소심하게 운전을 이어가다가 순간적으로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짜증을 냈고 두 사람은 동시에 폭소를 터뜨렸다. 어렵게 주차에 성공한 의뢰인은 "처음으로 자신이 운전해서 주차장 밖으로 나왔다"며 감격했다.
유재석은 이번엔 건물 밖으로 나와서 원포인트 레슨을 이어갔다. 골목주행 도중에 갑자기 정면으로 택시가 등장하거나 차 옆으로 지나가는 사람들 때문에 의뢰인은 어쩔줄 몰라하며 당황했다. 유재석은 침착하게 의뢰인을 다독이며 안심시켰다. 의뢰인은 "입덧이 다시 올라올 것 같다"며 울상을 지었고 두 사람은 다시 폭소했다.
유재석은 운전수업을 마친 뒤 의뢰인의 아이 하원을 함께 도왔다. 유재석은 의뢰인과 자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부모로서의 공감대를 드러냈다. 의뢰인 모자의 집으로 돌아온 유재석은 깔끔한 주차 서비스까지 마치며 훈훈하게 미션을 마무리했다. 이어진 다음주 예고편에서는 유투브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Y'를 이을 새로운 노래로 '커버 뭐하니' 기획 2탄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최근 <놀면 뭐하니>는 정준하, 하하, 신봉선, 미주 등 이른 바 '유라인'으로 통하는 멤버들을 영입하며 이전과는 다소 달라진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과거 유재석 1인 체제를 통하여 유산슬 등 다양한 '부캐(부수적인 캐릭터) 유니버스'를 추구했다면 최근에는 <무한도전> 시절의 집단 버라이어티 형태로 회귀했다. 제작진은 이를 고정과 반고정의 경계를 넘나드는 '패밀리십' 체제라는 성격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와 언론 사이에서는 <무한도전> 시즌2가 된게 아니냐는 아쉬움도 나오고 있다. 정준하와 하하는 실제 <무한도전>의 고정 멤버였으며 미주와 신봉선도 유재석과 다른 예능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왔던 인물들이다. 여기에 <무한도전> 시절부터 유재석과 호흡을 맞춰왔던 김태호 PD의 거취 문제가 알려지며 향후 <놀면 뭐하니>의 방향성과 완성도에 대한 시청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최근에는 <놀면 뭐하니> 초창기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실험적인 방향성이 사라지고 뻔하고 진부한 구성으로 회귀하여 재미가 반감되었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어쩌면 <놀면 뭐하니>에 지금 필요한 것은 긴 안목으로 프로그램의 방향성과 체질개선을 지켜볼 수 있는 여유다. 전성기의 <무한도전>이나 지금의 <놀면 뭐하니>를 흔드는 진정한 불안요소는 모두 '사공이 너무 많다는데' 있다. 초창기에 짓궂지만 유쾌한 B급 정서와 유연한 상상력이 넘쳐나던 <무한도전>은 높아진 인기와 위상으로 '국민예능'이라는 수식어까지 얻게되면서 여론 부담감에 짓눌려 초반의 활기를 잃어갔다.
자신이 원하는 기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이런 것은 무한도전답지 않다"고 부정하거나 "팬들의 기대를 저버렸다"는 자의적인 해석으로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규정하려는 극성스러운 목소리들이 넘쳐났다. 여기에 세월의 흐름과 함께 고정 멤버들의 연이은 하차와 교체, 육체적 피로 등이 겹쳐지며 <무한도전>은 시대의 트렌드에 뒤처지기 시작했고, 결국 폐지의 수순까지 밟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의 <놀면 뭐하니>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다. 유산슬, 환불원정대, MSG 워너비 등 주로 음악과 연계한 대형 프로젝트들의 연이은 성공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팬들의 눈높이와 기대감이 많이 높아졌다. 그러나 항상 고정된 포맷 없이 매번 새로운 기획과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초창기의 <놀면 뭐하니>가 결국 '유재석 혼자 하는 무한도전'이라는 평가가 나올만큼 한 출연자에게 과도하게 정신적-체력적 부담이 쏠린 시스템이었다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무한도전>과 <놀면 뭐하니>의 공통적인 성공 비결은 고정된 틀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성에 있다. 유재석이 혼자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든, 패밀리십을 가동하여 집단 버라이어티 체제를 병행하든, 재미를 이끌어내는 데 정답이란 없다. 의뢰인의 소소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위드유'나, 무한상사 시절을 연상시키는 'JMT 시트콤'같은 상황극/콩트, 합이 잘맞는 고정 멤버들의 존재가 주는 '케미스트리' 등도 분명히 그 나름의 매력을 갖추고 있다. 장기적으로 <놀면 뭐하니> 유니버스에 있어서도 언제든 다양한 확장성을 지니고 있어서 활용가치가 높은 아이템들이다.
사실 시즌제를 도입하거나 프로그램 방송시간대를 파격적으로 변경하지 않는 한, <놀면 뭐하니>가 지금처럼 '유재석+공익성+주말예능'이라는 예상가능한 조합속에 대중의 눈높이도 모두 만족시키면서 새롭게 만들어낼 수 있는 예능의 수위에는 한계선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여기저기서 <놀면 뭐하니>에 대하여 애정을 빙자한 지나친 '간섭'이야말로 오히려 프로그램의 방향성과 완성도에는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다. 지금의 <놀면 뭐하니>가 일시적으로 소확행과 패밀리십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좀 더 기울어있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이전보다 퇴보했거나 초심을 잃었다고는 볼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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