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틸워터>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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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연이은 실망으로 아버지를 믿지 않는 딸과 회복의 어려움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가까운 오클라호마의 주립대학을 놔두고 먼 프랑스로 떠난 딸이 이해되지 않았던 아버지는 타국에서 딸을 만나 충격적인 사실과 마주한다. 아버지를 향한 불신뿐만 아니라 엄마의 죽음마저도 아버지 탓으로 돌리는 딸은 아버지를 부단히도 원망하고 미워했음이 밝혀진다.
하지만 아버지는 굴복하지 않고 직진한다. 신뢰를 회복하고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스스로 배운 것도, 가진 것도 없다는 무식한 아비는 딸의 결백을 믿고 직접 해결에 나선다. 이 과정이 순탄치 않지만 현지인 버지니(카밀 코탄)와 딸 마야를 만나 도움받는다. 모녀는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도시에서 든든한 조력자로 힘이 되어준다. 모녀는 아무 대가 없이 빌을 도우며 호의, 휴머니즘과 믿음을 확인해 나간다.
빌은 이들과 지내며 이방인과 현지인, 미국과 프랑스의 언어, 문화, 사고방식의 차이를 깨닫는다. 말이 통하지 않아 답답한 것 당연지사, 괜한 오해를 사며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 미국인이면 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던 지난날에 수치심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는 타국에서는 그저 무기력하기만 한 존재일 뿐이다.
그래서일까, 빌은 어두웠던 과거를 서서히 잊고 모녀의 밝은 에너지를 받으며 심경의 변화를 맞는다. 이와 맞물리는 두 도시의 빛깔은 확연한 대조를 이룬다. 빌의 과거가 묶여 있는 오클라호마는 회색빛의 정체된 분위기인 반면, 마르세유는 푸른색이 넘실대는 청량하고 활기찬 기운으로 가득하다.
아버지는 다시없을 기회를 얻어 진실을 위해 끈질긴 추적을 벌였다. 그러나 때론 진실은 정의롭지 못한 쪽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실체에 다가갈수록 원했던 답과 멀어지는 아이러니다. 비밀을 품은 진실은 덫에 걸린 것처럼 질척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질곡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이는 좀처럼 변하지 않는 고향 스틸워터를 답답해하는 딸과 너무 변해 버려 감당하기 어려워하는 아버지의 대비되는 태도로 발현된다. 분명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지만 다른 말을 내뱉고 있는 어색한 부녀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먹먹하고 고요한 잔잔한 수면 아래 도사리고 있는 후폭풍은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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