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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고 에이스 신현수 "좋은 좌완 유망주 여기 있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본격적으로 야구 시작, 현재 138km 최고 구속

21.07.30 14:28최종업데이트21.07.3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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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브 피칭에 임하는 신현수 설악고 좌완 신현수가 라이브 피칭에 임하면서 실전 감각을 다듬고 있다. ⓒ 김현희

 
지난 25일, 기자 앞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코로나19의 영향이 학생 야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좋은 유망주들에 대한 정보가 많이 부족하다는 얘기로 대화가 시작됐다.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듯, '엠스플뉴스'에서도 청룡기 고교야구 선수권대회가 8월 말로 순연됐다는 소식을 알리면서 '2차 중/하위 라운드에서 뽑을 만한 선수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프로 구단 스카우트 팀들의 목소리까지 함께 전달해 오기도 했다. 그나마 황금사자기 대회를 통하여 꾸준히 성적을 올렸던 학교나 수도권 소재 학교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자체 연습 게임 소식이 들려오면, 관심 있는 프로 스카우트 팀이 출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방 학교들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그나마 연고지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학교들은 연고 구단의 관심이라도 받을 수 있지만, 강원도처럼 왕래가 쉽지 않은 지역은 프로 스카우트 팀에게도 제한된 정보만을 제공받을 수밖에 없다. 전화 수화기 너머로 "설악고에 좋은 좌완 투수가 한 명 있는데, 체격도 좋고 구속도 나쁘지 않다. 그런데, 전국 무대에서 너무 제한된 기회만 받다 보니 많은 구단에 충분히 어필할 시간이 없었다."라는 목소리가 들려 온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좋은 유망주가 있다는 소식에 필자는 즉각 설악고로 발걸음을 옮겼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야구, 이제는 팀의 에이스로

한여름 날씨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그러한 더위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듯 연습에 열중이었다. 마침 전화 통화로 알게 된 해당 선수가 때마침 라이브 피칭을 하고 있어 가까이서 그 선수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었다. 좌완 신현수(18)가 그 주인공이었다. 전국 체육대회 고교부 출전 팀을 가리기 위한 경기에서 7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는 그는 당시 최고 구속 138km를 기록하여 나름대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던 터였다. 마침 1개 구단에서 그 경기를 보러 와 신현수의 존재를 알게 됐다는 뒷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 좋은 체격 조건을 자랑하는 신현수 신현수는 185cm, 90kg의 좋은 체격 조건을 자랑하는 좌완 유망주다. ⓒ 김현희

 
"그 경기에서 3-2로 졌다. 그런데, 강릉고전에서 기록한 2실점이 모두 비자책이었다. 수비에서 조금만 도움을 줬다면, 우리가 체전에 나갔을지 모를 일이었다." 그를 지도하고 있는 신재웅 투수코치는 당시의 아쉬웠던 상황을 덤덤하게 얘기했다. 그러면서도 야구를 다소 늦게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성장세를 보이는 친구는 보기 드물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달했다.

사실 신현수는 중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정식으로 야구를 시작했다. 그 전에는 리틀야구 클럽에서 취미반으로 야구를 즐겼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점차 야구에 대한 재미를 알아가면서 정식으로 야구부에 입부했다. 더구나 투수는 설악고에 진학하면서 시작했다. 늦게 시작했던 만큼, 남들보다 배 이상의 노력을 해야 했다. 짧은 투수 경력에도 불구하고 좌완으로 138km에 해당하는 속구 구속을 기록했다는 점을 특히 더 주목해 봐야 한다. 또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스플리터를 던질 줄 안다는 점에서 '팔색조'로서 좋은 모습을 보일 가능성도 크다.

이 정도 유망주라면, 프로에서도 충분히 욕심을 낼 만하다. 천안북일고 시절의 좌완 김용주(전 한화-kt) 역시 고교 시절 140km를 딱 한 번 기록했을 만큼 구속보다는 제구력, 변화구 구사력과 경기 운영 능력에 합격점을 받았던 인재였으나, 프로 입문 이후 꾸준히 육성을 받으면서 147km의 속구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신현수의 경우 좋은 체격 조건(185cm, 90kg)을 갖추고 있어 프로에서 낮은 순번으로나마 지명을 하여 제대로 육성하면 좋은 좌완 투수를 얻을 수 있게 된다.

학습에 조기 교육이 중요하듯, 야구 역시 빨리 시작할수록 선수에게 유리하다. 그러나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어도 뒤늦게 두각을 나타내며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꽤 많다. 사회인 야구를 하다가 일본 독립리그를 거쳐 정식으로 프로 지명을 받은 LG의 한선태가 대표적인 예다. 과연 신현수를 비롯한 설악고 선수단이 앞으로 다가 올 협회장기 대회에서, 프로 스카우트 앞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일지 지켜보는 것도 이번 드래프트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신현수가 소속된 설악고 야구부는?
 

▲ 설악고 강정길 감독 선수 하나 하나의 타격폼을 수정해 주고 있는 강정길 감독. 한화 이글스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이끌었던 강정길 감독은 은퇴 이후 주로 고교야구부 지도자를 역임했다. ⓒ 김현희

 
강릉고, 원주고, 강원고 등과 함께 강원도 야구부를 이끄는 4개의 축 가운데 하나다. 전국 무대에서는 크게 좋은 모습을 보였던 것은 아니었으나, 김영한(전 삼성. 2015년 1차 지명), 최성영(NC), 이강준(kt) 등 좋은 선수들을 꾸준히 배출했다. 또한, 전임 이종도 감독을 비롯하여 유종겸 코치, 고 유두열 코치 등 프로야구 원년 멤버들이 지도자로서 설악고를 많이 거쳐가기도 했다.

현재 설악고를 이끌고 있는 코칭 스태프도 화려하다. 경북고 사령탑을 역임했던 강정길 감독을 중심으로 '박찬호 선배'로 알려진 신재웅 전 공주중 감독이 현재 투수 코치로 재직 중이다. 또 다른 프로 원년 멤버이기도 한 구천서 전 NC 코치도 타격 코치로 설악고에 합류해 있는 상태다. 여기에 박성기 학교장은 야구부 부흥을 위해 설악고 야구부 후원회 조직을 준비하는 등 선수들이 다른 고민 없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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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데일리안, 마니아리포트를 거쳐 문화뉴스에서 스포테인먼트 팀장을 역임한 김현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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