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회찬 의원과 국회 청소 노동자들
노회찬재단
극장에 갈 때 준비해 간 손수건을 꺼내 든 건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였다. 노회찬의원의 장례식장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하는 장면에서 참았던 울음이 터졌다. 민환기 감독의 손끝에서 완성된 '정치인 노회찬의 삶'이 한 편의 서사시라면, 노회 찬의원의 영정사진 앞에서 세상 무너진 듯한 얼굴로 슬픔을 주체하지 못하는 이들의 모습은 각자의 감성과 서사로 써 내려간 '노회찬'이라는 제목의 서정시라고 할 수 있다.
민환기 감독이 앞으로 완성해갈 다큐멘터리 <노회찬, 6411>의 서사가 이 마지막 장면에 담긴 시민들의 서정시를 모두 소화할 수 있을까. 누군가의 남편,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선배, 누군가의 동지로 살아온 60여 년의 삶을 하나의 시선으로 갈음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만나고, 기억하는 '노회찬'의 얼굴과 이야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는 민환기의 '노회찬', 신정아의 '노회찬' 등으로 각자의 시를 쓰면서 그를 추억하고, 전하지 못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현하게 될 것이다. 그런 시간들이 쌓이고 또 쌓여,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어린 아이의 손끝에서 '노회찬'이라는 제목의 동시가 쓰여지는 풍경을 상상해본다.
에필로그. 영화제의 맛
영화제의 맛이란 극장에서 나온 후 거리에서, 술집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영화인들과 깊이 있는 영화 이야기도 나누고, 영화 속 주인공과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다정한 즐거움이 아닐까. 3시간의 긴 상영을 마치고 술집으로 자리를 옮겨 지인들과 영화에 대한 소회를 나누던 중 우연히 <노회찬, 6411>의 제작자 최낙용 프로듀서를 만날 수 있었다.
다큐를 본 소감을 풀어놓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일일이 고마움을 표시하던 그의 선한 눈빛과 태도가 인상 깊었다. <노무현입니다>(이창재감독, 2017)의 제작자이기도 했던 최낙용 프로듀서의 상기된 얼굴을 보면서, 그 역시 '노회찬'이라는 제목의 서정시를 열심히 써 내려가는 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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