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KBO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삼성 양창섭이 5회에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루키 시즌 7승 올리고 이듬 해 팔꿈치 수술
덕수고 1학년 때부터 시속 147km의 빠른 공을 던지며 주목을 받았던 양창섭은 2016년 덕수고를 청룡기와 황금사자기 우승으로 이끌며 일약 '전국구 에이스'로 떠올랐다. 그리고 2학년 때 전국무대에서 주목 받는 투수들이 3학년 진학 후 부상에 시달리거나 몸을 사리는 것과 달리 양창섭은 3학년 때도 50.1이닝을 던지며 덕수고를 황금사자기 2연패로 이끌었다. 고교 3년 동안 양창섭의 성적은 17승2패 평균자책점 1.86으로 완벽에 가까웠다.
하지만 서울 연고의 세 팀은 모두 1차지명에서 양창섭을 외면했다. 고교 시절 130이닝을 소화했기 때문에 부상 위험이 크고 이미 투수로서 완성단계에 올라 더 이상의 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물론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서울권에 휘문고의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와 배명고의 곽빈(두산 베어스), 선린인터넷고의 김영준(LG) 같은 대형 유망주들이 많이 나온 이유도 있었다.
그렇게 양창섭은 중학시절 전학을 가면서 1차 지명 대상에서 제외된 서울고의 강백호(kt 위즈)와 함께 2차지명으로 밀렸고 강백호에 이어 2차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삼성에 지명됐다. 삼성은 양창섭에게 2억6000만원의 계약금을 안기며 자존심을 세워줬지만 안우진의 6억 원, 강백호의 4억5000만원, 최채흥(삼성)의 3억5000만원, 곽빈, 김민(kt)의 3억 원과 비교하면 그리 많은 액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양창섭은 2018 시즌이 개막하자마자 자신이 왜 '즉시전력감'으로 불렸는지 증명했다. 2018년 3월 28일 KIA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하며 프로 데뷔전을 치른 양창섭은 6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등판에서 선발승을 따냈다. 2018년 선발 17경기를 포함해 19경기에 등판한 양창섭은 7승6패 평균자책점5.05를 기록하며 외국인 투수 팀 아델만(8승)에 이어 팀 내 다승 공동 2위에 올랐다.
2018년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며 연봉이 159.3%나 인상(7000만원)된 양창섭은 2019년 삼성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할 거라고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양창섭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중도귀국했고 그 해 3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과 뼛조각 제거수술을 함께 받으며 그대로 시즌 아웃됐다. 고교 시절부터 꾸준히 지적되던 혹사이슈가 프로 입단 2년 만에 터진 것이다.
2년의 재활 끝에 얻은 935일 만의 승리
그나마 다행인 점은 양창섭의 부상 부위가 어깨가 아닌 팔꿈치라는 점이다. 팔꿈치 인대접합수슬의 경우 재활기간이 오래 걸리긴 하지만 성공확률이 높고 특히 젊은 투수들의 경우 수술 후 오히려 구속이 더 빨라지는 효과를 얻기도 한다. 실제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고교시절, '끝판왕' 오승환(삼성)이 대학시절에 팔꿈치 수술을 받은 후에 구속증가의 효과를 누린 바 있다.
양창섭 역시 빠르고 순조로운 재활속도를 보이며 2020 시즌 정상적인 복귀가 가시권에 있었다. 하지만 양창섭은 급한 재활의 후유증으로 허리 등 다른 부위 통증에 시달리며 컨디션을 빠르게 끌어 올리지 못했다. 결국 작년 시즌 대부분을 2군에서 보낸 양창섭은 10월에서야 1군에 올라와 7경기에 등판했지만 승패세이브홀드 기록 없이 6.2이닝2실점(평균자책점2.70)을 기록했다.
수술과 재활, 그리고 수술 후유증 때문에 실질적으로 두 시즌을 통째로 날린 양창섭은 올해 진정한 부활을 다짐하며 시즌을 준비했다. 시즌 초반 롱릴리프로 활약한 양창섭은 3경기에서 6.1이닝1실점(평균자책점1.42)을 기록하며 선발투수가 일찍 내려갔을 때 올라와 1~3 이닝을 책임졌다. 특히 4월 25일 KIA전에서는 시속 149km의 빠른 공을 던지며 '수술 후 구속증가 투수' 대열에 합류했다.
그리고 양창섭은 5월의 첫 날 LG를 상대로 2018년 10월9일 SK와이번스전 구원승 이후 935일 만에 부상 복귀 후 첫 번째 승리를 챙겼다. 0-1로 뒤진 2회 선발 김윤수를 구원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양창섭은 4.1이닝 동안 3피안타3볼넷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LG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삼성은 4회 오재일의 적시타와 강민호, 이학주의 홈런을 묶어 대거 6점을 뽑아내면서 양창섭을 승리투수로 만들어줬다.
양창섭이 부상에 시달렸던 지난 2년 동안 원태인이 선발투수로 많은 경험을 쌓았고 올 시즌 비로소 삼성의 토종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여기에 작년 11승으로 토종 에이스 역할을 했던 양창섭의 입단동기 최채흥도 퓨처스리그에서 85개의 공을 던지며 1군 복귀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19년 삼성팬들이 큰 기대를 했던 최채흥-양창섭-원태인으로 이어지는 '토종 영건 3인방'이 현실로 만들어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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