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황희찬이 브레멘과의 포칼 4강전 종료 후 라이프치히 동료 코나테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라이프치히 트위터 캡쳐
황희찬(25)이 라이프치히 이적 후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며, 팀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라이프치히는 1일(한국시간) 독일 브레멘 베저스타디온에서 열린 2020-21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4강전에서 베르더 브레멘과 120분간 연장 승부 끝에 황희찬의 1골 1도움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라이프치히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포칼 우승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조커로 투입된 황희찬, 연장전서 1골 1도움으로 결승행 견인
이날 황희찬은 벤치에서 시작했다. 라이프치히의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은 3-5-2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최전방에 다니 올모-알렉산더 쇠를로트를 두고, 앙헬리뇨-마르셀 자비처-케빈 캄플-아마두 아이다라-로드리 무키엘레로 허리진을 구성했다. 스리백은 윌리 오르반-이브라히마 코나테-다요트 우파메카노, 골문은 피터 굴라쉬가 지켰다.
라이프치히는 점유율에서 일방적으로 우위를 점했지만 예상과 달리 원활하게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무키엘레의 파울로 페널티킥이 선언됐으나 VAR 판독 결과 취소로 판정되면서 한 숨을 돌렸다.
라이프치히는 후반 초반 아이다라 대신 크리스토퍼 은쿤쿠를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후반 중반 오르반, 은쿤쿠의 슈팅이 연거푸 골대를 팅겨 나오는 등 불운에 시달렸다.
후반 29분 자비처 대신 공격수 유수프 폴센을 투입하며 총력전에 임했음에도 소득은 없었다. 나겔스만 감독은 후반 45분에서야 세 번째 교체 카드로 황희찬을 꺼내들었다. 두 팀은 무득점에 그치면서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연장 전반 3분 만에 황희찬이 존재감을 발휘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잡은 황희찬이 트래핑 이후 침착하게 왼발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갈랐다. 시즌 3호골.
라이프치히는 안타깝게도 연장 전반 16분 우파메카노의 실수로 인해 비튼코르트에 동점골을 내줬다.
연장에서 결과를 가리지 못하면 두 팀은 승부차기로 돌입하는 상황이었다. 라이프치히는 연장 후반 9분 은쿤쿠 대신 에밀 포르스베리를 넣은 교체가 또 적중했다. 황희찬과 포르스베리가 결승골을 합작했다. 연장 후반 추가 시간으로 접어든 16분 캄플이 올린 크로스를 황희찬이 헤더로 돌려놨고, 이 공을 에밀 포르스베리가 마무리지으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황희찬, 라이프치히 결승 진출에 가장 큰 기여
황희찬은 지난 시즌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며, 빅리그 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이 가운데 라이프치히가 가장 적극적으로 황희찬에게 달려들었다. 마침내 황희찬은 라이프치히 이적을 성사시켰다. 분데스리가에서 상당히 높은 이적료에 해당하는 1500만 유로의 몸값과 등번호 11번을 배정받으며, 장밋빛 미래를 예고했다.
라이프치히의 시즌 첫 경기였던 DFB 포칼 1라운드에서 선발 출장한 황희찬은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분데스리가 1라운드 마인츠전에서 황희찬은 후반 교체로 나섰다. 이후에도 나겔스만 감독은 황희찬의 분데스리가 적응을 이유로 리그에서 한 차례도 선발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빅리그 빅클럽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딛친 것이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3위,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른 라이프치히에서 주전 경쟁은 치열할 수 밖에 없었다. 폴센, 은쿤쿠, 포르스베리, 올모, 쇠를로트, 클라이베르트에게 밀리면서 선발로 나설 기회를 부여 받지 못했다.
이에 황희찬은 올 겨울 이적시장에서 다른 팀으로의 이적을 추진했다. 정작 나겔스만 감독은 자신의 플랜에 황희찬이 포함돼 있다며 이적을 가로막았는데, 후반기에도 입지의 변화는 없었다.
올 시즌 리그에서 선발로 나선 경기는 지난 2월 22일 헤르타 베를린전 한 차례에 불과하다. 이후 9경기에서 모두 교체로 출전했고, 30분 이상 뛴 경기가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나겔스만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라이프치히를 떠나 바이에른 뮌헨 이적이 확정된 상태다. 이에 황희찬은 다음 시즌 입지가 더욱 불투명해졌다. 최근 현지 언론에서는 황희찬의 독일 분데스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이적설을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포칼 브레멘전 활약상은 황희찬의 가치를 더욱 높인 것과 다름없다. 이날 후반 45분에 모습을 드러낸 황희찬은 영의 행진을 깨뜨리는 감각적인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더니 종료 직전에는 포르스베리에서 헤더 패스를 연결해 결승골을 도왔다. 30분의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이 가진 모든 능력을 보여준 셈이다.
황희찬은 올 시즌 라이프치히가 포칼 결승에 오르는데 있어 큰 역할을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라운드 마인츠전 1골 1도움, 8강 볼프스부르크전 1골에 이어 이번 4강 브레멘전에서 1골 1도움을 올렸다. 구단 창단 후 우승컵이 없는 라이프치히는 올 시즌 우승할 수 있는 최고의 적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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