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그램 프로젝트> 스틸컷
THE 픽쳐스
스탠리 밀그램은 한나 아렌트와 유사한 주장인 권위의 복종을 말한다. 그는 이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한다. 이 실험은 두 명의 참가자를 둔 채 이뤄진다. 한 참가자는 학생, 다른 참가자는 교수 역을 맡는다. 두 참가자는 각자 다른 방에 배치되고 다른 역할을 부여받는다. 교수 역할은 낱말 맞추기 문제를 내고, 학생 참가자는 맞춰야만 한다. 문제를 틀릴 시 교수 역할 참가자는 체벌로 점점 전압을 높이는 전기 충격을 가한다.
이 실험에서 교수 역을 맡은 참가자들은 45로 시작한 전압을 그 10배인 450까지 올려 체벌을 가한다. 이들은 실험을 계속해야 한다는 조교의 말에 건너편 방에서 들려오는 비명과 애원을 듣고도 끝까지 체벌을 가한다. 이 복종 실험에 실험자들이 굴복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이들은 실험을 도와야 한다는 마음으로 참가한 사람들이다. 실험이 비윤리적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포기로 실패하면 상대에게 손해를 끼칠 수 있다는 생각에 마지막 버튼까지 누른다.
둘째는 직접적인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험실 안에는 버튼을 누르는 자신과 조교가 있다. 더 위의 상급자가 계속 실험을 해야 한다는 말을 반복하는 순간, 책임은 상대가 질 것이란 안도감을 느낀다.
셋째는 방 안의 상황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아이히만은 자신의 명령이 수많은 유대인들을 죽일 것이란 걸 알았지만 현장을 보지 않았기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았다. 참가자 중 누구도 전기 충격이 가해지는 방의 문을 열지 않았다는 점은 상황을 직접 바라보지 않음으로써 죄책감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밀그램 프로젝트>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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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그램의 실험은 인간의 내면에는 권위에 복종하는 나약함과 그 안에서 책임을 회피하고 싶어 하는 간악함이 있다는 걸 입증해냈다. 허나 이 실험은 한나 아렌트처럼 비판에 직면한다. 실제 전기고문을 가한 상황은 아니지만 실험 참가자들이 정신적으로 입었을 트라우마에 대한 윤리성을 지적당한다. 이 일로 징계까지 받은 그는 이후 다양한 실험과 복종 실험을 바탕으로 한 책도 내지만 비판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작품은 복종 실험을 시작으로 밀그램의 생애 전반을 다룬다. 이런 선택을 한 이유는 그를 바라보는 당시 사회적 분위기가 이 복종 실험과 연관된다는 점 때문이다. 밀그램은 실험을 통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교수였고, 때문에 학생들을 실험 대상으로 활용한다. 이에 몇몇 학생들은 그가 교수라는 직위를 이용해 복종을 강요하는, 자신의 실험에서 말하고 있는 점을 행태로 보이고 있음을 강하게 토로한다.
밀그램이 지닌 어두운 측면은 그의 연구로 귀결된다. 밀그램의 복종 실험은 당시 사회로부터 인간의 어두운 면을 파헤치려 한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는다. 특정한 이상심리의 원인을 밝혀내는 게 아닌 모든 인간이 보편적으로 지니고 있는 심리가 권위에 대한 복종이라는 점은 불편한 진실이다. 이 진실을 보여주기 위해 작품은 주인공 밀그램을 그 실험의 대상으로 삼으며 관객에게 곱씹을 거리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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