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개는 훌륭하다> 한 장면.
KBS2
강형욱도 쉽게 판단할 수 없었다. 훈련사의 관점에서는 시어머니가 자나를 키우는 편이 가장 낫다고 생각했지만, 아들의 입장이라면 그러기 어렵다며 머뭇거렸다. 그럼에도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시어머니는 강력하게 의지를 보였다. 언제 입질을 할지 모를 자나를 아기 옆에 둘 수는 없었다. 그건 위험한 확률 게임이었다. 그렇다고 자나를 남편 보호자의 일터에 홀로 방치하는 것도 못할 짓이었다.
결국 자나는 시어머니 보호자가 맡아서 기르기로 결정됐다. 불가피한 일이었다. 강형욱으로서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아기가 있는 상태에서 입질하는 자나를 훈련시키는 건 위험 부담이 컸다. 결국 강형욱은 시어머니 보호자에게 위급 상황이 생겼을 때 대처법을 알려주기로 했다. 무반응 하기와 보디 불로킹을 통해 자나의 공격성을 줄여나가도록 했다. 무엇보다 애정을 철저히 줄여야 했다.
또, 자나가 시어머니 보호자를 따라다니며 입질을 하는 까닭은 '보호'와 '통제'라는 키워드로 설명했다. 개들은 보호해야 할 대상이나 지배하고 있는 대상을 지키기 위해 간혹 얼굴을 물어 제어하기도 하는데, 자나의 경우 그럴 가능성이 높았다. 강형욱은 자나가 시어머니 보호자를 자기 자식이라 생각하며 통제하려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따라다닌다는 건 일종의 몰이이기도 했다.
촬영이 끝난 후에도 시어머니 보호자는 강형욱의 조언대로 열심히 노력했다. 애정을 줄이는 한편 꾸준히 산책을 나가 스트레스를 줄여줬다. 한 공간에서 살아가는 공존은 실패했지만, 각기 다른 공간에서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공존에는 성공했다. 어쩌면 조금 늦은 감이 있다. 자나의 입질이 발현된 3년 전에 훈련을 시작했다면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파양 등 무책임한 방법으로 회피하지 않고, 가족의 울타리 내에서 끝까지 반려견을 책임지려고 하는 보호자들의 자세는 칭찬해야 마땅하다. 반려 양육 인구가 1500만을 넘어섰다. 이런 사례들은 지금까지 계속 있어 왔고, 앞으로도 수없이 많이 생겨날 것이다. 보호자들의 더 많은 고민과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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