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방송된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싱어게인>의 한 장면
JTBC
기본적으로 토너먼트 방식은 효율적으로 1등을 가리는 것에 의의가 있을 뿐이다. 대진운, 컨디션 같이 우연이 적지 않게 작용하는 토너먼트에서의 순위란 모두에게 공평하기 어렵다.
오디션 프로그램도 예외는 아닌데, 특히 음악이라는 것은 박자나 음정, 가사를 틀리는 실수 등이 아닌 이상 주관이 작용하는 취향의 영역이기 때문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심사와 결과란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싱어게인'은 보통 서너 명에 그치는 심사위원을 8명이나 섭외했으며, 세대별 그리고 분야·장르별로 다양한 인편을 구성함에 따라, 음악 시장에서의 다양한 수요가 현실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였다.
다양한 취향의 청중을 대표하는 8명의 심사위원은 각기 다른 확고한 취향이 있고 비록 그것이 반발을 초래할 수 있겠지만, 각자 1표씩 총 8표를 종합하여 판정하기 때문에 오판의 가능성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본인의 주관에 충실하기만 해도 그들이 대표하는 소비자들에 근접하게 반영하는 것이 가능했다.
MC를 맡은 이승기도 예능을 위한 완급 조절을 잘해주었고, 참가자들의 긴장을 풀어주거나 직접 만든 플래카드로 응원하는 등 MC가 아닌 동료로서의 모습이 프로그램의 훈훈함을 배가시켰다. 특히 최종 우승 발표에 앞서 광고로 넘어가기 전에 무릎 꿇은 모습은 짜증 날 수 있었던 상황을 익살스럽게 넘겨 감탄이 나왔다.
선순환을 낳는 오디션이 되길
이처럼 선한 오디션 프로그램을 선보인 '싱어게인'은 다행히 폭발적인 유튜브 조회수 외에 1회 3%대에서 시작한 시청률이 10%대까지 상승세를 이어나갔고, 비드라마 TV 화제성・검색반응에서도 최고 1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 부분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면서 착한 오디션의 모범적인 선례를 남겼다. 물론 지나치게 번호로만 호명하다 막상 탈락 후 정체를 공개하는 분량이 짧아, 온라인으로라도 무대 영상을 남겨줬으면 싶었다.
반면에, 비슷한 시기에 방영했지만 흥행은 실패한 MBN <미쓰백> 출연자 나다의 "금방 잊힐 마음이라도 꼭꼭 주시길 바랍니다"라는 울음 섞인 간청이, 그리고 SBS <더 팬>에 출연한 카더가든을 보고 유희열이 "많은 기회를 줬는데도 잘 되지 못하고 다시 오디션에 나와 속상하다"는 아쉬움 섞인 탄식이 아련하게 맴돈다. 장기화되는 코로나에 그들의 음악이 우리에게 위로가 되었듯 그들에게도 행복을 주기를 바란다. 나아가 스타가 된 '싱어게인'의 참가자들이 또다시 무대를 잃고 '한 번 더 기회'를 갈망하지 않기를 소망한다.
매력적인 무대는 물론 재치있는 말솜씨로 우리의 심금을 울리던 뮤지션 이승윤이 "무대 밖의 수많은 72호 가수들을 위한 주단을 깔아놓고 기다리겠다"고 밝힌 것처럼, 오디션 프로그램이 더 이상 흥행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정말 사랑이 고픈 가수들에게 무대를 내어주고, 더불어 주니어 심사위원이나 다른 장르를 '막 귀'라 멸시하던 몰지각한 청중들도 각자의 취향을 존중해준다면 우리 사회의 음악과 기쁨도 좀 더 풍요로워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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