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2집은 <7년 간의 사랑>을 비롯해 수록곡 전체가 골고루 사랑 받았다.
화이트 프로덕션
화이트 1집 앨범을 성공시킨 유영석은 화이트 2집에서 더 많은 음악적 욕심을 부렸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예쁜 노랫말이라는 유영석 특유의 색깔을 유지한 채 발랄한 댄스곡은 물론 '유영석'이라는 이름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록 장르에도 도전한 것이다. 그렇게 화이트는 대중가요 르네상스의 중심에 있던 1995년 용기 있게 두 번째 앨범을 발표했다.
하지만 화이트 2집 타이틀곡은 새로운 장르의 음악이 아닌 푸른하늘 시절부터 대중들이 익숙하게 들어왔던 '유영석표 발라드' <그대도 나 같음을>이 선정됐다. 세상이 반대하는 커플이 사랑으로 시련을 극복하자고 하는 내용의 발라드 곡이다. 드라마 형식의 뮤직비디오가 유행하기 전이었음에도 스토리가 있는 뮤직비디오를 찍은 것도 특징이었다.
화이트 2집의 타이틀곡은 <그대도 나 같음을>이었지만 화이트 2집에서 가장 유명한 노래는 따로 있다. 바로 <네모의 꿈>과 함께 화이트의 대표곡이 된 < 7년 간의 사랑 >이다. 7년 동안 만난 연인과 헤어지고 나서의 감정과 상황을 담은 처절하고 서글픈 발라드곡이다. < 7년 간의 사랑 >은 지난 2013년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 삽입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유영석의 전공과목이라 할 수 있는 우울한 느낌의 발라드 곡들이 화이트 2집에 많이 수록돼 대중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그랬나요>는 1집의 <말할걸 그랬지>에 이어 짝사랑의 슬픔을 담은 노래고 <지금은 새벽 3시반>은 '떠난 연인을 잊지 못해 밤을 지새우는 사람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곡이다. 특히 '잊으려고 애쓰는 건 잊지 않기 위함이라는 사살을 난 이제야 알았는 걸'이라는 가사가 인상적이다.
유영석은 화이트 2집을 통해 평소에 하지 못했던 실험적인 음악들을 많이 시도했다. 대표적인 노래가 유영석의 음악인생에서 가장 강렬한 사운드와 무거운 주제의식이 담겨 있는 <세상은>이다. 경음악으로 된 < PART1 >과 노래로 된 < PART2 >로 나눠진 <세상은>은 한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시련을 경험하다가 용기 있게 세상에 맞서겠다는 다짐이 들어 있는 대곡이다. 마냥 부드럽기만 했던 유영석의 변화무쌍한 보컬이 인상적인 노래다.
대체로 느리고 슬픈 발라드 곡이 많은 화이트 2집에는 발랄한 노래가 두 곡 들어 있다. <한다고 했는데>에는 성적과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학창시절 이야기를 담았고 <호기심>은 풋풋한 짝사랑과 스토커 사이의 위험한 경계에 있는 남자의 설렘을 담았다(90년대까지만 해도 스토킹을 심각한 사회문제로 여기지 않아 화이트의 <호기심>을 비롯해 조관우의 <늪>, 영턱스클럽의 <훔쳐보기> 같은 노래들이 속속 발표됐다).
앨범 구석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는 <사랑 그대로의 사랑>은 유영석의 피아노 연주에 내레이션이 더해진 곡이다. 사실 <사랑 그대로의 사랑>은 푸른하늘 6집에도 수록된 적이 있는데 당시 기대만큼 주목 받지 못한 아쉬움을 털고자 화이트 2집에 다시 실었다. 화이트는 2집 앨범으로 TV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정 타이틀곡이 크게 히트하진 못했지만 앨범 수록곡 전체가 잔잔하게 사랑 받은 90년대를 대표하는 명반 중 하나다.
중학교 교과서에도 실린 <네모의 꿈>
▲유영석은 지금도 <복면가왕>에서 연예인 패널로 출연해 전문적인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다.
MBC 화면 캡처
화이트는 1996년에 발표한 3집 앨범에서도 타이틀곡 <네모의 꿈>을 비롯해 소설 같은 슬픈 스토리의 발라드 <소녀>, 영화 <클래식> OST <사랑하면 할수록>의 원곡 <회상>, 록발라드 < I Love You >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네모의 꿈>은 훗날 중학교 음악교과서에 실리고 동요앨범에 수록됐으며 2019년에는 동화책으로도 제작되면서 아름다운 음악을 만드는 유영석이라는 뮤지션의 가치를 또 한 번 증명했다.
하지만 화이트는 1998년에 발표한 4집 앨범이 괜찮은 완성도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으로 큰 호응을 얻지 못했고 유영석은 4집 앨범을 끝으로 화이트 활동을 마감했다. 유영석은 1999년 뱅크의 정시로와 의기투합해 '화이트뱅크'라는 프로젝트팀을 결성해 잠시 활동했지만 화이트뱅크 역시 앨범 한 장 만을 남긴 채 활동을 접었다. 2001년에 발표한 솔로 앨범 역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는데 실패했다.
유영석은 솔로 활동을 했을 때부터 푸른하늘과 화이트 초기의 감미로운 목소리를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여기엔 이유가 있었다. 바로성대결절에 걸려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을 정도로 크게 고생한 것이다. 실제로 유영석은 성대결절을 기점으로 가수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 2009년에는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을 직접 프로듀싱하면서 김연우, 조규찬, 이수영, 유리상자, 홍경민, 인순이 같은 쟁쟁한 뮤지션들을 참여시켰다.
지난 2009년 <일밤-오빠밴드> 출연을 계기로 예능 프로그램에도 간간이 얼굴을 비추고 있는 유영석은 < TOP밴드 >의 심사위원으로 출연했고 <복면가왕>에서도 연예인 패널로 출연하고 있다. 이제는 어느덧 50대 중반이 됐고 가수보다는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 교수라는 직책이 더 어울리지만 유영석이 쓴 아름다운 노래들은 대중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다. 좋은 음악은 시대를 초월하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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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 유영석의 가치 다시 증명해준 당황스런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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