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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간 70홈런' 이원석, 사자군단 잔류한다

[KBO리그] 29일 2+1년 총액 20억 원에 FA 계약, 최대 2023년까지 '삼성맨'

20.12.30 08:07최종업데이트20.12.30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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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원석 ⓒ 삼성 라이온즈

 
삼성이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 이원석을 붙잡는데 성공했다. 

삼성 라이온즈 구단은 2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두 번째 FA자격을 얻은 내야수 이원석과 계약기간 2+1년 총액 20억 원(계약금 3억+연봉 총액 9억+인센티브 합계 8억)에 FA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원석은 2021년과 2022년 성적이 구단과 합의한 기준을 충족할 경우 2023년의 계약도 자동 연장된다.

2017 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27억 원의 조건에 삼성으로 이적한 이원석은 삼성 유니폼을 입고 4년 간 481경기에 출전해 타율 .271 70홈런305타점219득점의 성적을 올리며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이원석은 "좋은 대우를 해주신 구단에 감사 드린다. 삼성이란 팀에서 계속 뛸 수 있게 돼 무척 기쁘다. 기회를 주신 만큼 준비를 잘해서 지난 4년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재주가 많아 풀타임 주전 쉽지 않았던 유틸리티 내야수

광주 동성고 출신의 이원석은 2005년 2차2라운드(전체 9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을 때부터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재능을 갖춘 내야수로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이원석은 데뷔 2년 차 시즌이었던 2006년에 123경기, 3년 차 시즌이었던 2007년에 121경기에 출전하며 어린 나이부터 풀타임 1군 선수로 자리 잡았다. 롯데 팬들은 이원석이 훗날 롯데의 간판 내야수로 성장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2008 시즌을 앞두고 롯데에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했고 로이스터 감독은 간판타자 이대호를 3루수로 기용하는 모험을 단행했다. 물론 로이스터 감독의 '3루수 이대호 실험'은 한 시즌 만에 막을 내렸지만 이원석이 2008년 단 53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이대호 3루 실험'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결국 이원석은 2008 시즌이 끝난 후 FA 홍성흔(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루키팀 필드코치)의 보상선수로 지명되며 두산 베어스로 이적했다.

하지만 이원석의 두산 이적은 시기적으로 매우 적절했다. 이원석이 두산 유니폼을 입은 2009년부터 공교롭게도 '두목곰' 김동주가 고질적인 허리부상으로 더 이상 풀타임 3루수로 나설 수 없게 된 것이다. 2009년까지 김동주의 백업으로 활약하던 이원석은 2010년부터 자연스럽게 김동주의 자리를 물려 받아 두산의 주전 3루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이원석은 굴러 들어온 주전의 복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지 못했다.

이원석은 2011년 110경기, 2012년 107경기에 출전했지만 2할대 초·중반의 타율과 10개 언저리의 홈런으로 풀타임 주전 3루수로서 믿음직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타율 .314 10홈런으로 생애 최고의 성적을 올렸던 2013년에는 옆구리 부상으로 85경기 출전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원석은 79경기에서 타율 .251 5홈런25타점을 기록한 2014 시즌을 끝으로 팀 동료 이용찬과 함께 상무에 입대했다.

이원석이 병역의무를 수행하던 두 시즌 동안 두산은 2015시즌,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이원석의 자리에는 허경민이라는 새로운 주전 3루수가 나타났다. 2016년 9월에 전역한 이원석은 7경기에 출전해 타율 .316 2홈런7타점을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지만 정작 한국시리즈에서는 한 경기도 나오지 못했다. 2016 시즌이 끝나고 FA를 신청한 이원석은 4년 27억 원의 조건을 제시한 삼성으로 이적했다.

FA 1루수 오재일 가세로 3루 복귀 불가피

삼성이 심정수와 박진만(삼성 작전코치) 이후 12년 만에 영입한 외부FA가 이원석과 우규민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삼성팬들의 반발은 아주 심했다. 고작(?) 두산에서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유틸리티 내야수를 영입하고자 에이스 차우찬, 4번 타자 최형우(KIA 타이거즈)와의 재계약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원석은 4년의 계약기간 동안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몸값을 톡톡히 해냈다. 

이원석은 2017년 121경기에 출전해 타율 .265 18홈런62타점으로 커리어 최다 홈런과 타점 기록을 썼다. 그리고 2018 시즌에는 128경기에서 타율 .301 20홈런93타점74득점으로 1년 만에 커리어 하이 시즌을 경신했다. 작년에는 공인구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타율이 .246로 급락했지만 19홈런76타점으로 삼성 국내 타자 중 가장 많은 홈런과 타점을 기록했다.

이원석은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이 외국인 선수로 유틸리티 내야수 타일러 살라디노를 영입하면서 1루수로 변신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학주의 부상과 살라디노의 잦은 포지션 변경 등으로 이원석은 풀타임 1루수로 정착하지 못했다. 올 시즌 3루수로 56경기, 1루수로 49경기에 선발 출전한 이원석은 121경기에서 타율 .268 13홈런74타점을 기록했고 2020년이 가기 전에 삼성과 2+1년짜리 FA 계약을 체결했다.

1986년생으로 30대 중반이 된 이원석은 수비부담이 큰 3루 자리를 내려 놓고 1루수로 변신하는 과정에 있었다. 하지만 이원석은 내년 시즌 다시 3루수로 돌아가야 한다. 삼성에 50억 원의 FA 1루수 오재일이 가세했기 때문이다(1986년생 동갑내기 오재일과 이원석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허삼영 감독과 삼성팬들은 오재일과 이원석이 내년 시즌 삼성의 양 코너 내야를 든든히 지켜 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원석은 삼성 이적 후 지난 4년 동안 연 평균 120경기에 출전해 114.5안타17.5홈런76.3타점을 기록하는 꾸준한 활약을 펼친 바 있다. 가을야구를 노리는 팀의 중심타자가 올린 성적으로는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6~7번에서 활약할 하위타선의 성적이라면 전혀 나무랄 데가 없다. 삼성에서 보낸 32~35세 시즌을 잘 치러낸 이원석은 삼성과의 두 번째 동행이 될 36~38세 시즌에도 건재를 보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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