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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맨쇼' 김단비, 생애 두 번째 트리플 더블 달성

[여자프로농구] 16일 하나원큐전 26득점15리바운드11어시스트, 신한은행 2연승

20.12.17 08:26최종업데이트20.12.1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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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하나원큐를 잡고 연승을 달리며 3위 자리를 지켰다. 

정상일 감독이 이끄는 신한은행 에스버드는 16일 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은행 Liiv m 2020-2021여자프로농구 3라운드 하나원큐와의 원정경기에서 77-66으로 승리했다. 지난 11일 BNK 썸과의 경기에서 86-72로 승리한 신한은행은 하나원큐까지 두 자리 점수 차이로 꺾으며 4위 삼성생명 블루밍스와의 승차를 1경기로 벌렸다(7승6패).

신한은행은 단 24분을 소화하며 23득점9리바운드를 기록한 한엄지가 프로 데뷔 4번째 시즌 만에 커리어 최다득점 기록을 세웠고 김아름이 8득점7리바운드, 한채진이 9득점으로 뒤를 이었다. 그리고 신한은행 전력의 반이자 WKBL 최고의 올라운드 플레이어 김단비는 혼자 26득점15리바운드11어시스트를 쓸어 담는 '원맨쇼'를 펼치며 개인 통산 두 번째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다.

공수를 겸비한 '레알 신한'의 마지막 에이스
 

김단비는 최근 10번의 시즌 동안 단 11경기에만 결장했을 정도로 팀 내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명신여고 시절부터 180cm의 장신 포워드로 이름을 알린 김단비는 KB스타즈의 강아정에 이어 2007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신한은행에 입단했다. 당초 2순위 지명권은 금호생명(현 BNK)에게 있었지만 신한은행이 센터 강지숙을 보내고 신인 지명권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김단비에 대한 보유권이 신한은행에게 넘어갔다(결과적으로 이 트레이드는 신한은행에게 '신의 한 수'였다).

김단비는 고교 시절 손꼽히는 실력을 자랑하던 유망주였지만 당시 신한은행에는 전주원(우리은행 위비 코치)과 정선민, 하은주, 강영숙, 최윤아(BNK 코치)같은 쟁쟁한 선배들이 즐비했다. 김단비는 입단 후 두 시즌 동안 평균 10분도 출전하지 못했지만 이는 오히려 김단비에게 전화위복이 됐다. 리그를 주름잡던 '레알 신한'에서 퓨처스 리그부터 차곡차곡 경험을 쌓으며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김단비는 2009년 퓨처스리그 5관왕, 2010년 퓨처스리그 3관왕을 차지했다. 2009-2010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신한은행의 1군 멤버가 된 김단비는 2009-2010 시즌 식스맨으로 경기당 평균 20분 이상을 활약하며 기량을 증명했다. 그리고 주전으로 도약한 2010-2011 시즌 김단비는 13.5득점 5.57리바운드 2.5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리그 BEST5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그리고 신한은행이 통합 6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2011-2012 시즌 김단비는 신한은행의 에이스로 도약했다. 두 번이나 라운드 MVP에 선정된 김단비는 신한은행은 물론 여자농구의 세대교체를 이끌 주역으로 떠올랐다. 물론 6연패 과정에서 전주원, 정선민 같은 레전드들이 은퇴를 하고 2013-2014 시즌 중반에는 강영숙마저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지만 김단비는 꾸준한 성장으로 신한은행을 이끌었다.

하지만 2012-2013 시즌부터 우리은행 위비가 WKBL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면서 신한은행의 기세는 한풀 꺾이고 말았다. 특히 포인트가드 최윤아가 장기 부상에 시달리고 슈터 김연주마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마감한 2015-2016 시즌 신한은행은 13승22패로 5위까지 추락했다. 김단비가 입단한 후 신한은행이 플레이오프 무대조차 밟지 못한 것은 2015-2016 시즌이 처음이었다.

커리어 두 번째 트리플 더블 기록한 신한은행의 에이스
 

김단비는 이번 시즌 KB의 박지수, 우리은행의 박지현과 함께 리그를 3분하고 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2015-2016 시즌이 끝난 후 두 빅맨 하은주와 신정자가 동시에 은퇴를 선언하면서 신한은행은 사실상 김단비의 원맨팀이 됐다. 김단비는 2016-2017 시즌 득점(14.71점)과 리바운드(6.49개), 스틸(1.97개), 블록슛(1.43개)까지 무려 4개 부문에서 국내 선수 1위를 차지하며 리그를 지배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2016-2017 시즌에도 리그 4위에 머무르며 두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외국인 선수 부재로 고전하던 신한은행은 2017-2018 시즌 외국인 선수 카일라 쏜튼과 르샨다 그레이의 활약에 힘입어 세 시즌 만에 플레이오프에 복귀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2018-2019 시즌 6승29패, 승률 .171라는 민망한 성적으로 창단 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김단비는 2019년 1월 24일 OK저축은행 읏샷과의 경기에서 생애 첫 트리플더블을 기록했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신한은행은 정상일 감독이 부임한 2019-2020 시즌에도 외국인 선수가 세 번이나 바뀌는 우여곡절 끝에 4위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이번 시즌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외국인 선수 제도가 한시적으로 폐지된 가운데 많은 팀들이 상위권 도약을 위한 전력보강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2강'으로 꼽히는 우리은행과 KB스타즈 다음으로 높은 순위에 있는 팀은 별다른 전력보강을 하지 못한 신한은행이다.

이번 시즌 신한은행 선전의 비결은 단연 김단비의 맹활약이다. 김단비는 이번 시즌 득점 2위(19.08점)와 리바운드 6위(8.77개), 어시스트 3위(5.46개), 스틸8위(1.33개),블록슛 3위(1.38개), 출전시간 4위(37분18초)로 개인기록 전 부문에서 리그 상위권에 올라있다. 특히 16일 하나원큐전에서는 26득점15리바운드11어시스트로 개인 통산 두 번째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다. 이는 이번 시즌 WKBL에서 나온 첫 번째 트리플 더블 기록이기도 하다.

프로 입단 후 5시즌 연속 우승을 경험한 김단비는 이후 8번의 시즌 동안 한 번도 우승 경력을 추가하지 못했다. 만약 김단비가 선수층이 더 두꺼운 강 팀으로 이적했다면 충분히 더 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김단비는 FA 자격을 얻을 때마다 언제나 타 구단의 이적 제의를 뿌리치고 신한은행에 잔류를 선택했다. 김단비와 신한은행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운명공동체' 같은 사이이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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